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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원들이 받은 문자메시지.
 서울시의원들이 받은 문자메시지.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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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 심의를 앞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문자 폭탄에 따른 '내상'을 호소하고 있다. 항의 문자는 한 달 전쯤부터 시작됐지만, 21∼22일 이틀 새에 150여 통을 받은 의원이 있을 정도로 부쩍 심해졌다.

이틀 새 150통 '막말' 등 문자에 서울시의원 '내상'

여러 권리 조항 가운데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함께 들어 있는 주민발의안을 겨냥해 일부 기독교 단체들이 문자 공격을 시작한 것이라는 게 시의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기독교 인사들은 인터넷 카페 등에 서울시 교육위 의원 15명의 이름과 핸드폰 번호, 찬반 성향 등을 공개해놓고 있다.

기자는 22일 오후 김형태 교육의원과 윤명화 시의원(민주당)이 받은 문자메시지를 직접 살펴봤다. 핸드폰 창에 적힌 문자에는 '항문성교, 저주, 천인공노' 등 인권탄압과 협박 수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음은 그 내용 가운데 일부다.

서울시의원들이 받은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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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 어느 날 의원님의 자녀들을 만났습니다…이렇게 말합니다. 남자들끼리 관계하는 항문성교에 대해 배웠는데 신기했어요."

"내 자녀를 동성애자로 만들고 어린 애들에게 임신을 합법적으로 허용한다는 학생인권조례안을 즉시 무효화시켜 주세요."

"학생인권조례안 찬성하면 의원님 자손은 끝납니다. 남자 며느리 보게 될 걸요."

"어린 학생들에게 동성애와 정치활동을 조장하여 학교와 나라를 더럽히는 학생인권조례안에 우려를 금치…"

"천인공노할 법을 찬성하니 당신은 잘못된 자리에 있네요."

"학생인권조례안은 의원님의 가문과 우리 사회에 저주의 문을 엽니다."

"학생인권조례안 결사반대!! 멈추지 않으면 당신의 낙선을 위해 전국을 돌며 힘써 싸우겠음."

서울시의원들이 받은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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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의원은 "새벽에도 문자가 오고 그 내용 또한 거의 성적 테러 수준"이라면서 "문자의 수준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항의문자도 기본 품격이 있는 법"이라고 하소연했다.

윤명화 의원도 "협박하는 문자는 물론 항의전화도 오고 있는데 공손하게 받으려고 하지만 화가 날 때가 많다"면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일부 종교단체의 왜곡된 정보만 갖고 문자를 보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서울본부 "동성애 조장론은 왜곡선전"

배경내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성별 정체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란 글귀를 악용해 동성애 조장론을 주장하는 것은 병원을 신설한다고 환자를 조장한다고 말하는 격"이라면서 "이들은 '특정 종교교육 강요 금지' 등이 들어간 학생인권조례안 전체를 반대하기 위해 가장 약한 고리를 찾아 왜곡 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0일 개회하고 다음 달 19일 폐회하는 서울시의회 정기회에서는 학생인권조례안이 심의, 의결될 예정이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가 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을 지난 9월 30일 시의회로 보낸 바 있다.

최근 이 주민발의안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에 회부됨에 따라 이 발의안을 뼈대로 일부 내용을 손질해 학생인권조례안이 최종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은 협박성 '문자 폭탄'에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안이 올해 안에 통과하면 내년 3월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학생인권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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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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