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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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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대가로 올 초 박명기 후보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노현 교육감은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곽노현 교육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311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제가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후보매수를 사전에 합의하거나 공모한 적이 없고, 사후에 승인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후보단일화에 따른 경제적 지원과 관련된) 구두합의를 지시하지도 않았고 (중간에) 보고받은 적도 없고, 지난해 10월 하순 그런 내용을 보고받았을 때 추인하지도 않았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들이 마련한 시나리오에 유리한 진술만 끼워넣어 억지로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곽 교육감은 "박명기 교수의 형편이 아주 어려워 내가 깨달은 도덕률에 따라 도와드리기로 했다"며 "이것이 드러나면 크게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몰래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꼬리를 자르거나 잡아떼는 것 같아 내키지 않지만 이것이 내 진실"이라며 "'2억 원이 어떻게 선의의 부조냐'는 비아냥이 들려오지만 그것(선의의 부조)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명기 교수 "곽 교육감 깜짝 놀라며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곽 교육감으로부터 2억 원을 받은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언론을 통해 내 입장을 발표한 적이 없는데 언론보도로서 내가 그려지고 있다"고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박명기 교수
 박명기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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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후보단일화는 '민주진보진영의 분열로 선거에서 졌다'는 멍에를 지고 싶지 않아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선거비용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이 실정법에 어긋난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곽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두세 차례 만나 선거비나 경제적 지원 문제를 얘기했지만 곽 교육감은 깜짝 놀라며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며 "(곽 교육감의 친구인) 강경선 교수에게 '(2억 원 외에) 더 도와 달라'고 했지만 강 교수는 '이것도 (마련하는 데) 힘들었다, 2억원 으로 급한 것을 처리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곽 교육감의 부탁을 받고 박 교수에서 2억 원을 전달한 강경선 방송대 교수는 "당시 박 교수가 카드빚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등에 땀이 날 상황이었다"며 "그 정도라면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곽 교육감에게 도와드리자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을 진행한 김형두 부장판사(형사합의27부)는 여러 가지 자료와 판례 등을 제시하며 "후보단일화에 따른 이익제공을 사전에 약속했는지 여부는 범죄성립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재판부가 이런 식으로 법해석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재판 방향을 선거법 위반으로 잡은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태그:#곽노현, #박명기,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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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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