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U리그 챔피언십 32강 전 경기 장면 상지대와 명신대 경기에서 황지현이 골키퍼를 피해 슛을 날리고 있다.

▲ 2011 U리그 챔피언십 32강 전 경기 장면 상지대와 명신대 경기에서 황지현이 골키퍼를 피해 슛을 날리고 있다. ⓒ 이종득


지난 22일부터 경북 김천에서 '2011 U리그 챔피언십' 32강전이 열렸다. U리그 챔피언십은 지난 4월부터 각 권역별로 치러진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상위팀들이 모여 왕중왕전을 펼치는 대회다. 다시 말하면 전국에서 강호들이 한 곳에 모인 것이다.

대회 첫날부터 이변이 연출됐다. 강호 한양대가 지방의 강호 전주대에게 1-0으로 발목을 잡혀 무릎을 꿇었고, 단국대가 아주대에게 5-1로 대패했다. 명지대는 울산대에게 1-0으로 패해 32강전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지난 23일에도 이변은 연출됐다. 수도권중앙권역 1위 중앙대는 홍익대에게 1-0으로 석패했고, 수도권영동권역 2위 광운대는 지방의 강호 대구대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준 채 무승부를 기록해 승부차기에 들어갔지만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대학축구 전통의 강호 건국대가 용인대에게 2-1로 패퇴했다. 또한 영남권역 2위 동아대는 제주의 탐라대에 덜미를 잡혔고, 호남권역의 강호 우석대는 강력한 우승후보 동국대와 2-2로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한편 지방대학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상지대는 남부리그 1위 팀인 명신대를 상대로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경기 지배에 비해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는데 후반 28분께 김승연이 골을 성공시켜 명신대를 1-0으로 물리치고 16강전에 안착했다.

지난해 8강전에서 아쉽게 물러난 상지대 송상우 감독은 올해는 4강권 진입을 목표로 나섰다. 축구 관계자들은 '상지대가 경기력 면에서 4강권 진입이 충분하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상지대는 지난 8월에 있었던 전국대학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전문 골키퍼 2명 모두 부상으로 빠졌지만 4강에 진출했고, 지난 10월 고양시에서 벌어진 전국체전에서도 강원도 대표로 출전해 3위로 입상한 전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상지대 윤성우 선수가 명신대 문전으로 돌파하고 있다

상지대 윤성우 선수가 명신대 문전으로 돌파하고 있다 ⓒ 이종득


지난 23일 김천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상지대와 명신대의 경기에는 대학 축구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2011년 권역별 리그(남부)에서 1위를 차지하며 깜짝 등장한 명신대의 경기력을 살펴보고자 각 대학 팀 감독들이 운동장에 나타난 것이다. 경기장을 찾은 각 대학팀 감독 및 코치진이 아홉 명이나 될 정도였다.

먼저 기선을 잡은 것은 명신대였다. 전반 4분 경 명신대의 황종민이 페널티박스 라인 좌측외곽에서 때린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이다. 명신대 응원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성 소리가 흘러나왔다. 선수들 역시 선제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상지대 선수들은 볼 점유율을 높여가기 시작했고, 명신대 골문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상지대 이건우의 빨래줄 같은 중거리 슛이 골문을 벗어나고, 상지대 한희훈의 헤딩슛이 명신대 임채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상지대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크로스가 정확한 윤성우의 빠른 측면 돌파가 살아나면서 명신대 골문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간이 이어지는 명신대의 역습은 상지대 김승연과 황지현이 버티는 중앙수비 벽에 가로막혔고, 박준강과 박남선의 측면 수비벽에 번번이 차단됐다. 하지만 명신대의 장신 공격수 신정균과 정대운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양팀은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쳤다. 수비라인을 내려 두툼하게 맞선 명신대는 발이 빠른 측면 공격수 김재민을 이용한 역습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한 상지대는 헛심만 낭비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는 상지대의 일방적인 공격이 거세졌다. 하지만 명신대의 두툼한 수비벽을 허물기에는 상지대 공격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상지대 전훈 선수가 몸을 날리는 다이빙 드로잉을 한 후 앞으로 넘어지고 있다.

상지대 전훈 선수가 몸을 날리는 다이빙 드로잉을 한 후 앞으로 넘어지고 있다. ⓒ 이종득


결승골은 후반 28분에 터졌다. 상지대 전훈의 긴 드로잉이 명신대 문전으로 날아갔고, 장신 수비수 한희훈이 공격에 가담해 헤딩으로 떨군 볼을 김승연이 골로 성공시킨 것이다. 선제골을 허용한 명신대가 만회골을 위해 공격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기보다 되레 상지대에 결정적 기회를 허용했다. 하지만 상지대 한희훈과 윤성우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골게터 이건우의 슛도 골대가 외면해 추가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경기는 1-0으로 끝났고, 지방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4강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상지대는 명신대라는 복병을 만나 어렵게 16강전에 진출했다.

'2011 U리그 챔피언십' 16강 경기는 24~25일에 걸쳐 진행된다(일정은 아래 표 참고). 대전 한남대를 비롯해 전북 예원예술대와 울산대, 전주대, 그리고 대구대와 상지대, 탐라대가 지방대학이다. 용인대, 아주대, 홍익대 역시 명문팀에 속하지 못한 수도권대학으로 분류되지만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대학축구 명문이라는 용어는 이제 낯선 단어가 된 것이다.

2011 U리그 챔피언십 16강 일정
한남대 vs 연세대(24일 12시, 김천종합보조구장)    | 고려대 vs 경희대(24일 14시, 김천종합보조구장)
울산대 vs 예원예술대(24일 12시, 김천종합운동장) | 전주대 vs 아주대(24일 14시, 김천종합운동장)
홍익대 vs 대구대(25일 12시, 김천종합보조구장)    | 성균관대 vs 광주대(25일 14시, 김천종합보조구장)
상지대 vs 용인대(25일 12시, 김천종합운동장)       | 탐라대 vs 동국대(25일 14시, 김천종합운동장)

U리그 상지대 송상우감독 윤성우 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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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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