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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들머리에서 열린 김진숙과 5차 희망버스를 지지하는 영화인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4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들머리에서 열린 김진숙과 5차 희망버스를 지지하는 영화인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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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이틀 앞둔 4일 영화인 1543명이 희망버스 지지선언을 발표하면서, 김진숙과 희망버스가 문제가 부산영화제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부산영화제 성공적 개최를 위해 희망버스 자제를 촉구하고 있으나, 이것이 도리어 영화인들을 자극하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농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차승재(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여균동(감독), 맹봉학(배우) 등 영화인들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김진숙, 그녀와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한진 85호 크레인의 아픈 풍경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는 최고의 영화임을 선언한다'며 '희망의 버스를 기다리는 영화인들은 김진숙을 만나러 부산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영화인들의 선언은 부산시를 비롯한 관변단체들이 부산영화제를 핑계로 희망버스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크게 느껴진다. 보수진영은 보수언론까지 내세워 희망버스가 세계적인 영화제를 망치려 한다고 주장했으나 영화제의 핵심을 이루는 영화인들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이들의 주장은 무색해졌다.

부산영화제서 인정받은 감독 배우들 적극 참여

김진숙과 5차 희망버스를 응원하는 영화인 선언을 주도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가 이번 선언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김진숙과 5차 희망버스를 응원하는 영화인 선언을 주도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가 이번 선언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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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명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 중에 부산영화제 수상자들과 올해 영화제에서 작품 상영이 예정된 감독들이 적극 나선 점도 주목된다. 그간 부산영화제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거나 능력을 검증받은 영화인들이 이번 영화인 선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서명을 주도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는 이번 부산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약속>이 신작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통해 투자자들을 유치하게 된다. 최근 개봉한 <의뢰인>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장희철 감독은 이번 부산영화제 한국영화 비전 섹션에 신작 <미스진은 예쁘다>의 상영이 예정돼 있다.  민용근 감독은 <혜화 동>으로 지난해 부산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고, 권우정 감독은 2009년 부산영화제 다큐멘터리 대상을 차지했다. 김대승 감독은 2006년 영화제 개막작 <가을로>를 연출했다.

박찬욱 감독과 임순례 감독, <만추>의 김태용 감독 등 중견 감독들뿐만 아니라 배우 김여진씨와 김꽃비씨, 전주국제영화제 맹수진 프로그래머, 김혜준 전 영진위 사무국장 등도 동참한 이번 선언에는 영화계 전체의 뜻과 의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주위 시선으로 이번 영화인 선언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들과 기타 관계자들도 이번 선언에 공감하며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한 영화인은 "개인적인 손해는 감수할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신경 쓰여 공식적인 참여를 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영화인들의 선언과 같은 마음이기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서명을 주도한 김조광수 대표에 따르면 영화정책 기관 등에서 일하고 있는 준공무원 신분의 영화인들도 참여의사를 나타냈으나 불이익을 우려해 만류했다고 한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는 영화인 시국선언 당시 공공기관에 소속돼 있던 인사들이 압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영화제는 정치 사회 현안과 떨어져 있지 않다"

영화인들이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의미로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영화인들이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의미로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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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적 현안에 대한 영화인들의 선언은 지난해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의 전횡에 분노해 1000인 선언이 발표된 지 1년 반 만이다. 영화계 현안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1000명이 넘는 영화계 종사자들이 서명한 것은 그만큼 공감대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조광수 대표는 "이라크 파병 반대 서명 때도 1000명이 안 됐었다"며 "이번 선언도 3일 오전까지 목표로 했던 276인에 모자랐으나, 저녁에 한꺼번에 서명의사가 전달돼 1000명이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76인을 목표로 한 이유는 희망버스가 예정된 8일이 크레인 농성 276일을 맞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인 선언에는 영화감독과 배우, 제작자, 현장 스태프 외에 영화산업노조와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학생들까지 가세해 전체 서명 규모가 커졌다. 서명 일정이 촉박해 많은 수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예상 밖의 큰 규모라고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화인들은 "영화제는 정치 사회 현안과 떨어져 있지 않다"며 "사회적 부당함을 영상으로 지적하고, 약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모습을 담는 등, 영화제는 늘 약한 사람들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제라는 성격이 태생적으로 85호 크레인 김진숙 등과 연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었다.

독립영화인들은 영화제 기간 중 '85호 크레인+희망의 버스와 함께 하는 영화인 행동'의 일환으로 해운대 내에 희망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8일에는 영화인들이 85호 크레인을 지지방문할 예정이다. 김미례 감독은 그간 촬영해 온 한진 상황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선언에 참여한 한 영화인은 "개막식 때도 관객들에게 85호 크레인을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라며, 어떤 행사가 좋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는 이미 예상하고 있다는 듯 어떤 행사를 할 것인지 궁금해 할 뿐 특별한 제지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인은 "영화제 행사에 차질이 생길 일은 없다"며,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망치게 할 사람들은 아니기에 부산영화제가 부담을 갖게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85호 크레인과 희망버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문] 김진숙과 5차 희망의 버스를 응원하는 영화인 276인(1543인) 선언문

김진숙, 그녀와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부산영화제가 열리는 10월 8일,9일 희망버스가 부산으로 향합니다.
276일(10월 8일 기준)동안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소리쳐 부른 김진숙, 그녀의 목소리가 우리의 양심과 희망이 되어 되살아난 오늘, 영화인들은 새로운 영화를 상상합니다. 이 세상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사람이 보이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첫'마음을 대면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영화가 사랑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영화를 상상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사랑을 보라'
오늘 한국의 영화인 276인은 김진숙, 그녀에게 첫사랑을 고백하는 부끄러움으로 영화에 동행하자는 초대장을 보내고자 하며 그녀를 가로막는 세상의 벽들을 향해 엄중한 경고장을 보내고자 합니다.

