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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소금꽃'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성공회대 노동대학의 초청으로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소금꽃 나무가 희망버스에게>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지난 11월 10일, 부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온 이후 줄곧 병원에서만 있던 그녀에게는 특별한 외출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특별히 이번 강의는 일명 '외부세력'이라고 불렸던 사람들도 초대한 강의로, 희망버스에 참가했던 시민들과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당해 복직투쟁을 벌였던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소금꽃나무가 희망버스에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있는 김진숙 지도위원
 <소금꽃나무가 희망버스에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있는 김진숙 지도위원
ⓒ 박철순(sol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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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의 소개로 김진숙 지도위원이 강의에 앞서 인사를 하자 열화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김 지도위원은 환한 웃음으로 답하며 크레인에 있을 때 자신을 위해 찾아와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웠던 에피소드로 강의를 시작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찾아와준 날라리들, 트위터를 보고 찾아와준 수 많은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이분이 기억 납니다. 법원 결정으로 1일당 100만 원의 벌금결정이 난 이후 제가 트위터에 이를 빗대 '하루 100만원짜리 펜트하우스에 산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근데 핀란드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한국인이 '자신과 비슷한 생활을 하는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농성 중인걸 알고 그 뒤 한국에 찾아와 2주일동안 크레인 앞을 지켜주셨습니다. 전 이분이 가장 기억납니다. (웃음)"

또한 김 지도위원은 크레인에서의 일상적인 내용과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크레인으로 스마트폰이라는 게 올라왔었습니다. 전 이걸 사용해본 적도 없을뿐더러, 사용법도 전혀 몰랐어요. 보통 다른 전자기기처럼 설명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군요. (웃음) 결국은 독학으로 깨쳤는데, 결론적으로는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 제가 농성을 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숫자가 129와 60이었습니다. 제가 지냈던 85호 크레인에서 2003년 김주익 지회장이 목을 맸던 날이 농성 129일째였고요, 그 당시 김주익 지회장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노조원 숫자가 60명이었습니다.

… 제가 희망버스를 운행할 수 있다면, 현재 복직투쟁을 하는 쌍용자동차로 가고 싶습니다. 사실 재능교육, 전북고속 등 많은 장기투쟁 사업장이 있습니다. 물론 그곳들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쌍용자동차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쌍용자동차 투쟁을 두고 패배한 싸움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 아직 진행형이라고 생각됩니다.

… 제가 트위터 맞팔로우를 잘 하지 않는 이유는 쪽지 받는게 두려워서였습니다. 한번은 섬뜩한 쪽지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70년대에는 전태일, 80년대에는 박종철이 있었다면 지금 열사는 누구인지 생각해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강의를 듣기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강의를 듣기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 박철순(sol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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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도위원은 강의 후반에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에 편 가르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망버스에 모였던 간절한 마음이 잊히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로 강의를 마쳤다.

한편, 김 지도위원은 강의 후 간단한 질의응답을 마친 뒤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김진숙, #소금꽃나무, #희망버스, #하종강, #성공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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