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레바논의 경기 소식을 전하는 국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 소식을 전하는 국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 FIFA


한국 축구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레바논에 덜미를 잡히면서 마지막 경기까지 치르고 나서야 최종 예선 진출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한국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5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면서 1-2로 패했다.

지난달 레바논을 홈으로 불러들여 6-0으로 대파했던 한국은 이날 레바논에 설욕을 당했고, 레바논은 한국에 패한 뒤 3승 1무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어느새 한국과 나란히 승점 10점을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레바논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다소 기가 눌린 듯한 한국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레바논이 올린 측면 프리킥이 한국 수비수 몸을 맞고 흘러나오자 알 사디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8분 이근호가 공을 걷어내려는 레바논 수비수의 발에 얼굴을 맞고 쓰러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구자철이 이를 성공시키면서 손쉽게 1-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마 동점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구자철이 전반 30분 페널티박스를 파고드는 엘 알리를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을 내줬고 레바논 역시 이를 성공시키면서 다시 2-1로 앞서나갔다.

후반전은 더욱 무기력했다. 조광래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지동원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한 골 차이를 지켜내겠다는 레바논의 두터운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20분 레바논의 헤딩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추가 실점의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한국은 남태희와 윤빛가람을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결국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세계랭킹 146위의 약체 레바논은 이날 한국을 꺾자 일부 선수들이 감격의 눈물까지 흘리면서 기뻐했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은 그라운드로 내려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반면 한국은 잔디 상태가 나빠서인지 패스가 부정확했고 선수들의 손발도 잘 맞지 않아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또한 일부 관중이 한국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 빔을 쏘아대면서 경기 외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쿠웨이트가 아랍에미리트(UAE)를 2-1로 꺾고 승점 8점으로 한국과 레바논을 추격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한국은 내년 2월에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최종 예선에 진출하지만 만약 패할 경우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중동 원정에서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짓고 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조광래 감독이 과연 쿠웨이트를 꺾기 위해 어떠한 대비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한국 축구 조광래 2014 브라질월드컵 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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