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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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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여야 간 논쟁을 불러온 한미FTA 투자자·국가소송제도(이하 ISD)를 야당시절 강력 반대했던 것에 대해 "그땐 (ISD)제도 자체를 잘 몰랐다"고 해명했다.

홍 대표는 2일 오후 10시께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케이블TV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 한 대학생 토론자로부터 "ISD는 홍 대표가 반대해온 것인데 어떻게 남자가 한 입을 갖고 두말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홍준표 대표는 "(2007년) 당시 협정조문을 보고 '이건 문제 있다'고 지적을 했지만 외교통상부로부터 설명을 못 들었다"며 "(당시 내가) 외통위원이 아닐 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뒤로 (ISD 문제는) 잊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후 한미FTA 비준 문제를 다루면서 ISD가 부각됐을 때 내가 예전에 한 말이 있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물어봤다"면서 ISD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홍 대표는 "EU 각 나라와는 개별적으로 ISD를 이미 맺었다"며 "한중FTA를 하게되면 ISD를 맺을 수밖에 없다, 백두산에 있는 (한국인 소유) 호텔들이 압류됐는데 ISD가 없으면 못찾는다"고 강조했다. 또 "야당 때는 (ISD의) 문맥만 보고, 내용을 몰랐다"며 "(한국은) 81개 나라와의 투자협정에 이미 ISD 조항을 넣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학생 토론자가 다시 "법체계상 미국과의 ISD는 국내법으로 통제를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홍 대표는 "우리는 '신법 우선의 원칙'이기 때문에 공공을 위한 정상적인 정책은 ISD의 대상이 안된다"며 "논쟁점이 있어 야당의 요구대로 한미FTA가 발효되면 이 문제를 3개월 내에 미국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홍 대표는 다시 "ISD를 체결하려고 한 건 노무현 정부다, 열린우리당 때 장관하던 사람들 발언록을 보면 자기들이 ISD가 필요하다고 주장해놓고 이제 야당을 하면서는 그 내용도 못보고 있다"며 "나는 한미FTA 비준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모든 자료를 제출받아 봤다, (내) 과거 발언이 잘못됐고 나의 오해에서 비롯됐고, (다른 나라들과도) 다 ISD 형태로 맺었다는 걸 몰랐다"고 말했다.

"오바마 만나는 날이 3일이면 3일에 처리하는 게 옳다"

다른 토론자는 "미국과 볼리비아가 맺은 ISD로 인해 볼리비아 정부가 자국 내에서 상수도 사업을 하는 미국 회사의 이익 보호를 위해 국민 이익을 저버릴 수밖에 없다"는 예를 들어 반박했다.

이에 홍 대표는 "대한민국이 남미의 볼리비아나 그런 나라처럼 형편 없이 당할 나라냐"며 "학생이 지적하는 건 세계 81개국과 ISD를 맺은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아직 여유가 있는데도 비준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건 G20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좀 더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그건 트위터에서 나오는 논리"라며 "비준안이 국회에 올라온 지 4년 6개월이다, 그게 급하게 추진하는 거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7일날 들어온다(귀국한다), 그러면 이번 주에 처리하는 게 옳다"며 "3일에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면 3일날 처리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동시에 "원내대책은 원내대표 소관이다"라며 "원내대표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한EU FTA 때는 국민에 충분히 설명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한칠레 FTA 때는 먹고 사는 문제가 달린 농민단체 정도만 관심이 있었다"며 "한미FTA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국회에 소위 반미주의로 반대하는 그룹이 있다는 것은 수차례 이야기 해왔다, 노무현 대통령도 '한미 FTA는 이념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비판공세에 "토론 막으면 집에 가야지...아이고 힘드네"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 특별기획 '정치인과 20대 청춘과의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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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설명한 홍 대표는 "끝날 때 안됐어요? 아이고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는데"라고 넋두리했다. 토론이 90여분 정도 진행된 시점이었다. 이에 진행자인 백지연 아나운서가 "힘드세요?"라고 물었고, 홍 대표는 "아이고 힘드네"라고 힘든 표정을 지어보였다.

백 아나운서가 "20대에 묻고 싶은 게 있느냐"고 묻자 홍 대표는 "한나라당을 왜 싫어합니까?"라고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날 홍 대표가 토론회에 출연한 건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확인된 젊은층 민심 이반 상황 타개를 위한 만남과 소통의 일환이었다. 이날 토론 초반부에 홍 대표는 "오늘 혼나러 나왔다"고 했지만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며 20대들의 비판 공세를 반박했다.  

이에 "홍 대표의 말이 다 옳지만, 계속 그렇게 생각하면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것 같다"는 한 토론자의 지적이 나왔고, 홍 대표가 "그런 식으로 토론을 막으면 여기서 종결하고 나는 집에 가야지"라고 답해 토론 분위기가 잠시 냉랭해지기도 했다.

'협찬인생' 비난한 박원순에 "중랑천 수상공원화 꼭 해줬으면"

이날 홍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반MB정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할 것이 없느냐"는 백 아나운서의 질문에 "임기 마무리를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배신하는 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나오는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홍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지금도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 홍 대표는 "정치를 하실 거면 교수직을 그만두고 빨리 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안철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국민 마음"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재보궐 선거전에서 자신이 '협찬인생'이라 비난했던 박원순 시장에 대해선 "중랑천 수상공원화를 꼭 좀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사업은 홍 대표가 지난 18대 총선에서 공약한 것으로, 시행한다면 홍 대표의 지역구인 동대문을 지역이 혜택을 받는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에는 이화여대 학생들도 다수 나와 있었는데, 홍 대표는 지난달 31일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 했던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발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옛날 대학시절 얘길 해달라고 해서, 1학년 때 5월 내가 18살 때 첫 미팅을 나갔는데, 상대가 이화여대생이었다. 나는 대구에서 3류 고등학교를 나왔다. 그 여학생은 대구의 일류 여고를 나온 분이었다. 이 분이 고등학교를 어디 나왔느냐고 묻더니 바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분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른다. 그래서 대학 4년 내내 미팅을 나간 적이 없다. '상처가 깊어서 4년 내내 이대생들을 미워했다'고 (대학생들에게) 이야기했다. (대학생들이) '지금은 어떠냐'고 물으니 '지금은 참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중략) 집사람도 나한테 '야이 머스마야'하기도 하고 나도 '야이 가스나랴'하기도 한다.(중략)… 그런 걸 앞뒤를 자르고 보도하면 욕을 얻어먹게 돼 있다. 좀 이해해주기 바란다."


태그:#홍준표, #한미FTA, #ISD, #이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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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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