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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19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찾아 골목유세를 벌이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19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찾아 골목유세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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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거 나와 보니 가관입니다. 온갖 의혹 제기한 것 보셨죠. 병역 비리 누가 저지르고 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국정원장 군대 갔다 왔습니까. 제가 위장전입을 했습니까 탈세를 했습니까. 한나라당이 (의혹 제기할) 자격이라도 있습니까."

'온순 원순'이 변했다. 19일, 여의도 백화점 앞에 선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의 목소리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는 "나보고 '온순 원순'이라고 하는데 속은 무섭고 오기가 있다, 시민들의 이익이라면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 마음 속 단단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맞서 '흑색선전 막말정치 추방 유세'를 하고 있는 박 후보는 정부·여당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바쁜 점심시간, 여의도를 오가는 수 백 명의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박 후보의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아니오~"라 답하며 적극적인 호응을 보냈다.

달라진 '온순 원순' 내곡동 사저 문제도 비판 "분명히 책임져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19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19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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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의 날선 지적은 이날 오후 영등포 역 앞 유세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검증을 좀 더 확실하게 해줄 수 없냐'는 시민의 질문에 "내가 나 후보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나 후보와 나는 한 마디로 비교될 수 있다"며 "우리 집 재산은 얼마고 나 후보 재산을 얼마냐, 나는 검사도 하고 변호사도 했지만 시민 곁으로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사저 얘기가 나오는데 이해가 되냐, 국민의 피땀 흘린 돈을 사저에 그렇게 쓰면 되나,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며 "나를 그렇게 공격했지만 아름다운재단에서 모금한 것 한 푼이라도 내 주머니에 넣은 것을 확인했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네거티브 공세를 받기만 했던 박 후보가 "잘못한 것은 확실히 지적하겠다"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일정을 내내 함께 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진짜와 가짜를 잘못 선택하면 온 국민이 얼마나 불행해지는지 체험했다, 이제 가짜·진짜를 가려내야 한다"며 "나경원 후보를 또 뽑으면 겉만 번지르르하게 예산 쏟아 붓고 25조 원 빚진 오세훈 시장 꼴 난다, 더 이상 속지 말자"며 역공에 가세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10월 26일 친구, 가족 손 다 잡고 나가 투표장 가는 길이 미어지게 하자"고 강조했다. 운동원들 사이에서는 "10월 26일, 결근해달라"는 우스개 소리도 터져나왔다.

한명숙 "나경원 뽑으면 오세훈 시장 꼴 납니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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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아침 오전 8시 20분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오후 8시 경청유세까지 12시간 동안 박 후보의 모든 일정에 동행하며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한 전 총리의 '지원'은 서울시 어린이집 가정·민간분과위원회 간담회 자리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나도 아이를 낳고 일하다 보니 꼬마를 여기저기 맡겨야 했다, 아이가 내게 '엄마, 오늘은 어디다 맡길 거야' 질문을 했던 아픔과 충격, 여러분도 겪었을 것"이라며 '엄마' 한명숙으로 참가자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아이를 위해서나 엄마를 위해서 보육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박 후보는 남성이지만 여성적 가치를 우리만큼 갖고 있는 여성적 남성이다, 원순씨가 보육 문제에 대해서 여성들보다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여러분이 박원순을 지지해주고 함께 해준다면 나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옥심 가정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시장(이명박)이 후보로 나왔을 때, 보육교사 수당을 5만 원 올려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당선된 후 10만 원을 올려줬다"며 "보육교사 처우 개선은 의지 문제로, 약속으로 끝내지 않고 실천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며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온순 원순'으로 다시 돌아온 박 후보는 "보육 교사 처우 문제는 이미 공약한 바 있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분들에 대한 수당을 고민하고 있다, 가정 어린이집을 영·유아를 분리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며 "돈이 많아서 복지를 시작한 적이 없다, 우리가 좀 더 아껴서 보육을 포함한 복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태그:#박원순,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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