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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이학영을 비롯한 시민사회 세력들이 민주통합당에 참여했습니다만, 과연 이들이 민주통합당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말 국회에서 민주통합당이 미디어렙법 추진 과정 등을 보면서 도로 민주당이 돼 버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성근, 이학영 같은 시민사회 세력들이 옛 민주당의 들러리만 서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에 참여한 문성근, 이학영을 비롯한 시민사회 세력들은 '오히려 시민사회 세력이 민주통합당 당권을 잡아야 진정한 개혁정당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시민사회 세력, 개혁 세력이 당 대표가 되고, 최고위원으로도 여러 명이 선출돼야 정당 개혁, 정치 개혁을 밀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시민사회 세력은 민주통합당을 바꿀 수 있을까?

지난 30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회의
 지난 30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회의
ⓒ 민주통합당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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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연말 국회를 보면, 민주통합당은 미디어렙법 등을 개혁 세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위에서 합의해버렸지만,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예산 삭감'이라는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여야는 지난 12월 30일 2012년도 정부예산안에 포함돼 있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사업 예산 1327억 원 중 1278억 원을 삭감했습니다. 그나마 책정된 예산 49억 원에는 공사비가 한 푼도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전액 삭감과 다름없다고 합니다.

민주통합당은 원래 상정됐던 1327억 원에서 무려 1278억 원을 삭감하고, 실제 공사와는 상관없는 육상설계비 38억 원, 보상비 11억 원만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는 사실상 해군의 기지건설 공사를 추진하기 어려운 예산액이라고 합니다. 국회에서 이와 같은 여야 합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강기정 의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민주통합당이 연말 예산안 합의를 앞두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산 전액 삭감'을 당론으로 밀어붙이도록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한 명 더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바로 민주통합당 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시민운동가 출신 이학영 후보입니다.

이학영 후보는 당 대표 경선 후보 9인 중 유일하게 지난달 30일 개최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습니다. 그는 회의 자리에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예산 전액 삭감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저는 1월 2일 이학영 후보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 예산 삭감의 숨은 주역 '이학영'

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이학영 후보.
 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이학영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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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은 제주 강정 해군기지 사업비 1327억 원을 250억 원으로 삭감해 한나라당과 합의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원혜영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강기정 의원은 이학영 후보의 요청을 받아들여 '전액 삭감'을 당론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 후보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에서 단 1억 원이라도 예산이 통과되면 공사가 강행될 것이기 때문에 전액 삭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은 없지만 당 대표 후보로서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했습니다. 제주에 직접 가 보니 강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많은 제주 도민들이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 돼야 한다' '군항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해군기지는 관광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제주의 발전 방향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논의 돼야 합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 후보는 옵서버 자격으로 최고위원 회의에 참가해 '제주 해군기지 재검토와 강정마을 평화 회복'이라는 공약을 실현하는 당론 결정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민주통합당도 바뀔 수 있다

민주통합당 제주 합동 연설회, 9명의 후보 중 6명이 제주 해군기지 재검토를 주장하였다
 민주통합당 제주 합동 연설회, 9명의 후보 중 6명이 제주 해군기지 재검토를 주장하였다
ⓒ 민주통합당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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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에 참여한 후보 중에는 이 후보뿐만 아니라 이인영, 박영선, 문성근, 한명숙, 박용진 등이 '제주 해군기지 재검토, 강정마을 평화 회복'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실제 12월 28일 제주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는 '총·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와 제주지역 최대 현안인 '강정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저는 이번 강정마을 해군기지 예산 삭감 결정은 민주통합당에 참여한 시민사회 세력들이 당권을 잡으면 한미FTA 무효화, 4대강 원상복구를 비롯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는 정치 개혁과 정당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시민운동을 하다가 민주통합당에 들어왔는데, 시민사회가 보기에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 강정 해군기지 사업 예산을 삭감해 국민들에게 민주통합당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도 아니고 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자격으로 참가한 회의에서 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이뤄낸 후 스스로에게 놀랐어요. 시민운동 영역에서는 그렇게 어려운 일들이 정치 영역에서 전혀 다르게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시정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30년 YMCA운동과 시민운동에 참여했던 이 후보를 비롯해 여러 시민사회 세력들은 민주통합당의 개혁을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야권 통합과 연대, 그리고 정권 교체를 바라는 많은 시민들이 '문성근, 이학영 같은 시민통합당 출신 시민사회 세력이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돼야 한다'며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그 가능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학영, #시민후보, #민주통합당,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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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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