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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이 높지만 제3당의 출현과 지속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자료사진).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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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서울대(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6일 한국의회학회 창립 학술회의에서 "14대 총선과 15대 총선에서 각각 국민당과 민주당(꼬마민주당)이 15%가 넘는 지지율을 얻는 등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다음 선거까지 생존하지 못했다"며 "이는 기존 정당들의 통합과 포용의 능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1987년부터 1996년까지 노무현, 김근태, 이부영, 김문수, 이재오, 손학규 등 대부분의 민주화 운동 주도 세력들이 정치에 흡수됐고 그 이후에는 386세력이 2004년까지 기존 정당에 편입됐다"며 "우리 사회 내에서 존재했던 중요한 정치적 활동가, 정치 세력들을 제도권 내부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한국 정당의 통합 능력은 약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시민운동 세력의 부상 역시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며 "시민사회 세력의 부상을 정당 정치의 위기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제3당의 출현여부, 기존 정당 변화와 규모에 달렸다"

강 교수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부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이었다.

강 교수는 정당 위기론에 대해 "1990년 3당 합당으로 형성된 현재의 정당 구조는 지역주의와 대북정책 같은 이념적 균열 위에 기반해 있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의 관심은 계층 간,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의 문제로 옮겨왔다"며 "이런 사회적 관심과 정당 정치의 대표성 간의 부조응이 정당 위기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 "우리나라 정당이 대표하고 기대온 (지역적 이념적)균열 구조의 변화가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이어졌고 '안철수 현상'과 같이 정치권 외부에서 그 변화의 해답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지역주의 정당 체계 내에서도 정당의 (인적) 구성과 이념적 특성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왔는데 이번에도 기존 정당들이 외부 정치 세력과 통합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한다면 20여년 간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기존 정당 체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제3당의 출현 여부는 기존 정당의 변화 규모와 정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민주화 이후 우리 정당들의 통합과 적응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기존 정당체계의 지속 가능성이 새로운 정당 출현 가능성보다 더 커 보인다"며 "단 통합과 내부 혁신 등을 통해 정치적 정체성과 대표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쉽지 않은 조건이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강원택, #의회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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