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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oisoo 그는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며 친구이다. 그가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에...
▲ 이외수 @oisoo 그는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며 친구이다. 그가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에...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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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에 사시면 혹시 이외수 선생님 아세요? 아신다면 친하세요?"
"나는 이외수 선생님과 친한데, 선생님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트윗을 하면서 심심치 않게 받는 질문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이외수 작가가 나와 같은 동네인 화천에 사신다는 이유로 나도 좀 유명세를 타는 건 아닌지... 38선 이북 촌 동네(화천)에 사는 사람(본인)이 6만4천여 팔로어를 보유하게 된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다.

100만 팔로어. 정확하게 이 시각 현재 930,108명이다. 하루 1천명 이상의 트위터들이 그를 팔로윙하고 있으니, 정확한 계산이 어렵기 때문에 그냥 100만 팔로어를 보유했다는 표현이 차라리 편하다.

그는 wtkr(http://www.twtkr.com) 사이트에서 집계한 결과를 보더라도 국내 트위터 사용자 전체 1위, 작가부문 1위, 소설가 부문 1위 등 포인트 1위, 팔로어 보유자 1위, 리스트 된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트위터계의 대통령으로 불린 지 오래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종하는가

다음 작품 구상을 위해 준비한 요트
▲ 여여호 다음 작품 구상을 위해 준비한 요트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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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하시면서 많이 받는 질문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그는 간단하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은 팔로어를 보유할 수 있는지를 묻는데, 답은 <아불류시불류(我不流 時不流)>" 라고 말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가만히 있는데, 나를 누가 알기나 하겠나! 트위터에서 내가 깨어 있음을 알리는 게 맨션 아니겠는가!"

정답이다. 트윗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트위터에 뭔가 엄청난 것이 있는 줄 알고 시작한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식상해 한다. 어떤 이야기를 타임라인에 써도 반응이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럴 때 다수의 사람들은 방관자적 입장으로 돌아가 유명인을 팔로윙해 그들의 트윗을 보게 된다. 그 유명인의 대표적 인물이 이외수 작가다.

'그 상황을 어떻게 그렇게 묘사할 수 있을까!' 이외수 작가의 트윗을 보면서 트위터러들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일이다. 그의 이같은 트윗이 소문나면서 이외수 어록이란 용어까지 생겨나고, 작가는 자신이 트위터에 쓴 글(트윗)을 정리해 지난해 '아불류시불류'라는 제목의 도서를 출간해 한동안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그러면 그의 트윗이 어떤 마력을 지녔기에 100만 팔로어들이 그를 따르는지 알아보기 위해 9월 한달 동안의 그의 트윗 내용을 들여다 봤다.

# 사는 이야기(주요 내용 정리)
▶ 지난 여름에는 여자들의 하의실종 패션이 유행했습니다. 내년에는 상하의가 다 실종되는 패션이 유행하기를 바라는 남자들도 있지 않을까요. 반드시 음탕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지 말아 주세요. 남자들은 대부분 선천성 안구 정화욕구라는 본능을 가지고 있답니다.

▶ 젊은 부모들은 대부분 자기 아이가 4살 이전에는 천재인 줄 압니다. 뿐만 아니라 또래의 다른 아이들도 천재라는 사실은 절대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 아이가 자신밖에 모르는 바보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밑지면 분명 손해인데 어떻게 계산해서 본전이 되는지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아시는 분, 계산법을 좀 가르쳐 주3

▶ [고전유머] 대통령이 어느 정신병원을 방문했다. 모든 환자들이 열광적으로 대통령을 연호했다. 그런데 한 환자만 딴전을 피우고 있었다. 대통령이 의사에게 말했다. 저 환자는 중증 같은데. 병원장이 대답했다. 오늘 아침 제 정신으로 돌아온 환자입니다

▶ 전어의 계절입니다. 이 계절이 되면 가을 전어가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말이 떠돌곤 합니다. 하지만, 고작 생선 한 가지 때문에 들락날락하는 며느리라면 전어만 먹고 또 집 나가지 않을까요. 물론 트집 한번 잡아보는 겁니다.

