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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닭이 한데 어울려 사는 진풍경입니다.
 토끼와 닭이 한데 어울려 사는 진풍경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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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고향집에는 토끼와 닭이 한데 어울려 삽니다. 옛날에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살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토끼와 닭이 한 우리에서 사는 모습은 아마도 낯설어 보일 것입니다. 이들이 사는 진기한 풍경을 보세요.

나의 살던 고향은 청자골로 널리 알려진 전남 강진 대구면 계치 마을입니다. 고향 가는 길은 늘 바다가 함께 동행을 합니다. 국도 23호선인 이 도로는 아름다운 도로로 널리 알려져  있답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황금물결 일렁이는 들녘을 지나 고향마을의 고샅길로 접어듭니다. 붉은 백일홍이 화사한 미소로 반깁니다. 추녀 끝의 풍경은 갈바람과 함께 가을노래를 합니다. 부용화는 고운 자태를 뽐냅니다.

부용화는 고운 자태를 뽐냅니다.
 부용화는 고운 자태를 뽐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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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농원의 토끼우리로 갑니다. 인기척에 닭과 토끼들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사람 손에 길들여진 이 녀석들이 먹이를 주려는 걸로 알았나 봅니다. 호박잎 이파리를 따서 우리 안으로 던져주자 귀여운 토끼 세 마리가 모여 사이좋게 갉아 먹습니다.

토끼는 전 세계에 3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토끼는 집에서 사육하는 집토끼와 야생에서 사는 산토끼가 있습니다.

초식동물인 토끼는 맹장에서 주로 소화가 일어나는 대장소화동물입니다. 그래서 토끼의 맹장은 위장의 10배가 넘으며 전체 소화기관의 40%를 차지합니다.

두 가지 똥을 누는 토끼는 그 중 하나를 다시 주워 먹습니다. 딱딱한 똥과 묽은 똥을 누는데 영양가 많은 묽은 똥은 토끼가 다시 먹는답니다. 대장에서 흡수하지 못한 양분을 먹어 위에서 또 다시 소화시키기 위해서지요. 칡넝쿨과 춘란을 뜯어 먹은 토끼 똥은 한약재로도 쓰인답니다.

닭은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집에서 기릅니다. 시골에서 키우면 촌닭이 되는 거지요. 야생의 들닭을 가축화한 닭은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서기전 1700년경부터 기르기 시작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닭의 사육은 확실하지는 않으나 삼국시대 이전부터라고 전해집니다.

이들은 대체 태어나서 몇 년을 살까요. 생쥐의 수명이 3년인데 비해 토끼의 수명은 13년, 닭은 30년을 삽니다.

감이 익어갑니다. 벌레 먹은 감은 홍시가 되었습니다.
 감이 익어갑니다. 벌레 먹은 감은 홍시가 되었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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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가꾸고 있는 농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알밤이 영글어가고 감나무에 감은 주렁주렁합니다. 벌레 먹은 감은 홍시가 되었습니다. 강아지풀과 들꽃이 이따금씩 끄덕이는 나른한 오후입니다.

농원에는 또 다른 새 가족이 생겼네요. 올 여름 유난히도 긴 장마와 물난리로 방죽이 자꾸만 무너져 내려 시멘트로 새로 단장을 하고 새로운 식구들을 이렇게나 많이 데려왔답니다. 동생 말에 의하면 1000여 마리나 된다고 하니 이거 엄청난 대가족이죠.

먹이를 던져주자 수초 아래로 비단잉어가 무리지어 몰려듭니다.
 먹이를 던져주자 수초 아래로 비단잉어가 무리지어 몰려듭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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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잉어에게 먹이를 주며 함께하다보니 세상사 시름은 어느새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비단잉어에게 먹이를 주며 함께하다보니 세상사 시름은 어느새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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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잉어 가족입니다. 울긋불긋 알록달록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이 퍽이나 아름답습니다. 강진군청에 다니는 동생이 먹이를 던져주자 수초 아래로 비단잉어가 무리지어 몰려듭니다. 양어장의 수초는 옥잠화와 물배추입니다. 이들 수초는 수질정화 능력이 아주 탁월합니다.

비단잉어에게 먹이를 주며 함께하다보니 세상사 시름은 어느새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가을 햇볕에 번뜩이는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곱습니다. 특히 황금잉어의 자태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황홀경으로 빠져듭니다.

가을입니다. 농원 가장자리에는 호박이 누렇게 익어가고 이름 모를 풀벌레들의 노래 소리가 가득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향집, #토끼, #비단잉어, #맛돌이,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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