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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임영규 씨는 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예술교육을 경시하는 현행 학교교육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영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그림전 '남도의 명산' 가운데 한 작품이다.
 서양화가 임영규 씨는 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예술교육을 경시하는 현행 학교교육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영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그림전 '남도의 명산' 가운데 한 작품이다.
ⓒ 임영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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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무한한 창의력과 풍부한 감성을 심어주는데 예술만한 게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예술이 지극히 일부 자질 있는 학생한테만 적용되고 있어요. 학교의 방침이나 대다수 학생에게는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돼 있죠. 예술이 수학공식 하나, 영어단어 하나만도 못한 것으로 전락해 버렸어요. 이게 어디 교육입니까?"(임영규씨)

지난 23일, 서양화가 임영규(55)씨는 "(이러한 현상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대사회에서 행복한 미래를 일궈가야 할 새싹들의 교육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어떤 교육이 삶의 질 향상에 더 영향을 끼치는지 인식해야 한다"면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이 아닌, 청소년들에게 밝은 심성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길러주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림 그리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그는 당시 <새소년> <소년세계> <어깨동무> 등 많은 어린이잡지 속 유명 만화가들이 그린 연재만화에 푹 빠져 지냈다. 그러다가 직접 여러 장의 종이를 엮고 실로 연결해 잡지를 만들고, 거기에 여러 종류의 만화를 그려 연재를 했다. 재미가 있었는지 친구들이 다음 편을 궁금해 하며 후속편을 재촉하기도 했다고.

 임영규 씨의 그림은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하고 있다. 원색 위주의 색상으로 힘차고 선명한 느낌도 준다. 사진은 영산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그의 그림작품 가운데 하나다.
 임영규 씨의 그림은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하고 있다. 원색 위주의 색상으로 힘차고 선명한 느낌도 준다. 사진은 영산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그의 그림작품 가운데 하나다.
ⓒ 임영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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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일까. 그는 왜 예술이 부모나 학생에게 공부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지, 교사에게는 교육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가 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했으면서도 미술교사로서의 희망을 접은 건 순전히 이 때문이었다.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두 번 있거나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서글프기만 하단다.

그는 그림을 직업으로 그리는 전업 작가가 아니다. 전남도청에서 문화예술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역의 예술인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꿈을 접는 일 없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매주 토요일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는 토요미술품경매에 항상 관심을 갖고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러한 연유다.

 매주 토요일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고 있는 토요 미술품 경매현장. 임영규 씨는 지역의 예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초기부터 미술품 경매에 관심을 가졌다. 사진은 토요 미술품 경매장에서 임씨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매주 토요일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고 있는 토요 미술품 경매현장. 임영규 씨는 지역의 예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초기부터 미술품 경매에 관심을 가졌다. 사진은 토요 미술품 경매장에서 임씨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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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임영규 씨의 남도 명산 그림을 둘러보고 있다. 임영규 씨의 '남도의 명산' 그림전은 지난 14일부터 영암 영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영산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임영규 씨의 남도 명산 그림을 둘러보고 있다. 임영규 씨의 '남도의 명산' 그림전은 지난 14일부터 영암 영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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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가 오랜만에 그림전을 열었다. 지난 14일부터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 영산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남도 명산 그림전'이 그것. 전남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남도의 명산을 널리 알리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림전에는 월출산, 유달산, 두륜산 등 전남도내 산을 소재로 한 유화작품 1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전시는 오는 11월 13일까지 계속된다.

"졸작이지만 우리 도민과 전남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가슴 벅찬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양화가 임영규씨의 말이다. 이번 그림전은 전남의 수려한 산과 바다와 섬, 그리고 그 속에서 태동한 가사문학과 남종화, 판소리 등 풍부한 전통의 문화자원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의 시작인 셈이다. 산자수려한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원색 위주의 색상으로 힘차고 선명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도 함께 선사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도의 아름다운 과거와 살아 움직이는 현재, 꿈같은 미래까지 한 화면에 공존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영규(오른쪽) 씨가 지난 23일 영산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러 온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영규(오른쪽) 씨가 지난 23일 영산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러 온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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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영산미술관을 찾은 미술 애호가들이 임영규 씨의 '남도의 명산' 그림전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23일 영산미술관을 찾은 미술 애호가들이 임영규 씨의 '남도의 명산' 그림전을 둘러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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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한다는 것은 자기가 만드는 것과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세상의 어떤 미술가도 아무도 보지 않은 골방에다 자신의 작품을 펼쳐놓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철학과 느낌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표현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세상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인가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임영규씨)

그가 간만에 미술관의 그림 초대전에 응한 이유다. 지금까지 그에게 가장 충실한 그림 조언자는 바로 아내였다. 때로는 무서운 스승이기도 했다. 가감없는 표현으로 맘을 서운하게 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아내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들춰낼 때는 칼날처럼 예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얄밉기까지 했다. 혹독한 비평이 싫어 그림에 대해 잘 묻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먼저 아내에게 그림에 대한 평을 구하곤 한다고.

"미술이 자타가 마음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부터 아내의 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됐습니다. 아내의 눈을 통해 세상의 반응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칭찬보다 늘 냉정한 질책이 많은 아내의 평가는 제가 모든 것을 초월한 도인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부분이죠."(임영규씨)

 임영규 씨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산자수려한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한 덕이다. 색상도 원색 위주로 힘차고 선명하다. 사진은 임씨의 '남도의 명산' 그림 가운데 한 작품이다.
 임영규 씨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산자수려한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한 덕이다. 색상도 원색 위주로 힘차고 선명하다. 사진은 임씨의 '남도의 명산' 그림 가운데 한 작품이다.
ⓒ 임영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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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 목표 하나를 세웠다. 남도의 섬과 해변, 강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그려보는 것이다. 남도의 역사와 민속, 예술까지 주제와 범위를 넓혀 남도의 자연과 문화를 그림으로 완성하고픈 포부도 갖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F1코리아그랑프리와 국제농업박람회 등 내년에 전남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전시회도 열고 싶다는 계획도 있다.

임영규씨는 "미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의 예술적 소양과 자질이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동기와 희망을 주는데 쓰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얀 눈이 내려앉은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했다. 임영규 씨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원색 위주의 색상으로 힘차면서도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남도의 명산' 그림전에 나온 임씨의 그림 작품 가운데 하나다.
 하얀 눈이 내려앉은 산을 부드러운 붓 터치로 가볍게 처리했다. 임영규 씨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원색 위주의 색상으로 힘차면서도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남도의 명산' 그림전에 나온 임씨의 그림 작품 가운데 하나다.
ⓒ 임영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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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명산#임영규#영산미술관#전남도청#토요미술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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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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