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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개발지상론자들은 파이를 키워야 복지할 수 있지 않냐고 주장하지만, 복지라는 것이 공짜나 낭비가 아니고 미래투자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값진 투자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가보면 사람들의 삶이 피폐화되고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성장해도 소용없다."

무상급식 전면실시,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 등 박원순 신임시장의 행보와 관련해 일각에서 '복지포퓰리즘'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답변이다. 박 시장은 3일 서울시청 출입기자들과의 오찬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강르네상스와 같은 지나친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예산은 가급적 줄이고 복지·교육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시립대 반값등록금 지원예산 182억, 쓸 가치 있다"

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자치구청장들과 간담회를 하고있다.
 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자치구청장들과 간담회를 하고있다.
ⓒ 서울시 언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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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 실현과 관련해 "182억 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182억 원을 훨씬 넘어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반값등록금이 서울시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최초의 선례를 만들면 전국적 파급효과를 가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182억 원을 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립대 평균 연간등록금은 약 478만 원. 박 시장이 반값등록금 예산 지원을 공식화함에 따라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한 학기 약 119만 원을 내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10일 제출 예정인 예산안의 방향에 대해 박 시장은 "세입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출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역점을 둘 곳에 투자하고, 그 대신 정리해야 할 것들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시다시피 제 별명이 꼼꼼원순이다, 우리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예산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하고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를 하겠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복지' 뿐만 아니라 '안전'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과거에 우리 서울시가 기본을 게을리 하는 투자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도시안전이라는 것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주 첫 일정으로 서울종합방재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어 박 시장은 "저는 경제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21세기가 움직여가는 방향, 트렌드에 대해 정확한 통찰이 있어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이라고 제가 책도 냈지 않나. 서울시 전체 예산 중에 산업 부문에 투자하는 것이 3% 밖에 안 된다. 굴뚝산업이 아니라 서비스산업, 미래 창조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새롭게 창조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서울시장으로서 유도하는 일이라든지 중앙정부와 함께 그런 쪽으로 협력하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장이란 자리가 서울시 예산만 쓰는 자리가 아니라 리더십을 발휘하면 기업과 중앙정부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 정부 부정하고 허물어뜨리면 할 수 있는 것 제약있어"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10월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국내 최초 가카의, 가카에 의한, 가카를 위한 가카헌정공연 <나는 꼼수다>(나꼼수)' 이틀째 서울콘서트에 출연해서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10월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국내 최초 가카의, 가카에 의한, 가카를 위한 가카헌정공연 <나는 꼼수다>(나꼼수)' 이틀째 서울콘서트에 출연해서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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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박 시장은 '성장'보다는 '복지'에 방점을 찍으며 오 전 시장과의 '차별성'을 나타내면서도 전 정부와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 역시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년 동안(에 대해)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전 정부를 그렇게 부정하고 허물어뜨리면 짧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에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사 역시 안정적인 기반 위에 어떻게 새로운 비전과 철학을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들은 세계 다른 도시의 공무원 못지않은 지식과 정보와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공무원들이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적 수준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면서 "공무원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요금인상'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박 시장은 "교통을 담당해온 기관들이 과연 충분한 준비를 했던가, 구조개혁이 필요하지는 않은가 등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성찰하고 대안을 만들면서 물가인상을 이야기해야지, 지금 너무나 힘든 시민들에게 요금을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설득하기 힘들다"면서 "시의회 의원님들 말씀과 물가대책위원회 의견을 들어보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전에 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결정 다 해놨는데 서울시만 안 하면 되냐'라고 전화해오셔서 고민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취임식과 관련해서는 "취임식을 우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이 논의부터 했는데 시민들이 제가 정식으로 시장이 되어서 어떻게 서울시를 이끌 것인지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 보고하는 게 원칙이기도 해서 (취임식을) 하기로 결론을 냈다"면서 "초청 인사를 모시고 하는 것은 비용도 비용이고 너무 틀에 박힌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하는 것은 어떠냐 라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고 말했다.


태그:#박원순, #박원순 시장, #반값등록금, #서울시립대,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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