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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청춘콘서트 6회째. '청년정치참여'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여진 청춘콘서트 6회째. '청년정치참여'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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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주 동안 청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를 가지고 함께 토론하고 액션을 제안해 온 청춘콘서트2.0 <김여진의 액션토크>가 지난달 28일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 6번째 시간에는 반대 성향의 게스트 두 명이 함께 출연해 더욱 더 뜨거운 토론을 벌였습니다. 바로 김용민 <나꼼수> PD와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입니다. 현장의 소식 전합니다.

이날 토론 내용 중 청년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았던 부분은 정부의 SNS 규제에 대해서 출연 게스트들의 생각을 묻는 대목이었습니다. 한 청년이 정부의 SNS 규제에 대해 답답하다며 질문했더니, 최근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과 연관하여 불꽃 튀는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주로 SNS를 통해서 소통을 합니다. SNS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저같이 SNS를 통해서 사회와 소통하는 청년들에게는 너무 말도 안 되는 일 같습니다. 정당뿐만 아니라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는 김제동씨가 투표 날에 인증샷 찍으라 했던 것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SNS 규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에 대해 원 의원이 답했습니다.

"제가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직접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만, 전 세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후퇴시키려는 그러한 정권 내지 정치는 오래가지 못 한다고 봅니다."

하자센터를 가득 메운 청춘 400여 명이 큰 박수를 쳤습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집권 여당의 핵심 정치인이 한 발언이기에 청년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한나라당 중진 의원의 이런 발언에 다소 놀랐는지 김 <나꼼수> PD도 덧붙여 이야기했습니다.

"정봉주 의원의 발언에 잘못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말을 했다고 감옥에 집어넣는 이런 일은 참 기이합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오바마는 마약쟁이' 이렇게 기사를 써도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해요. 심지어 팍스 뉴스는 오바마를 '디스 가이' 즉 '이 놈'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언론인들이 밥줄이 끊긴다든지 이런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바마도 기분이 안 나쁘겠습니까.

SNS에 대한 규제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을 깔보는 데서 비롯되는 겁니다. 집단지성이란 것을 인정한다면 국민들이 알아서 걸러서 들을 것입니다. 그런 말을 했을 경우에 역풍이 일수도 있다는 집단지성이 살아있는 건데 뭐가 그렇게 꿀리는지…. 자꾸 국민들을 얕잡아보는 겁니다. 이런 말이 나오면 이 사람들이 선동당하겠지, 이런 식의 사고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다음에는 수준 높은 정부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청년정치참여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있는 황순식 과천시 부의장과 20대 파티 김성환씨.
 청년정치참여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있는 황순식 과천시 부의장과 20대 파티 김성환씨.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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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젋은 나이로 시의원으로 선출되어 이슈가 된 황순식(과천시 부의장) 의원도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규제는 무지의 소치라고 봅니다. SNS 규제가 될 것 같습니까? 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모르는 거예요. 모르기 때문에 두렵죠. <닥치고 정치> 책을 보니까 보수의 기본은 공포감으로부터 모든 행동을 결정한다고 했어요. 딱 그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봐요. 무서운 거예요. 자기네들이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고 잘 하지 못하니까 그러는 겁니다. 우리는 그냥 계속 이용하고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용민 PD가 또 덧붙였습니다.

"제가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SNS규제가 안 될 걸 뻔히 알면서도 왜 할까요? 가카에게 제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요. 전시용 충성. 이거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석할 길이 없는 겁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권은 오래가지 못 한다, 무지의 소치다, 전시용 충성으로 밖에 해석 불가하다 등… SNS 규제에 대해서는 원 의원이든, 김 PD든, 출연 게스트들 모두가 "이건 시대 착오적인 조치"라는 것을 재차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여진 청춘콘서트에 출연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나꼼수 김용민 PD. 정봉주 구속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원희룡 의원.
 김여진 청춘콘서트에 출연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나꼼수 김용민 PD. 정봉주 구속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원희룡 의원.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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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자기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에 대한 토론으로 불길이 옮겨가서 더욱 흥미진진해졌습니다. 발단은 원 의원이 가카의 헌정방송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저는 가카께서 가카헌정방송을 들으면서 킬킬거리고 정말 재밌게 봤다는 댓글을 달아 줄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센스를 가진 대통령이 앞으로는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중들 큰 박수)

원 의원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정봉주 의원 판결에 대해… BBK 사건은 나꼼수에서 말한 부분들 속에 상당히 납득 가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재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법원이 너무 자신 있게 단정해서 이게 허위다 진실이다 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입니다.

김현미 전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재판부가 달라지면서 허위다 아니다 완전히 180도 갈렸거든요. 판결의 통일성을 기하려고 대법원이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 대해서 저도 의문을 강하게 가져봅니다."

단순 변호사 출신이 아닌 전직 검사 출신의 집권당 핵심 중진 의원이 한 발언이기에 굉장히 무게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에 대해 김 PD는 "의원님 말씀의 내용은 뉴스거리입니다, 굉장한 발언이네요"라며 여러 차례 크게 반응했습니다. 김여진씨도 "저번주까지만 해도 계속 MBC, KBS 카메라들이 와 있었는데 오늘은 안 와있네요"라며 아쉬워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쉬움이 진정되지 않았는지 김 PD는 "어유, 이거 특종이에요"하며 또 반복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원 의원이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그 발언의 무게감이 굉장히 큰 듯했습니다.

이외에도 '청년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열띠게 벌어졌습니다. 2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마지막에는 항상 해왔듯이 그렇다면 우리 청년들이 어떤 액션을 할 것인가 함께 지혜를 모아봤습니다. 역시나 참신하고 유쾌한 내용들이 많이 제안되었습니다.

액션1) 구글맵을 통해 국회의원을 공개채용할 수 있도록 하자
          (청년인증후보를 만들어내자)
액션2) 선거사무실 찾아가서 후보 인터뷰 하기
액션3) 청년비례대표 제대로 운영하기
액션4) 청년의 말로 풀어 쓴 쉬운 정치사전 만들기
액션5) 10대 투표권 운동

저는 개인적으로 "청년의 말로 풀어 쓴 쉬운 정치사전 만들기"라는 제안에 가장 솔깃해지더라구요. 정치, 선거 관련해서 많은 용어들이 언론지면에 등장하지만 답답하게만 다가올 뿐 생활적으로 흥미롭게 읽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알기 쉽고 참여하게 싶게끔 만드는 언어로 다시 정치 이야기가 쓰여져야 한다는 제안에 가장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6주 동안 김여진 청춘콘서트를 준비하며 무대 뒤에서 청년들을 위해 자원봉사해준 청년 서포터즈들을 김여진씨가 격려해 주고 있습니다.
 6주 동안 김여진 청춘콘서트를 준비하며 무대 뒤에서 청년들을 위해 자원봉사해준 청년 서포터즈들을 김여진씨가 격려해 주고 있습니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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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김여진의 청춘콘서트2.0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위로와 격려에 머물렀던 안철수·박경철의 청춘콘서트보다 훨씬 더 진화해서 이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당당하게 외쳐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 더 진화하게 될 2012년 청춘콘서트3.0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태그:#정봉주, #김용민, #나꼼수, #원희룡, #청춘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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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42기 수료. 마음공부, 환경실천, 빈곤퇴치,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아요. 푸른별 지구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기자를 꿈꿉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생생한 소식 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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