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더킥>시사회에서 배우 나태주와 이관훈이 무술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더 킥>시사회에서 배우 나태주와 이관훈(왼쪽부터)이 무술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태국의 거장 프라챠 핀카엡 감독의 새 액션은 태권도를 소재로 한 가족 코믹극이었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한국과 태국 영화인들의 합작이다' 등 여러모로 기대를 받았던 작품 그 이름은 <더 킥>.

태국에 자리를 잡은 40년 태권도 외길인생의 문 사범(조재현 분)과 아내 윤(예지원 분) 그리고 아들 태양(나태주 분)과 태미(태미 분)까지, 태권 가족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태권도에 매진한다. 함께 일상을 보내던 이 가족은 어느 날 태국왕조의 전설의 검 도난 사건에 연루되고 결국 검을 훔친 악당들과 대결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절도있고 간결한 태권도 소재, 액션의 '화려함'은 떨어져 

<더 킥>의 감독이 바로 프라챠 핀카엡이란 사실을 아는 순간 '엇, <옹박>?'하는 자연스런 연상과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마샬아츠의 대가가 손수 지휘하는 액션이라니 내심 팬들은 기대가 클 법하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더킥>시사회에서 프라챠 핀카엡 감독(오른쪽)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더 킥>시사회에서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결론부터 말하면 '프라챠 핀카엡'이란 이름을 듣고 <옹박>을 상상했다면 그 이하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옹박>의 백미는 특유의 박진감과 리얼액션을 통한 화려한 기술이었다. <더 킥>은? 물론 와이어 하나 달지 않은 리얼액션 영화다. 그럼에도 다소 아쉬움이 드는 이유는 바로 '태권도'라는 소재에 있지 않나 한다.

발 공격 위주의 태권도를 무에타이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옹박>의 무에타이에 비해 <더 킥>의 태권도는 단순해 보인다.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미묘한 차이 때문이다.

태국에서도 거의 국민 스포츠처럼 사랑을 받는 태권도라지만 간결하고 절도 있는 태권도 동작에서 '화려함'을 찾기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영화 전면에 등장한 나태주와 태미는 태권도 품새 부문 출신 선수다. 하지만 <옹박>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밖에 없는 관객의 입장에선 이들의 액션이 다소 심심하게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온 가족 대상의 코믹 액션극'으로는 손색없는 <더 킥>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더킥>시사회에서 배우 이관훈, 나태주, 예지원, 조재현과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주먹을 쥐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더 킥>시사회에서 배우 이관훈, 나태주, 예지원, 조재현과 프라챠 핀카엡 감독(왼쪽부터)이 주먹을 쥐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하지만 이 영화, 온 가족을 대상으로 한 코믹 액션극이라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자. 태권가족이 악당과의 힘겨운 대결을 펼치며 위기를 탈출해 나가는 과정을 보며 코웃음만 치기엔 배우들의 피땀 어린 모습은 비장할 정도다. 각기 다른 특기와 장기를 지닌 이들의 액션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회전 킥의 대가인 태양과 난타를 연상케 하는 엄마 윤의 부엌 액션에선 감독의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함이 있다.

조재현과 예지원을 비롯해 태권도 선수에서 이제 갓 액션 배우로 거듭난 나태주와 태미, 그리고 <옹박>에도 등장한 바 있는 태국 배우 멈의 호흡도 무난해 보인다. 아역은 충분히 관객을 웃음짓게 만들 만큼 연기에 몰입했고 영화 곳곳에 있는 코믹함도 억지웃음을 이끌지 않는다.

아울러 집안 곳곳은 물론, 고층 건물 내부, 동물원과 조리실, 차고 등 변화무쌍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대결 장면에선 핀카엡 감독 특유의 카메라 워크와 구도가 여실히 담겨있다. <옹박>의 느낌을 기대하는 이들은 이 지점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 킥>은 감상 후 배우들에게 "고생하셨어요!"를 외치고픈 영화다. 그건 그렇고 태국의 차세대 액션 스타 지자 야닌을 앞으로 더 자주 보고 싶은 이 마음은 어찌할까.

더 킥 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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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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