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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월 교육부가 발표한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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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 중) 조기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형태의 현장실습은 금지. 산업현장을 이해하고 체험을 통하여 학습하는 교육적인 프로그램으로만 운영."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1월 당시 교육부(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고교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방안'(현장실습방안)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5년 뒤 지난 2011년 12월 17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당 72시간의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 3학년생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전남 영광실고 자동차과 3학년인 김아무개(18)군이 중노동에 시달리다 과로로 쓰러진 것이다.

5년 전 금지한 중노동 현장실습, 부활한 이유

왜 이전 정부에서 금지했던 전문계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중노동'이 되살아난 것일까? 그것은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가 '현장실습방안'을 시행 2년 만인 2008년 4월 돌연 폐지한 탓이라는 게 특성화고 교사들의 지적이다. 이 당시 교과부는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을 내놓으면서 29개 지침을 없앴는데, 이 방안도 들어 있었다.

김성진 전교조 실업위원장은 26일 "2005년 11월 한 전문계고 학생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노동 착취, 저임금, 성폭력 등을 막기 위해 내놓은 현장실습방안이 2008년 현 정부 들어 폐기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전문계고를 2006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려 놓은 것으로 '노예 노동'을 불러온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장실습생들은 아르바이트생과 달리 근로기준법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권기승 서울 용산고 교사도 "올해 들어 정부가 전문계고 취업기능 강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 차등지원과 취업실적이 떨어지는 전문계고 교육과정 통폐합 조치를 내놓았다"면서 "이에 따라 전문계고 현장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도가니'로 변했다"고 하소연했다. '취업률 전쟁'때문에 학생들이 최저임금제 이하의 임금을 받거나 야간 노동에 동원되더라도 이를 막을 겨를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7월 전문계고를 포함한 특성화고 취업촉진팀을 만든 교과부는 지난 1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내년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을 원래 목표치였던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취업실적이 떨어지는 특성화고에 대해서는 '특성화고 교육과정 통폐합'이라는 칼도 빼들었다.

26일 중소기업청도 내년 1월부터 특성화고 3학년과 중소기업간 맞춤형 교육을 한 뒤 취업하는 '산학연계맞춤형 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계고는 현장실습이란 이름으로 벌이는 사전 취업을 방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성주 서울공업고 교사(대한공업교육학회 이사)는 "교과부가 특성화고 지정을 해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황에서 학교는 취업 할당량 채우기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전문계고 3학년생들을 데려가겠다는 기업이 나타나면 앞뒤 가릴 것 없이 취업시키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과부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에서 특성화고의 취업률 목표를 세운 것은 직업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일부 전문계고가 과도한 부담으로 받아들였을 수는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양질의 직장이 중요한 만큼 시도자치단체와 함께 MOU를 맺는 등 좋은 직장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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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와 금속노조는 26일 오후 2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인권 법제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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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계고 교사들 "학교는 취업률 높이기 '도가니'"

전교조와 금속노조는 26일 오후 2시 교과부가 있는 서울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아자동차 현장실습생 사고 책임자 처벌과 노동인권 법제화'를 촉구했다.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학교 현장에서 노동인권 교육을 의무화하고 사업체와 국가에서 현장실습생의 인권과 안전을 강제하는 내용의 법제화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