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KBS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자신이 혼인빙자간음죄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불찰도 있었다고 털어놓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던 조관우.

8월 30일 KBS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자신이 혼인빙자간음죄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불찰도 있었다고 털어놓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던 조관우. ⓒ KBS


분명 토크쇼의 시작은 대중들이 알지 못하는 한 개인의 인생사를 엿듣기 위함이었다. 대중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유명 인사의 숨겨진 소탈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듣는 이의 귀를 솔깃하게 하였고 그 이후로 각개 각색의 특색을 가진 토크쇼가 공중파 심야시간대 안방을 장악한지 오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연예인의 면죄부 방송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토크쇼다. 아니면 차마 당사자 입에서 꺼내기조차 어려워 이는 민망한 폭로, 혹은 자기 자랑으로 수를 놓아 왔다 아무리 재미를 위해 밤늦게까지 TV를 본다고 하지만 등장인물만 바꿨지 계속 이어지는 자기변명과 화끈한 폭로전에 시청자들은 슬슬 지쳐갔다.

그런 면에서 지난 8월 30일 KBS <승승장구>에 출연한 조관우 역시 자신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건을 거론하였다는 점은 과거 토크쇼에 출연하여 자기변명으로 일관하였던 게스트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하필이면 유오성 편 방송 이후 '배우의 폭력을 미화했다'면서 몰매를 맞게 된 승승장구였다. 이러다가 '유명 연예인에게 억지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조관우는 한때 자신을 대인기피증, 우울증까지 몰고 온 어두운 과거를 꺼내면서도 자신의 억울함만을 호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스스로 "깨끗하다고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지난 일이지만 방송에서 구차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만의 철학이었다.

이미 그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혼인빙자간음죄'는 무혐의로 판명되었고, 법적으로나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떳떳한 조관우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자신이 그 일로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하며 '나는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 억울하게 당하기만 했다'면서 보는 이들의 눈물을 찔끔찔끔 나오게 할만한 기구한 사연이었다.

 정치판에서도 '내 탓이오'라기보다 '네 탓이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나라에서 연예인의 "억울한 면도 있지만 자기 관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을 많이했다"라는 고백은 스튜디오를 술렁이게하는 데 충분했다.

정치판에서도 '내 탓이오'라기보다 '네 탓이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나라에서 연예인의 "억울한 면도 있지만 자기 관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을 많이했다"라는 고백은 스튜디오를 술렁이게하는 데 충분했다. ⓒ KBS


스튜디오 술렁이게 한 '내 탓이오', 호평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조관우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분명 자기 관리를 잘하지 못한 내 책임도 있다" 였다. "내 스스로 관리를 잘했다면 그런 (불미스러운) 일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는 그의 말을 듣고 필자는 깜짝 놀랐다. 설령 자신의 불찰이 컸다고 하더라도, '내 탓이오'라는 그 짧은 말 한마디를 들어본 적이 언제였나?

하물며 책임감이 필요한 정치판에서도 '내 탓이오'라기보다 '네 탓이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게되는 나라에서,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의 "억울한 면도 있지만 자기 관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을 많이 했다"는 고백은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하는 데 충분했다.

본인 입으로 '사생활 관리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 책임도 있었다'는 말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조관우는 '혼인빙자간음죄'로 피소당해 유명 가수로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됨은 물론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이 때문에 많은 이들로부터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다행히 무혐의로 그의 결백이 입증되었지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피소 기사와는 달리, 짧디짧은 단신처리로 그의 무혐의가 잠깐 알려졌을 뿐이다.

허나 조관우는 무혐의로 판명된 그때 그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당했음에도, 자신을 법정에 내세우게 한 여자와 대서특필에 눈이 먼 언론에 섭섭함을 토로하기보다 모든 것을 다 자신의 불찰로 돌렸다. 자신의 결백만을 주장하기보다 그 사건 이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연예인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조관우의 모습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정말 억울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해명하려는 자세가 보인다'는 평을 남길 정도다. 최근 들어 방송을 통해 면죄부를 받고 싶어했던 그 어떤 연예인도 듣지 못했던 최고의 반응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에만 급급했던 한국 토크쇼에서 '내 탓'이라면서 "구차한 변명은 늘어놓고 싶지 않다"는 조관우의 솔직하면서도 진솔한 해명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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