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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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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대체: 9일 오후 6시 2분]

7.4 전당대회를 통해 "변방에서 중심으로 왔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다시 변방으로 돌아갔다.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 대표에 당선된 지 5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홍 대표는 9일 오후 3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여당 대표로서 혼란을 막고자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내부 정리를 한 후 사퇴하고자 했던 뜻도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대표로서는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번번히 제기됐던 사퇴 요구에 재신임 승부수를 띄우며 정면돌파에 나섰지만 자당 의원 비서의 중앙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의 후폭풍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에 무감각했고 잇단 설화로 대표로서의 입지를 스스로 위축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쇄신 앞장섰는데 쇄신 대상 지목... 맘 아팠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은 돌발적인 서울시장 보선이 있었고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 후에는 디도스 사건 등 당을 혼돈으로 몰고가는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며 "이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억울함도 내비쳤다. 그는 "그동안 대한민국 서민 대표로서 서민의 애환을 살피는 반값 아파트 정책, 국적법 개정 등 대한민국을 바꾸는 획기적인 개혁정책도 내놨고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혁신에 성공한 현재의 당헌도 만들어 개혁과 혁신에 앞장 서 왔다"며 "그러한 저를 외부에서 쇄신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맘이 아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더이상 당내 계파 투쟁과 권력 투쟁은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 평당원으로 돌아가 대한민국과 한나라당 발전에 한 알의 밀알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3분여 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미리 준비해온 사퇴의 변을 읽은 후 바로 자리를 떠났다. 그는 당사 4층 기자회견장에서 6층 대표실로 이동하는 동안 '박근혜 전 대표와 사전에 상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나는 한나라당 대표"라고 답했다. 또 향후 당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는 "당헌 당규에 따르면 된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전격 사퇴로 당 지도부에 공백이 생기면서 향후 진로를 놓고 당내 계파와 세력간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대표직을 사퇴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차량에 올라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다.
 9일 대표직을 사퇴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차량에 올라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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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황우여 체제로... 당 진로 놓고 주도권 경쟁 치열

당장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 등장 전까지 각 계파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과도기 당 운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그 이후 당의 진로를 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재창당위원회 구성 등의 여러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어 거센 논란이 불가피해보인다.

홍 대표의 퇴진을 밀어붙인 소장 쇄신파는 현재 비대위를 구성해 박근혜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위원직 사퇴를 통해 홍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던 남경필 의원은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비대위를 구성해 당의 유일한 대안인 박 전 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게 정도"라며 "비대위에는 당 밖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친박계 일부 의원들도 비대위 체제를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불가피한 상황인 것 같다"며 "황우여 원내대표 등 남아 있는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가장 좋은 방안을 고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도 박 전 대표의 역할을 당부하고 나섰다. 홍 대표의 사퇴 기자회견 때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 원내대표는 "단순한 당내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가) 새로운 대한민국 정치의 장을 열기 위한 행보를 해달라"고 밝혔다.

황우여 원대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가능한 빨리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운영을 맡게 할 계획"이라며 조속한 '박근혜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력한 박근혜 비대위 체제... 장고 들어간 박근혜 어떤 보따리 풀까

하지만 구주류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친이(친이명박)계 '재창당 모임'은 당의 실질적 재창당을 위해 '재창당준비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모임에는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의 측근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친이계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이라는 상황과 타협에 나설 수도 있다.

재창당 모임의 안형환 의원은 "재창당 문제를 논의할 지도부가 사라진 만큼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느냐는 박 전 대표가 결정할 문제로 가타부타를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박 전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자신의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는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당의 실질적 리더인 박 전 대표가 풀어낼 보따리 속에 담긴 내용에 따라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논란이 수습이냐 확신이냐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기 위해 당사 기자실에 들어서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기 위해 당사 기자실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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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9일 오후 2시 20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3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홍 대표가 경찰의 중앙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신: 9일 낮 12시 15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홍 대표는 9일 오전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김장수 최고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현 지도체제 유지 여부에 대해 "결심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최고위원은 홍 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홍 대표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큰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며 "오늘이나 내일, 빠른 시일 내에 큰 결단을 내릴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홍 대표가) 결심한다고 해서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며 "결심의 내용은 물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에게 모두 버리자, 백지상태에 버리자고 했다"고 전했다.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최고위원 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준표 체제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토'에 따라 현재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경찰의 중앙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홍 대표가 지도체제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태그:#홍준표, #한나라당, #김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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