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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가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신계륜, 추미애, 천정배, 박영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의 사회로 열리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가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신계륜, 추미애, 천정배, 박영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의 사회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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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시민운동가에게 서울시를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시정 경험이 있는 정치인과 민주당이 함께해야 한다."

<오마이뉴스> 주최로 21일 오전 10시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는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향한 견제구를 날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신계륜 후보(기호 4번)는 "서울시장은 비바람이 몰아쳐도 싸워야 하는데 시민운동가인 박 변호사가 반 한나라당의 선봉에 설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강조했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 맞장토론에 '후끈'
천정배·박영선·추미애·신계륜 후보는 각자 자신의 기호를 손에 꼽은 후 얼굴에 손을 바짝 갖다 댔다.

딱딱하게 굳은 포즈 말고 색다른 것을 시도해 보자는 취지로 '승리의 브이'를 그리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기호 2번'을 뜻할 수 있어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는 반대 의견이 곧장 튀어나왔다.

이에 후보들이 자신의 기호를 손에 꼽은 것이다. 결국 네 후보는 얼굴을 맞대고 익살스러운 사진을 찍었고, '인터넷 토론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후보들의 '귀여움'이 도드라졌다.

<오마이뉴스> 주최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단체 사진으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본격 토론에 들어가자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발언 시간을 보여주는 초시계 위치 및 발언 순서 등을 꼼꼼하게 따지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던 네 후보들은, 다른 후보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맞짱토론' 순서가 되자 공격 수위를 높이며 토론에 박차를 가했다. 사회를 맡은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맞장 토론을 하니 열기가 뜨거워진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1시간 30분 간 이어진 토론이 모두 끝나자, 당직자들은 "토론회가 거듭될수록 후보들 발언에 날이 서면서 토론이 격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가 사회를 맡은 이날 토론회에서, '박원순 후보의 시장 적합성'에 의문을 표한 후보들은 박 후보가 약진하는 상황의 원인을 당 내부에서 찾았다.

추미애 후보(기호 3번)는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민주당이 외부에 먼저 눈길을 주며 우물쭈물했고, 정책에 있어서도 여당일 때는 FTA를 찬성하고 야당일 때는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후보(기호 2번)는 "문턱을 낮춰야 한다, 민주당은 새로운 경선 방식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어 왔는데 최근 이것이 정체됐다"며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개혁 바람이 분 게 10년 전인데 아직도 이 분들이 당의 지도부로 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 새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후보 역시 "민주당 인적 구성에 문제가 있다, 486세대가 막내인 민주당은 세상이 바뀌는 흐름을 놓쳤다"며 "더 아래로(젊은층으로) 내려가 10대~30대 청년들의 갈망이 담긴 '안풍'(안철수 바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당심이 큰 당원들의 마음을 흡수하고 안풍도 흡수해 힘을 합할 때, 민주당의 갈 길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가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신계륜, 추미애, 천정배, 박영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 직전 후보들이 각자의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깜찍한 모습의 민주당 경선 후보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가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신계륜, 추미애, 천정배, 박영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 직전 후보들이 각자의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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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후보단일화] "시민후보, 입당 해도 하지 않아도 좀 그렇다"

힘을 합치는 가장 큰 흐름인 '야권단일화'에 대해서는 네 후보 모두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 후보는 "통큰 단일화를 하자"며 "민주당을 쇄신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지만 시민단체도 민주당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단일화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추 후보는 당내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가산점'에 대해 "받지 않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를 보니 박원순 후보가 여성 가산점제를 신경 쓰는 것 같더라"며 "당당하게 가산점을 받지 않을 테니 민주당에 마음 놓고 입당하라"고 제안했다.

