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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모 경주시 부시장이 공무원을 집결토록 지시한 백결공연장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 문제의 백결공연장. 우모 경주시 부시장이 공무원을 집결토록 지시한 백결공연장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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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 고위간부가 지난 3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주 방문을 앞두고 시청 산하 전 공무원을 동원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 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우병윤 경주시 부시장은 지난 3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 방문을 앞두고, 시청 시정새마을과(옛 총무과) 직원을 통해 전 공무원들에게 행사장 집결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시를 받은 경주시 시정새마을과의 A씨(7급)는 이날 오후 2시 16분 경주시 산하 1400여 명의 공무원들에게 '부시장 긴급 지시사항'이라며 "엑스포 백결공연장으로 15시 20분까지 집결"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일제히 발송했다.

문자메시지에 '부시장 긴급 지시사항'이라고 적혀 있다.
▲ 부시장 긴급지시 사항 문자메시지에 '부시장 긴급 지시사항'이라고 적혀 있다.
ⓒ 김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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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일 오후 2시 30분 신경주역에 도착했다. 경주시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시각은 오후 2시 16분(사진에는 14:16으로 표기)이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일 오후 2시 30분 신경주역에 도착했다. 경주시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시각은 오후 2시 16분(사진에는 14:16으로 표기)이었다.
ⓒ 김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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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결 시간으로 명시된 오후 3시 20분은 박 전 대표가 백결공연장 관람이 예정된 시각과 동일하다.

박근혜 전 대표 온다고 전 공무원 동원 지시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경부고속철도 신경주역에 도착해 최양식 경주시장과 정수성 국회의원(무소속), 이병석·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등의 영접을 받은 뒤 2시 40분께 신경주역을 떠났다. 박 전 대표는 오후 3시께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에 도착했다.

박 전 대표는 엑스포행사장에 도착해 자신을 영접했던 국회의원들과 귀빈실에서 잠시 환담한 뒤 우 부시장이 공무원 집결을 지시한 장소인 백결공연장으로 이동해 관람객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 후 다시 장소를 이동해 일부 전시를 관람한 뒤 경주를 떠났다.

우 부시장의 공무원 동원 지시는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위반 여부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주시 공무원노조는 물론 지역 정치권과 노동계의 항의와 반발이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 경주시지역위원회 이광춘 위원장은 "부시장이라는 막중한 직위를 이용해서 공무원을 동원한 것은 명백하게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법을 위반하면까지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인을 영접하기 위해 공무원을 동원하려 한 발상은 과거 권위주의적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로 참으로 어처구니없다"라고 지적하고 "재발방지와 부시장의 엄중 사과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최양식 경주시장은 우 부시장의 지시를 사전에 알고도 묵인했는지, 몰랐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공무원노조 경주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런 부당한 일을 두고도, 아무렇지도 않은일로 생각하는 일부 고위 간부들의 안일한 인식이 반드시 바뀌어야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쉬는 주말 오후에, 그것도 시청 조직을 이용해 전체 공무원을 동원한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 부시장은 6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경주에 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차원에서 백결공연장 등(박 전 대표의 관람코스)에 인원이 많이 모자란다고 판단해 동원을 지시한 것일 뿐 정치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정치운동 금지' 조항은 "공무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으며,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신문 경주포커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경주, #박근혜, #공무원정치중립, #경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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