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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식을 위해 가려진 불상과 후불탱화.
 점안식을 위해 가려진 불상과 후불탱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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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은 그저 만들기만 하면 불상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불상도 의식을 통해 '부처'가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모태 기독교 신앙을 가졌던 지라 불교에는 관심이 없어 마음으로 보지 못한 탓입니다. 이것도 우리네 문화인 것을….

불상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부처로 탄생시키는 '점안식(點眼式)'을 가게 된 건 스님을 지인으로 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청강 스님. 그는 해인사, 통도사, 무위사 등을 거쳐 새로운 절을 창건하는 불사를 진행 중입니다.

점안식은 말 그대로 불상을 조각하거나 그린 다음 불상의 눈에 붓으로 동자를 찍는 의식을 말하며, 개안식이라고도 합니다. 새로 조성한 불상 등에 경전과 다라니 등의 복장을 넣고 나면 불상의 조성이 완성됩니다.

점안식은 여기에 공양 등의 의식을 통해 부처의 영을 맞이하는 개안 의식입니다. 이는 부처가 가진 32상과 80종호의 장엄히 나타나게 해달라는 의미입니다. 눈을 그리기 전에 불상의 눈이 육안·천안·혜안·법안·불안·십안 등의 성취를 기원하고 신비력의 효험 등을 얻게 하기 위함입니다.

점안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청강, 도흥, 정견 스님(좌로부터)
 점안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청강, 도흥, 정견 스님(좌로부터)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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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식에 사람들이 혜안 등을 얻기 위해 몰렸습니다.
 점안식에 사람들이 혜안 등을 얻기 위해 몰렸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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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가건물은 공덕을 쌓아 차츰 절집 형태를 띠어 갈 것입니다.
 이랬던 가건물은 공덕을 쌓아 차츰 절집 형태를 띠어 갈 것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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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식, 인간의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한 행위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상대방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합니다. 또한 자기 마음대로 상대방을 '옳다' '그르다' '예쁘다' '밉다' 등으로 단정 짓고 맙니다. 이러한 인간의 분별이 일으킨 잘못을 바로잡는 의식이 바로 점안식일 것입니다.

각설하고 청강 스님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송광사, 선암사, 향일암, 문수사, 화엄사, 강천사, 쌍계사, 표충사, 만어사, 해인사, 운문사 등 남녘에서 비교적 크다고 알려진 절만 다녔습니다. 대문에 새로운 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지난 11월 5일, 인연의 공덕 때문에 창건 중인 절 '성불사(경남 창원)'에 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점안식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간 절집 창건은 원효대사같이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큰 스님들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부처에 대한 가득한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점안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점안식이 시작되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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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을 가렸던 천들이 걷어지고 있습니다.
 불상을 가렸던 천들이 걷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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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렸던 불상이 들어나자 박수로 환호하고 있습니다.
 가렸던 불상이 들어나자 박수로 환호하고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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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정법의 길로 인도하길 바라는 마음

성불사는 아직 우리가 알고 있는 절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달랑 임시 건물 한 채만을 지어놓은 상태입니다. 차츰 절로 위용을 갖추겠지요. 불교에 귀의한 청강 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업보(?)요, 공덕인 셈입니다.

성불사에 갔더니 법당 안의 불상과 보살, 탱화 등이 천으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가려진 천은 점안식이 끝난 후에야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안식은 개회사, 삼귀의례, 반야심경 낭송, 찬불가, 발원문, 인사말, 봉축사, 법문, 살풀이, 산회가, 폐회, 점안 불공 등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점안 법회는 우리들 가슴 속에 부처님을 닮고자 하는 서원을 세우기 위함이요, 소외당하는 이웃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나누고자 함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 때문에 수많은 이들이 반목과 질시, 전쟁과 테러 같은 무지의 늪에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생들이 정법의 길로 인도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모두들 성불하시길….

점안식에서는 공연도 펼쳐졌습니다.
 점안식에서는 공연도 펼쳐졌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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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식은 흥겨움 속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점안식은 흥겨움 속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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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식 후 드러난 불상과 후불탱화
 점안식 후 드러난 불상과 후불탱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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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점안식, #불상, #후불탱화, #성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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