▶ 물론 쓰레기라고 언제나 쓰레기통 속에 있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자신이 쓰레기인 줄도 모르는 쓰레기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야비찬란한 열폭언어들로 특정 공간을 어지럽히는 경우를 목격합니다. 참 초라해 보입니다

▶ 자장면 때문에 그동안 짬뽕, 김치찌개, 된장찌개, 부대찌개, 꽁치, 떡볶이, 해물찜, 장아찌, 보쌈, 찹쌀떡, 계란빵, 쫄면 등 경음으로 표기되는 음식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까. 안심해라, 이제부터 짜장면이다

▶ 남의 글을 앞뒤 문장 다 잘라 버리고 한 부분만 지적해서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생트집을 잡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해력 부족에서 오는 현상입니다. 그런 분들께는 한글을 판독할 줄 안다고 문학까지 판독할 줄 아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초딩도 아니면서 입신의 경지에 이른 프로 바둑기사에게 초면에 알까기 대국을 신청했다면 거절당하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사이트마다 돌아다니면서 프로 자격이 없다느니 인간성이 더럽다느니 떠벌리고 다니면 블록이나 언팔 당하는 거 당연합니다. 당연 쌤통입니다

▶ 사람이 태어나 오래 살아야 100년. 인생은 한 마디로 고난의 연속인데 남을 웃게 만들지는 못해도 남을 울리지는 말고 살아갑시다. 오늘은 월요일. 미지근한 물에 불어터진 군용 건빵처럼 맛대가리 없는 날. 그래도 그대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 급분발하기

▶ 드디어 화천강에 떠다니는 집필실을 마련했습니다. 배의 이름은 여여호(如如號). 여여는 울 싸모님이 인터넷에서 쓰는 닉네임입니다. 배의 이름은 선주의 아내나 딸의 이름 또는 꽃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통례라 하여 저도 여여로 붙였습니다. 아담한 배입니다

▶ 꽃꽂이 선생님이 5살 난 아이에게 동자꽃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게 무슨 꽃인지 아니? 5살(교정) 난 아이가 반문했습니다. 걍 이쁘다는 거만 알면 안 돼요? (이건 의외로 어른을 의미심장하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 어릴 때 미군 지프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아이들은 소리쳤다. 헬로 쪼꼬레또 기부 미. 그러면 미군들은 레이션 박스를 던져 주었다. 그때 구걸해서 얻어먹은 군용 전투식량, 빌어먹을, 지금은 엄청난 양의 소고기 수입으로 되갚고 있다. 그래, 공짜는 없다

▶ 늑대소년이라는 넘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속아 주는 나라가 있습니다. 가끔 생사람을 늑대로 오인해서 무자비하게 때려잡는 경우도 있지요. 아, 흥분하지 마세요. 자유당 때 얘깁니다

▶ 제가 올린 멘션 중에 '처녀 불알'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표현이 왜 그따위냐고 몇 분이 매우 교양 돋는 태클을 거셨습니다.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중의 상투'라는 표현과 함께 회자되어 온 우리 나라 속담입니다. 매우 구하기 힘든 물건을 상징합니다

▶ 어릴 적 놀이들 중에는 금을 밟으면 죽는 놀이들이 많았지요. 금을 밟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일단 놀이에서 제외됩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규칙이지요. 그런데 어른들은 이상합니다. 누구는 금을 밟았는데도 살려주고 누구는 금 근처에도 안갔는데 죽입니다

▶ 기자가 식인종 식당을 취재하고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철학자 튀김 10달러, 판검사 구이 20달러, 정치가 볶음 300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기자가 물었다. 정치가는 왜 이렇게 비쌉니까. 그러자 주인이 말했다. 깨끗하게 손질하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 도처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고 국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99퍼센트가 북한 소행일 거라고 발언하신 분이 계시는군요. 북한이 그토록 다양하고 놀라운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도대체 우리 정부는 무얼 하고 있었기에 번번이 당하기만 할까요

▶ 학교에서 문학작품을 감상도 하기 전에 분석부터 하면서 읽도록 가르치는 일은 결과적으로 음식을 최대한 맛대가리 없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과 같습니다. 음식을 만든 요리사로서는 좋아할 까닭이 없지요

▶ 사랑이 밥 먹여 주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밥 먹기 위해서 사랑하는 거 아니라고 대답해 드리고 싶습니다. 메롱

▶ 23일 알바몬에 따르면 식당 알바생들이 목격한 최악의 꼴불견 손님(복수 응답)에 '시끄럽게 떠들고 버릇 없게 구는 아이를 전혀 제지하지 않고 방치하는 손님(19.3%)'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자녀의 방종을 자녀의 애교로 착각하지 맙시다

▶ 씨라는 호칭은 흔히 자기와 같은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씁니다. 윗사람에게 쓰면 결례가 되지요. 하지만 언론은 국민 전체를 대신하기 때문에 씨를 붙여 써도 무방합니다. 트위터에서 제게 씨라는 호칭 붙이시는 분들, 조심하세요, 한순간에 노털되십니다


외로운 솔로들께 애인이 생기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핸폰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애인 생겼다고 제게 고백하신 솔로 많습니다.
▲ 이외수 작품 외로운 솔로들께 애인이 생기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핸폰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애인 생겼다고 제게 고백하신 솔로 많습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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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사회현상을 해학으로 표현하거나 젊은이나 중장년층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어떻게 60대 중반을 넘어선 촌로가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는 '세상은 감성을 지닌 사람보다 지식을 가진 사람이 많을 때 각박해진다'라고 했을까!

