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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 걸린 무시래기.
 아파트 베란다에 걸린 무시래기.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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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용 배추와 무 수확이 끝난 텃밭에서 배추우거지와 무시래기를 거두는 것이 한해 농사의 마지막 일이다. 깨끗이 씻고 삶아서 냉동실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다음해 김장철까지 가끔씩 별미요리로 해먹고는 했는데, 올해는 하루에 두끼씩 먹다 보니 오래 가지는 못할 것 같다.

주로 국물요리나 나물요리로 먹던 것을 시래기밥으로 유명하다는 어느 맛집에서 먹어보고는 집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래기밥을 했더니, 딸이 매일 먹고 싶을만큼 맛있단다. 시래기밥에는 시래기된장국과 김장김치만 있으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시골에서는 무시래기를 처마밑에다 볏짚이나 줄로 차곡차곡 엮거나 담장 위에 긴 머리카락을 빗은 것처럼 널어놓고 바싹 말린다. 그렇게 하면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영양소도 더 풍부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말리는 일이 쉽지가 않다.

양념장에 비비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 시래기밥 양념장에 비비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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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쌀을 물에 불려놓고 삶은 시래기는 물기를 짠 후에 잘게 썰어 후라이팬에서 볶아내 한번 더 물기를 빼준 후에, 들기름을 두르고 살짝만 볶아주면 된다. 불린 쌀에 볶은 시래기를 넣고 밥을 할 때는 시래기에서 흡수하는 수분도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물을 10% 정도 더 넣어줘야 맛있게 밥이 익는다. (고슬고슬한 맛을 좋아한다면 평소처럼 물을 맞추면 된다.)

그 다음, 맛을 내는 것으로 중요한 것은 양념장이다. 우리 집은 아이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진간장에 들기름을 넣고 잘게 썬 (쪽)파와 통참깨를 넣어서 고소한 맛을 낸다. 입맛에 따라 약간의 고추가루나 씨를 뺀 청양고추를 얇게 썰어 넣은 양념장도 맛이 좋다. 양념장에 쓱쓱 비벼 김치 한 조각 올려가며 먹는 맛도 좋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시래기를 아이들에게 쉽게 먹일 수 있어 겨울철 면역력 향상에 좋은 것 같다.

된장과 궁합이 잘 맞는 무시래기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 시래기조림 된장과 궁합이 잘 맞는 무시래기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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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래기는 특히 된장과 궁합이 잘 맞는데, 된장에 없는 비타민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된장으로 조물조물 무친 나물이나 자박하게 조림을 하면 짭쪼름한 맛이 밥맛을 올려준다. 뚝배기나 냄비에 된장으로 밑간을 한 시래기를 넣고 쌀뜨물이나 멸치육수를 잠길 만큼만
넣고 푹 끓이다가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국물이 바닥에 남을 때까지 끓으면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고 마무리하면 푹 익은 부드러운 시래기 조림이 된다.

고등어 조림에도 된장양념이 된 시래기를 바닥에 깔아주면 비린내도 없고 맛도 좋다. 또한, 된장을 풀어서 끓인 시래기된장국도 함께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태그:#시래기, #무우, #시래기밥, #된장,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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