천정배 후보(기호 1번)는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해서 결정한다면 어떤 방식이든 좋다"면서도 "인기투표 방식인 여론조사는 민주적 방법이 아니다"라며 '여론조사 방식'으로 야권단일후보를 뽑는 것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천 후보는 "시민후보(박원순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됐을 때 민주당에 입당해도, 하지 않아도 좀 그렇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이 시민후보에 대해 뻐꾸기 심보라고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표 공약] "이명박·오세훈이 망친 서울시 되돌려 놓겠다"

네 명의 후보자들은 각자가 내세운 공약 알리기에도 열심이었다.

천 후보는 "서울시를 '시민의 집'으로 만들겠다"며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6만 원의 아동 수당을 지급하고, 초등학생 학습 준비물과 중·고생 교복을 무상으로 지급하며 강남·북 격차를 없앨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는 "부채 증가, 일자리 감소, 한강 르네상스, 전월세 대란 등 5대 악재를 추미애가 청산하고 투명한 서울시 예산을 위해 시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하겠다"며 "또, 청년·노인·비정규직에게 기회를 확대하는 서울경제 정의론을 제시하고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서울 젊은이 펀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서울에 지혜롭고 열정적인 엄마들이 교육에 참가하는 정책 등을 통해 똑 부러지고 당찬 박영선이 서울시정을 챙기겠다"며 "이명박·오세훈이 망친 서울을 '젊은 서울, 엄마 서울, 감동 서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서울의 4개 직업학교를 재편해 2년제 무료 기술전문대학으로 운영하고 청년 창업을 지원해 청년 실업을 해결하겠다"며 "가든파이브 등 잘못된 정책을 고발해 사업을 중단시키고 그 돈을 복지에 돌리겠다"고 밝혔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가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신계륜, 추미애, 천정배, 박영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의 사회로 열리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가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신계륜, 추미애, 천정배, 박영선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의 사회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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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FTA 두고만 설전? "FTA 금지어로 설정해 달라"

이날 토론에서는 한·미 FTA 체결을 둘러싼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토론회가 본격화되면서 후보간 공방도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전날 첫 TV 토론회에서도 천 후보와 박 후보는 한·미 FTA를 두고 논전을 벌였었다.

천 후보는 이날도 한·미 FTA를 토론주제로 이슈화하기 위해 공세적으로 나섰다. 그는 "한·미 FTA가 이대로 발효되면 공공정책권이 반신불수가 돼 복지서울은 불가능하다"며 "'엄마 서울'은 '팥쥐 서울'이 될 텐데, FTA를 찬성한 것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할 생각은 없냐"고 박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통화했는데 '독소조항 부분이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과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의 숫자 등을 비교했을 때 이익의 균형차원에서 (독소조항은) 우리가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하더라"며 "참여정부 당시엔 이익의 균형이 맞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 때문에 이것이 깨졌고, 이런 상태라면 독소 조항 부분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정책위의장으로서 '재재협상 해야 할 10가지 조항'을 정리해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독소 조항을 받아들이면서 관세 인하 몇 %를 누리는 게 이익의 균형이냐"며 박 후보를 비판한 추 후보는 이내 화살을 천 후보에게 돌렸다. "한·미 FTA 체결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냈는데 그때는 왜 말리지 못했나, 이제 와서 재재협상을 주장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명확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장관을 그만둔 후 당에 복귀해 단식으로 체결을 막으려했다"며 "막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신 후보는 "천 후보가 단식할 때 '장관 할 때 싸우지 왜 나와서 단식하나'라고 생각했다"며 "정부 각료로서 (한·미 FTA 체결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일반적 시선"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후보들 간에 한·미 FTA에 대한 설전이 계속되자, 생방송으로 토론회를 시청하던 누리꾼들은 "FTA는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다, 다른 주제 토론도 다양하게 해야 하는데 (FTA에 대해서만 말하니)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비쳐진다"(mimi, 오마이뉴스)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FTA 얘기 그만하고 서울시장 후보로서 비전을 얘기해 주세요"(천사, 오마이뉴스), "사회자님, FTA 금지어로 설정해 주세요"(tegee, 오마이뉴스)라며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이어가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태그:#서울시장, #민주당,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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