# 우문현답 또는 현문우답
@sweetrain1205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결혼했습니다 행복하길 빌어야겠죠 선생님?
@oisoo 그분은 인연 따라 갔으니 딴분이 인연 따라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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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ilbear 생각이 너무 많아 잠 못 자는 취준생에게도 위로 한말씀 부탁드려요ㅜ
@oisoo 생각의 끝에는 언제나 근심이라는 열매가 열립니다. 생각을 뚝 끊고 공부에 심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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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ylife 선생님 이십대 후반의 혼자인 그리고 여자인 저에게 한 말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oisoo 꽃같은 나이에는 자주 웃기만 해도 벌나비가 날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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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5Y_Nell 외수형, 여자친구가 안 생겨요. 평생 안 생기겠죠?
@oisoo 대어는 원래 입질이 늦게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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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blev89 외수님 ㅠㅠ 이 나태해진 저를정신차리게해주세여 참고로 고2여학생입니다 ㅠㅠ
@oisoo 나태는 가난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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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ocmon 고시생에게도 희망된 한 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oisoo 창문 없는 고시촌 방에도 볕들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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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bong4659 이외수선생님! 고3인데요 ㅠ 힘낼수잇겡...명언날려주세여!!
@oisoo 막 찍어도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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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ertfoxPjh 외수님 요즘엔 맨유안 봅니까?예전에 껌 없에버린다는 얘기 참 좋았는데ㅋ
@oisoo 맨유는 안 보고 박지성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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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nkenGeorge 이외수선생님은 뇌가 참 섹시하신거 같아요
@oisoo 지금 뇌가 빨개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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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deok_ 이른시간인데 선생님은 여전히 활동중이시군요.에너지 충전 잘 하셔서 좋은 글 많이 써주십시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독하네요.
@oisoo 감기는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 대접해서 보내 드리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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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yunseok 외수아저씨~ 맞팔 안되시나요~~??
@oisoo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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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tam3058 외수선생님, 아무리봐도 멋지십니다.^^*
@oisoo 그런데 저를 팔로잉하지 않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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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gogow 트윗에서 교정본 올리시는거보니 작가님 혈액형이 궁금해졌어요^^
@oisoo 소문자 트리플 aaa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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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0502 선생님~~ 남자는 못믿을 존재인가여?
@oisoo 저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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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_Sniper 박명기교수 새변호사, "박교수 대가성 지원받은거아니다 보수언론 다소설이다! 명예회복해달라"오마이인터뷰! 박교수, 교육감, 두분다 대가성없다는데 검찰 뭘끝까지 주장할지!
@oisoo 소설은 저한테 맡기시잖고

담배 대신 꽃을 문 빨모돌(빨간 모자의 짱돌). 오랜 흡연으로 얼굴이 썩었습니다.
▲ 금연트윗 담배 대신 꽃을 문 빨모돌(빨간 모자의 짱돌). 오랜 흡연으로 얼굴이 썩었습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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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답 맨션 또한 재치와 위트가 넘친다. 질문자의 의도에 따라 때론 심각하게 또 때론 가벼운 농담으로 받는다
.
"유명인이니까 팔로어가 그렇게 많은 것 아닙니까!" 라는 어느 분의 의견이 맞다면 그(이외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은 얼마든지 많다는 데에 대답이 궁색해 진다. 답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공감과 그만의 특유한 소통 방식이 아닐는지.

미확인 보행물체

'미확인 보행물체'그가 구상하고 있는 다음 작품명이다. 물론 아직 가제(假題)이지만 물위를 걸어 다니는 사람 이야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위를 걸어 다니는 사람을 알려면 내가 물위를 걸어봐야 하는데...' 그는 요트를 생각했다. 그래서 싸모님(작가는 부인인 전영자 여사를 그렇게 표현한다)에게 요트를 사 달라고 졸랐다. 답변은 '노'.  싸모님 입장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었지만, 선생은 떼를 썼는지 설득을 했는지 승낙을 얻어내 지난 9월초 한 대의 요트를 멋지게 화천강에 띄웠다.

이처럼 때묻지 않은 순수와 감성을 지닌 미확인 보행물체(?)에게 매일 일천여 명(팔로어)이 그를 찾는다.


태그:#이외수, #화천, #감성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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