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중국 창저우에서 들려온 여자대표팀의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 소식(한국 27-22 일본)에 이어 남자대표팀도 첫 발걸음을 산뜻하게 내디뎠다. 더구나 그 자리가 새로 지은 핸드볼 전용 경기장이어서 첫 승리의 감격은 남달랐다.

 

최석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은 23일 낮 서울 올림픽공원내 SK 핸드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B조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31-18(전반 14-6)로 크게 이기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문지기 '박찬영' 덕분에

 

 문지기 박찬영(대한핸드볼협회 자료)

문지기 박찬영(대한핸드볼협회 자료) ⓒ 대한핸드볼협회

 

핸드볼 경기는 골문이 작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골이 많이 나오는 경기다. 그렇기 때문에 문지기의 수준이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스포츠다. 바로 이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골문을 지킨 박찬영이 온몸으로 증명해 주었다.

 

전후반 합쳐서 60분을 뛰는 경기에서 약 45분간 우리 골문을 지킨 박찬영은 모두 14개의 선방 기록을 남겼다. 개인 기록과 팀 기록이 반드시 연계되는 것은 아니지만 박찬영의 수퍼 세이브 숫자와 이 경기 최종 골 득실차(13골)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봐도 그가 얼마나 결정적인 순간에 일본 선수들을 절망시켰는지 알 수가 있다.

 

전반전 중반, 문지기 박찬영의 기막힌 선방은 일찌감치 이 경기 승리 팀을 말해주었다. 그의 다섯 번째 선방은 곧바로 우리 대표팀의 빠른 공격으로 이어졌고 오른쪽 날개 정수영이 손쉽게 골을 성공시켰다. 점수판은 7-1, 핸드볼 경기 전반전 중반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그리고 약 20초 후에 박찬영의 여섯 번째 선방이 또 나왔다. 일본 선수들은 공을 어디로 던져야 할지 몰랐다. 골 라인으로부터 3~4미터가량 앞으로 나와서 막는 박찬영의 슛 각도 줄이기 감각은 실로 놀라울 뿐이었다.

 

최석재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문지기를 이창우로 바꾸어 약 15분가량 기량을 점검했다. 노무라의 7미터 던지기를 막아낸 것까지 포함하여 이창우도 다섯 개의 수퍼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박찬영의 활약에 묻힐 수밖에 없었다.

 

공격면에서는 센터백 정의경이 한층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자랑하며 빠르고 시원스러운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노련한 라이트백 이재우까지 합세하여 가로채기와 공격 속도를 잘 조절해 쉽게 일본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A, B 두 그룹으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 뒤 각조 1, 2위 팀이 엇갈려 맞붙는 준결승전을 벌인다. 그리고 11월 2일 저녁 6시에 벌어지는 결승전을 통해 1팀에게 주어지는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이 결정된다.

2011.10.23 17:16 ⓒ 2011 OhmyNews
박찬영 핸드볼 런던올림픽 한일전 문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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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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