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22일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기습적으로 처리한 것에 항의하는 대전시민들의 분노가 전날 밤 촛불집회에 이어 다음날에도 계속됐다.

대전충남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미FTA 저지 대전충남운동본부'는 23일 오전 한나라당 대전시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폭거, 날치기 정당 매국정당 한나라당은 당장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열리자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문을 걸어 잠갔고, 경찰병력은 당사를 둘러싸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경찰이 지나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22일 한나라당은 우리 헌정사상 처음으로 조약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독재적 폭거로서 격분에 찬 통곡을 금할 길이 없다"고 분개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한미FTA는 절대 졸속적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각계의 경고를 결국 모두 무시하고 한나라당은 3분 만에 폭거를 자행했다"면서 "미국과 1% 부자의 배를 불리기 위해 그렇게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급했단 말이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헌정 사상 최악의 날치기, 의회쿠데타를 일으킨 한나라당은 국익을 팔아먹은 매국노당이며 FTA 날치기에 찬성한 151명은 매국노 의원"이라고 규정하면서 "역사와 국민은 이들 매국노들을 반드시 기억할 것이며 매국노 의원들은 단 한사람도 잊지 않고 다음 선거에서 모조리 낙선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앞으로 대전시민과 함께 한미FTA 폐기 운동을 강력하게 벌여나갈 것이며, 19대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벌여 매국노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김창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저는 한나라당이 국산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국회에서 하는 짓을 보니 미국에 빌붙어서 사는, 친미 사대주의자인 메이드인 아메리카임을 알게 됐다"며 "이들은 오직 미국을 위해서 활동하는 국회의원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윤기 진보신당 대전시당 위원장도 "국가의 백년지대계, 천년지대계를 처리하면서 어떻게 몰래 문자를 돌려 날치기를 할 수 있느냐"며 "나라를 팔아먹고 민족의 미래를 팔아먹는 한나라당은 당장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충남 시민사회단체들은 전날에 이어 23일 밤에도 대전역광장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 폐기 촉구 대전시민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