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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 저지 로비를 벌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태규씨가 "내년 선거 때 돕겠다, 의혹 제기를 멈춰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3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 4~5월쯤 캐나다에 있던 박씨가 박 전 원내대표의 지인을 통해 '엉뚱한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박 전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로비스트 박씨와 여권 인사들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었다. 박 전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씨는 "건강이 나쁘다" "이를 6~7개 정도 뺐을 정도로 나쁜데 건강이 추슬러지는 대로 귀국하겠다" "귀국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돈 받은 게 얼마 안 된다"고 통사정했다.

 

박씨는 "나를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의 몸통으로 몰아가는 공세는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내년에 무슨 역할을 해서 도울 테니까 (날) 좀 도와 달라"고 제의했다고 박 전 원내대표는 밝혔다.

 

구체적인 제의 내용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나중에 밝히겠다"고 했지만 이 제의가 총선과 대선 등 내년에 있을 선거에서 야당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정권교체 하는데 자기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박씨가 현 여권 관계자들과 깊숙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그런 사람들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은 나한테 말도 하지 말라, 무조건 귀국해서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사는 길'이라고 했다"고 박씨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실제로 박태규씨가 교분을 갖고 있는 분들이 전 지사, 그리고 상당한 여권인사들을 거명했기 때문에 그런 관계도 박씨가 검찰에서 밝혀야 된다"며 "단순한 교분만 있는지, 저축은행과의 무슨 관계가 있는지, 검찰에선 그런 문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관계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국민 의혹을 불식시켜줘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저축은행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삼성꿈재단에서 500억, 포스텍에서 500억을 부산저축은행에 출자를 시켰으며, 포항에 있는 건설업체에 왜 대출을 해줬느냐"며 "여기에 유력한 정치인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고, 또 그런 것까지 밝혀져야 몸통"이라고 주장했다. 

 

김두우 수석, 부산저축은행 공동검사 국면에서 박씨와 골프

 

한편 하루 전 박태규씨와의 오랜 친분과 전화통화 사실을 인정했지만 박씨의 로비를 받거나 이에 응한 적이 없다고 했던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해 상반기 박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31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검 중앙수사부는 박씨와 김 수석이 지난해 상반기에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정황을 파악했다. 이 골프장 이용객 명단에는 김 수석의 이름이 없었지만 박씨와 골프를 친 김아무개의 이름은 김 수석의 가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는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가 부산저축은행에 대해서 공동검사에 나섰을 때다. 특히 박씨는 김 수석과 골프를 치기 직전 수백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이 골프 회동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수석은 박씨와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했으나, 박씨로부터 구체적인 청탁을 받거나 자신이 이와 관련해 도와준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태그:#박태규, #저축은행 로비, #박지원, #김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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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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