김진숙, 그녀와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전국에서 희망을 찾아 모여드는 모든 희망시민들을 우리 영화인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환영하며 한진 85호 크레인의 아픈 풍경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최고의 영화임을 감히 선언합니다. 전세계 영화인들도 살아있는 영화를 바라보게 될 것이며, 가슴 한가득 희망의 영화를 담고 자국으로 돌아가 희망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 희망에 찬 영화를 들고 다시 부산을 찾게 될 것입니다.

영화로 김진숙, 그녀를 부를 것이며
김진숙, 그녀는 영화의 바다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지금 부산국제영화제와 희망의 버스를 기다리는 영화인 275인은 김진숙, 그녀를 만나러 갑니다. 함께 부산으로 갑시다.

그것이 부산영화제를 향하는 영화인 276인의 사랑입니다.
그리하여 감히 선언합니다.

김진숙, 그녀의 해방이 영화의 해방임을!!!
영화인 276인은 한진 김진숙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2011. 10. 4.

김진숙과 5차 희망의 버스를 응원하는 영화인 276인 선언(총 참여 인원 1543명)

선언 참여자 명단 (영화감독. 프로듀서. 배우. 제작자 등)

강기현, 강덕구, 강세진, 강소영1, 강소영2, 강이관, 강정석, 강정엽, 강형철, 경순, 고영재, 고은진, 공미연, 구성주, 구승철, 구정아, 권병길, 권상준, 권선국, 권우정, 권칠인, 권효림, 김경만, 김경민, 김경형, 김곡, 김국형, 김꽃비, 김나현, 김난숙, 김내훈, 김대승, 김대현, 김도혜, 김동명, 김동원, 김동현, 김로사, 김륜희, 김명준, 김문성, 김미례, 김민주, 김민지, 김봉곤, 김부철, 김상민, 김상우, 김선, 김선민1, 김선민2, 김설해, 김성균, 김성만, 김성욱, 김성원, 김성희, 김승환, 김여진, 김영준, 김요환, 김유리, 김유선, 김유평, 김윤미, 김은민, 김이찬, 김일권, 김일란, 김장욱, 김재범, 김재수, 김재호, 김정석, 김정영, 김조광수, 김조영현, 김종원, 김주현, 김준호, 김지곤, 김지영, 김진성, 김청승, 김태용, 김해곤, 김형석, 김혜숙, 김혜준, 김홍백, 김화범, 김환태, 김휘, 김희정, 김희철, 나비, 나정인, 남기웅, 남달현, 남선호, 남인영, 낭희섭, 넝쿨, 류미례, 류현, 류혜영, 맹봉학, 맹수진, 모성진, 문정현, 민병우, 민병진, 민병훈, 민용근, 박강아름, 박규태, 박대민, 박대희, 박명순, 박명희, 박민석, 박민주, 박상준, 박선경, 박성근, 박성림, 박성미, 박성진, 박성호, 박은경1, 박은경2, 박이현, 박자명, 박종근, 박종필, 박주영, 박지연1, 박지연2, 박지영, 박찬욱, 박창록, 박채은, 박철희, 박홍식1, 박흥식2, 방은진, 배경윤, 백경인, 백재호, 변경수, 변영주, 변진영, 부지영, 서갑숙, 서동성, 서동철, 서승현, 서주연, 서진원, 석보경, 성스러운, 손선옥, 손재곤, 손정우, 송은경, 송이, 송지혜, 신동일, 신동환, 신보경, 신부연, 신성아, 신은실, 신지현, 신지현2, 신찬비, 신창환, 심광진, 심산, 심재영, 심현우, 안지민, 양기환, 양성현, 양승렬, 양정원, 양주연, 어지연, 여균동, 여미정, 오기민, 오소영, 오재환, 오정옥, 오정훈, 오진섭, 우승인, 원승환, 유승영, 유지연, 유지완, 윤강로, 윤강희, 윤경돈, 윤상정, 윤성호, 윤영걸, 윤종호, 윤진호, 윤창업, 윤평화, 이경미, 이경희, 이규회, 이란희, 이마리오, 이문형, 이미영, 이병원, 이성규, 이소현, 이송희일, 이수연, 이수정, 이영재, 이유진, 이은, 이은경, 이응일, 이응재, 이의행, 이정민, 이정우, 이준동, 이준하, 이준혁, 이지민, 이지선, 이지연1, 이지연2, 이지연3, 이창선, 이하연, 이현미, 이현빈, 이현정, 이현철, 이훈규, 임경수, 임성운, 임순례, 임정향, 임지선, 임진영, 임찬익, 임창재, 임호경, 장기철, 장민석, 장성연, 장진호, 장철수, 장호경, 장희철, 전유진, 전윤찬, 정가영, 정민희, 정수은, 정수혁, 정연, 정연욱, 정우철, 정원호, 정윤철, 정은경, 정주균, 정지영, 정진욱, 정창영, 정해진, 조경민, 조광희, 조근식, 조민호, 조상범, 조성봉, 조세영, 조영각, 조윤진, 조은별, 조은성, 조인숙, 조정래, 조창호, 조혜미, 주재형, 주현숙, 지민, 지유, 차승재, 최광희, 최선미, 최아름, 최원경, 최은화, 최익환, 최재원, 최지선, 최진성, 태준식, 하기호, 하명미, 하정완, 한결, 한동균, 한상범, 한영희, 현정훈, 혁상, 호림, 홀릭, 홍기원, 홍명교, 홍미경, 홍민기, 황규석, 황슬기, 황예지, 황윤경, 황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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