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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밀듯 다가오는 따뜻한 이 가을에
붉은 감빛 유달리 짙어만 가네.
오늘은 저 감을 또옥똑 따며
푸른 하늘 밑에 살고 싶어라
감은 푸른 하늘 밑에 사는 열매이어니.
시, <추과삼제>중 - 신석정

까치밥
 까치밥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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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가을은 이제 몇 번이 남은 것일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가오는 계절마다 특별한 의미를 읽게 된다. 그러고보니 이 가을 바쁜 일도 특별히 없이 단풍 구경도 제대로 못한 것이다.

지난 25일 감기 기운이 있지만 새벽 일찍 길을 나섰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나만의 만추를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 부산 명륜동지하철역 앞에서 내원사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달리는 차창 밖 하늘은 손을 넣으면 푸른 잉크물이 들듯 파랬다. 겨울로 가는 길목이라 날씨가 쌀쌀해 지는가 싶더니, 내원사 가는 날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정말 산행하기는 적당한 날씨였다.

내원사 산문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내원사 경내에 들어서니 내 눈에 확 불이 들어왔다. 그것은 감을 정성껏 깎아 줄줄이 실에 꿰어 걸어 놓은 곶감인데, 얼마나 곶감 말리는 풍경이 이쁜지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곶감을 말리는 이의 정성을 생각하니, 마치 난 이 곶감 풍경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 것 같았다. 그리고 마른 곶감끼리 부딪혀 댕댕 종소리가 나는 듯했다.

내원사의 멋
 내원사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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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의 만추
 내원사의 만추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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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 지방문화재 58호 지정된 고려 희종 5년(서기 1209년)에 건조된 징모양의 쇠북.
 내원사 지방문화재 58호 지정된 고려 희종 5년(서기 1209년)에 건조된 징모양의 쇠북.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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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파르르 머리 깎은 여승들만 머물고 있는 절이라서 그럴까. 사찰은 작고 아담하고 아기자기해서 둘러볼 곳이 많았다. 내원사는 1300여년 전 신라 제 27대 선덕여왕 15년(서기 646년), 원효 스님께서 창건하셨다.

천성산은 원래 이름이 원적산이나, 원효스님이 천명 대중을 성불케 하였다 하여 천성산이라고 불리운다. 내원사는 6.25때 불탄 것을 1958년 수옥비구니가 재건하여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

내원사에서 4Km정도 뻗어있는 계곡은 도지정 기념물 제 81호로 지정될 정도로 자연 경치가 아름답다. 계곡 곳곳에는 삼층바위가 첩첩이 서 있으며 절벽에 소금강이란 글자가 뚜렷이 새겨져 있으며, 병풍모양으로 바위가 길게 뻗어져 있어 병풍바위라 불리는 곳도 있다.

내원사 단풍
 내원사 단풍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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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 단풍
 내원사 단풍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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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 산문
 내원사 산문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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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 주변에 크고 작은 암자가 수없이 많다. 노전암, 성불암, 금봉암, 안적암, 조계암 등 이다. 계곡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가을을 자랑하는 나무도 있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드러낸 나무도 있고, 꽝꽝 얼음이 언 곳도 있었다.

나는 잠시 불타는 마지막 단풍의 불길에, 마음의 온갖 시름을 잊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활짝 열고 바윗돌에 앉아 시간을 잠시나마 잊었다….

마지막 가을의 불씨
 마지막 가을의 불씨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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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르겠네. 나무 이름이 뭐지 ?
 아, 모르겠네. 나무 이름이 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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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올라
 천성산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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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내원사 가는 길,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I.C -35번국도-1025 지방도-내원사 도착.
일반버스로는, 양산시외버스터미널 언양방면 완행버스 이용(10분간격)-내원사 입구 하차, 매표소까지 도보로 30분 소요된다.
부산에서는 명륜동지하철역(1호선) 앞에서 12, 13번 버스 이용하여, 내원사 입구 하차, 매표소까지 도보로 30분 소요된다.



태그:#천성산, #내원사, #곶감, #가을,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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