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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 간판 옆에 반려동물 장례식에 대한 광고판이 걸려있습니다.
 절 간판 옆에 반려동물 장례식에 대한 광고판이 걸려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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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 일(금요일) 오사카 시가지(오사카시 서구)를 걷다가 우연히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보았습니다. 반려동물의 장례식에 대해서 24 시간 상담에 응하고, 인터넷 서비스도 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특히 동물들을 좋아합니다. 늘 동네에서도 개를 끌고 산책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서울 시내 지하철에서 상자에 담은 강아지를 끌고 타는 일본인 여행객을 본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개를 혼자 두고 여행을 할 수 없어서 아예 강아지를 상자에 담아서 한국에 여행을 온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서울에 사는 일본인이 강아지를 들고 지하철을 탔는지도 모릅니다.

   반려동물 장례식을 치러 준다는 절 정면 모습입니다.
 반려동물 장례식을 치러 준다는 절 정면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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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인간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지 않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짐승도 있고, 식물도 있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짐승들을 우리에 가두거나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짐승들 역시 자신들을 잡아서 먹거나 가죽을 얻으려는 탐욕스러운 인간들로부터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사람 월트 디즈니가 미키마우스라는 생쥐를 팔아서 디즈니 세계를 만든 것처럼 일본 사람들은 헬로키티와 피카츄를 만들어서 세계시장에 팔았습니다. 우리는 어떤 동물을 만들어서 팔아야 할까요. 88 올림픽 때 우리는 호돌이를 만들었는데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여러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세계 시장을 두드리기에 힘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안고 있는 흰 고양이는 까마귀가 먹이로 가져가려던 것을 땅 떨어트려서 치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늘 이 고양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고양이라고 말합니다. 이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에 비해서 털이 부드럽고 고와서 하늘 힘이 깃들인 것 같습니다.
 안고 있는 흰 고양이는 까마귀가 먹이로 가져가려던 것을 땅 떨어트려서 치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늘 이 고양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고양이라고 말합니다. 이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에 비해서 털이 부드럽고 고와서 하늘 힘이 깃들인 것 같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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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과 같이 사는 짐승을 애완동물, 반려동물이라고 합니다. 요즘 동물도 단순히 인간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아니고 소중한 목숨이 있고 인간과 더불어서 살아간다고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페트(pet)라는 말과 콘페니온 애니멀(companion animal)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목숨을 소중히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같이 살다보면 정이 들고 헤어지기 싫게 됩니다. 개의 경우 대략 10년 이상 같이 살다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인지 일본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이나 가게들이 번창하고 있습니다.

   시가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에서 찍은 고대 이집트 유물 가운데 귀걸이를 한 고양이입니다. 영국 대영박물관에는 두 귀에 귀걸이를 한 고양이 유물도 있습니다.
 시가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에서 찍은 고대 이집트 유물 가운데 귀걸이를 한 고양이입니다. 영국 대영박물관에는 두 귀에 귀걸이를 한 고양이 유물도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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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들은 반려동물의 무덤을 만든 지 오래되었다고 말합니다. 2만년 정도 전에 살았던 조몽인의 주거지 부근에서도 개의 뼈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고양이 미라가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고양이를 특별히 좋아하고 영물로 취급해서 고양이 귀에 귀걸이 걸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본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유난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죽으면 관련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장례 절차를 밟기도 하고 화장을 한 뒤에는 그들만이 묻히는 무덤도 있습니다. 아예 반려동물을 구입하면서 보험에 가입하여 병 치료에서 먹이, 관리, 장례, 무덤 등 전반적인 서비스를 맡기는 사업도 있습니다.

동물 중에서 개의 쓰임새는 여러 가지입니다. 경찰견, 군견, 특정물질 탐지견, 맹인안내견 등 아주 다양합니다. 개의 뛰어난 냄새 맡는 능력을 인간이 활용하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지진 탐지 능력이 뛰어나 지진이 오기 전에 이상 행동을 보여서 인간에게 이상을 알리는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반려동물은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새, 파충류, 양서류 등으로 확대되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열대 우림지역에 사는 특정 생명체가 멸종 위기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워싱턴 조약이 맺어져 멸종 위기에 있는 생명체의 반입, 매매를 국제적으로 금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사람을 배반하지 않고 인간과 더불어 놀아주고, 싫증을 느끼지 않고, 게으른 인간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러나 가끔 반려동물에 싫증을 느끼거나 귀찮게 생각하여 함부로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인간의 호기심이나 욕심으로 시작한 일이 생명 경시로 빠지는 듯해서 슬픈 일입니다. 버려진 반려동물들은 주인을 찾지 못하면 대부분 도살 처분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의 장례식까지 치러 주면서 끔찍이 짐승의 생명을 아끼는 일본 사람은 존경스럽습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 때 한반도, 중국 등 동남아에서 벌어진 살육의 주인공이 일본인이고 그러한 역사적인 사실들까지 부인하려고 합니다. 어떤 모습이 참 모습일까요?

9월부터 내년 4월까지 와카야마켄 다이치(太地)에 사는 조합원 23명에게 돌고래 2000 마리를 잡아도 좋다고 허락했다고 합니다. 이 기간동안 사람들은 돌고래를 바닷가로 몰아서 그물로 가두고 때려죽이는 학살이 자행되고 주변 바닷가는 피바다로 얼룩집니다. 지금도 연구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바다 포유류인 고래잡이와 고래 고기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돌고래나 고래 등 포유류를 잡아먹어도 그들을 위해서 장례를 치러 주고 무덤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어미젖을 빨고 있는 새끼 고양이입니다.
 어미젖을 빨고 있는 새끼 고양이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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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아시히 신문, 2011.9.7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고양이, #반려동물, #오사카시, #반려동물 장례식,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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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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