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는 9일 방송된 <나가수> 듀엣 무대에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누구보다 <나가수>에 '맺힌 것이 많을 법한' 김연우를 초청하였다.

김경호는 9일 방송된 <나가수> 듀엣 무대에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누구보다 <나가수>에 '맺힌 것이 많을 법한' 김연우를 초청하였다. ⓒ MBC


록신(神)과 연우신(神)의 만남. 록과 발라드라는 대척점에 놓여 있는 두 개의 장르를 대표하는 김경호와 김연우의 우정은 김연우가 군 제대 이후 코러스로 활동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김연우는 'She's Gone'을 깔끔하게 부르는 김경호를 보고 "물건"이라고 점찍어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커플티를 나란히 입고 정답게 찍은 사진 한 장을 두고 "혹시 부부 아니냐?"는 농담 섞인 오해까지 받게 되는 굳건한 우정을 나누었다. 김경호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출연을 확정했을 때는, <나가수> 선 경험자인 김연우가 김경호에게 <나가수>에 적합한 편곡방향을 세심히 알려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김경호는 2번째 도전 만에 <나가수>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김경호·김연우 '사랑과 우정 사이', 상대 향한 배려 돋보였다

 9일 방송된 <나가수>에서 김경호는 오랜만에 <나가수> 무대에 선 친구 김연우를 빛내기 위해서 가수 김경호의 매력을 최대한 억제했다. 김연우 또한 자신을 <나가수>로 다시 불러들인 김경호를 위해서 본인의 스타일대신 폭발적인 샤우팅을 들려주며 무대를 꾸몄다.

9일 방송된 <나가수>에서 김경호는 오랜만에 <나가수> 무대에 선 친구 김연우를 빛내기 위해서 가수 김경호의 매력을 최대한 억제했다. 김연우 또한 자신을 <나가수>로 다시 불러들인 김경호를 위해서 본인의 스타일대신 폭발적인 샤우팅을 들려주며 무대를 꾸몄다. ⓒ MBC

그리고 김경호는 9일 방송된 <나가수> 듀엣 무대에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누구보다 <나가수>에 '맺힌 것이 많을 법한' 김연우를 초청하였다. 그들이 함께 부른 노래는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 사이'. 가끔 '연인 사이로 오해를 받을 정도로 모호한 경계에 놓인' 김경호와 김연우에게 딱 맞는 선곡이었다.

199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로커 김경호와 '발라드 신' 김연우의 만남은 흡사 성악가와 대중음악가의 호흡을 보는 듯하다. 김연우도 과거와는 달리, 목에 힘줄까지 보이는 열창의 무대를 보여줬으나, 오히려 김연우를 위해 배려를 한 쪽은 김경호였다.

지난주 '못 찾겠다 꾀꼬리' 무대에서처럼, 김경호는 시원하면서도 힘 있는 바이브레이션이 돋보이는 로커다. 반면 김연우는 깨끗하면서도 맑은 고음처리가 돋보이는 '절제창법'의 대가다.

자신과 정반대로 노래를 부르는 김연우와의 호흡을 위해서 김경호는 스스로를 가렸다. 그래서 김경호 특유의 강하고도 폭발적인 외침은 없었으나, 김연우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미성이 김경호와 어우러져 남자 듀엣임에도 상당히 편안한 하모니가 탄생하였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김경호, 김연우의 하모니는 좋았지만) 김경호의 매력이 조금 반감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경호가 혼자 튀기보다 김연우와의 호흡을 생각했기 때문에 모든 이가 만족할 만한 듀엣을 이룰 수 있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이번 <나가수> 듀엣 미션에서 김경호의 파워풀한 매력이 반감된 대신, 자기 자신을 자제하면서 끝까지 상대방을 배려했던 김경호로 인해 아름다운 하모니가 더욱 돋보인 '사랑과 우정 사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보다 깊은 우정'있다면, 이들이 아닐까

 9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듀엣 무대에서 환상적 호흡을 자랑한 김경호와 김연우

9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듀엣 무대에서 환상적 호흡을 자랑한 김경호와 김연우 ⓒ MBC


'듀엣'이란 개개인의 노래 실력만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래를 부르는 파트너와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만약에 김경호가 자신의 가창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김연우와의 조화를 추구하기보다 평소대로 성량을 과시했다면 이번 무대에서 '듣기 좋았다'는 평을 얻기는 어려웠을 듯하다.

김경호와 김연우는 이번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그 무엇보다도 서로의 조화로움을 우선에 두었다고 한다. 백청강과 함께 '아버지'를 불렀던 <위대한 탄생>에서도 김경호는 상대의 호흡과 성량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번에도 김경호는 오랜만에 <나가수> 무대에 선 친구 김연우를 빛내기 위해서 가수 김경호의 매력을 최대한 억제했다.

김연우 또한 자신을 <나가수>로 다시 불러들인 김경호를 위해서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대신 폭발적인 샤우팅을 들려주며 무대를 꾸몄다. 이렇듯 각자의 개성을 강조하기보다, 서로를 향해 하모니를 맞춰간 김경호와 김연우의 목소리는 충분히 아름답고 감미로웠다. '사랑보다 깊은 우정'이 있다면, 바로 이날 무대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가 빛났던 이들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나는 가수다 나가수 김경호 김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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