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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제14회 호미곶 해맞이축전 포스터. 독도를 사이에 두고 일본을 빗댄 용이 한국을 나타내는 호랑이를 덮치려 한다.
 2012 제14회 호미곶 해맞이축전 포스터. 독도를 사이에 두고 일본을 빗댄 용이 한국을 나타내는 호랑이를 덮치려 한다.
ⓒ 포항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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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손과 새해 해맞이로 유명한 포항시의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의 공식 포스터가 공개 하루 만에 변경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포항시 축제위원회는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해맞이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제14회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 공식 포스터를 11월 29일 공개했다.

이 포스터는  '용호상박'을 패러디한 '용호상생'을 주제로 했다. 축제위원회는 해당 포스터가 시대적 요청에 맞춰 젊은이와 노인, 부모와 자식, 정치인과 서민, 부유층과 빈곤층등 세대간, 계층간 소통과 더불어 사는 상생의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임진년 용띠 해를 맞아 열리는 올해 한민족 축전에서 용띠해의 국운상승 염원과 호미곶이 지닌 호랑이 꼬리라는 장소성을 부각해 축전의 주제를 <용(龍)·호(虎)·상(相)·생(生)> 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터의 그림이 문제가 됐다. 사건의 발단은 포항시청 출입기자 사이에서 일어났다. 점심식사를 같이하던 몇몇 기자가 해당 포스터를 놓고 담론을 펼치던 중  한 지역 신문사의 기자가 "일본이 한국을 덮치는 형상일세"라고 말한 것이다. 자리를 함께 한 다른 기자들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고 취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월 1일에 열린 호미곶 해맞이 축전 항공촬영 사진
 2011년 1월 1일에 열린 호미곶 해맞이 축전 항공촬영 사진
ⓒ 포항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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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포스터를 보면 한국과 일본이 독도를 사이에 두고 대립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일본을 나타낸 승천하는 용이 한국을 비유한 등돌린 호랑이를 덮치려 하고 있는 것.

포스터를 본 배상신(40)씨는 "웃음만 나온다. 외국인이 봐도 독도를 놓고 분쟁중인 한국과 일본을 표현한 것이라는 걸 알 정도다"라며 "용호상생이 독도를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두 나라를 염두한 것 같다. 한눈에 봐도 용은 일본이고 호랑이는 한국이다. 해맞이축전 포스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양덕동의 윤규환(43)씨는 "시선을 끌기위해 포스터 전체를 붉은색으로 입힌 것 같은데 마치 중국 어느 지방의 축제 포스터를 보는 듯 하다"며 "붉은색 일변도의 포스터가 거부감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취재와 시민들 사이에서 이같은 논란이 동시에 일자 축제위원회는 11월 29일 오후 배포된 포스터를 전량 수거했다.

포항시는 매달 발행하는 시정 홍보지 '열린 포항'에도 해당 포스터를 실어 행사 홍보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 포항'은 공공기관과 일반 가정 등에 배부됐다.

축제위원회 이정옥 위원장은 "소통과 상생의 의미를 부각시키려 했다. 시민들의 지적대로 수정해야할 필요성이 있어보인다"며 "제작의도와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해 죄송하다. 빠른 시일내에 포스터를 수정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포항시, #해맞이, #포스터, #호미곶, #해맞이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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