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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산에는 양서류인 맹꽁이, 산개구리, 참개구리, 도롱뇽 등이 살고 있어요. 그런데 산 넘어 솔밭에는 밤마다 도깨비불이 나타난대요. 에그머니 저건 저건 바로 반딧불이의 불빛이었네.(2010 계양산 반딧불이 탐사 참가자 이혜선씨의 '계양산에' 4행시)

 

# 반딧불이야, 너희들을 보고 싶어하고, 지켜주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을 디디고 날아올라, 불빛 환하게 내뿜으며 밤마다 춤을 추렴. 이곳 계양산은 우리가 지켜줄게(2010 계양산 반딧불이 탐사 참가자 하나씨의 '반디불이' 4행시)

 

지난 2008년 반딧불이 탐사와 더불어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을 지키자는 취지하에 인천시민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던 '계양산 반딧불이 문화제'가 올해로 4년째를 맞이했다. 8월 27일 오후 2시 계양역 야외광장에서 주민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문화제가 개막했다.

 

오후 3시께 도착한 계양역 행사장은 계양산 지키기 모임 연대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시민 참여자로 인산인해였다. 곤충 만들기, 반딧불이 체험관, 친환경 먹을거리 시식, 태양력 발전기 체험, 황토염색체험 등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고, 계양산 한 평사기 운동본부와 인천연대는 서명운동 및 회원확보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본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한 이세영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 상임회장은 "우리는 우리들의 편안함과 레저라는 명목 하에 환경을 무분별하게 파괴했으며, 이 결과 우리는 환경파괴로 인해 자연에 의한 보복을 받은 것 같다"며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며 이 회장은 "반딧불이 축제를 통해 계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계양산을 청정지역으로 만들어 보존함으로써 환경을 되살려 자연과 함께하고 녹색도시를 지향하는 계양의 지표로 삼는다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며, 계양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송영길 인천시장은 축사(서면)를 통해 "우리 시에서도 금년을 '반딧불이 양성화사업' 원년으로 삼아 민관이 하나 되어 서식지 보전과 환경개선을 통해 반딧불이 양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계양산이 환경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함께하여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본 무대에 이어 진행된 문화행사 마당에는 북인천중학교 오케스트라 연주, 미추홀요들단 요들공연, 홍대밴드 치바사운드, 재능대학 재즈댄스, 고수경 플루트 연주, 두드림의 난타,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 정미영의 오카리나 등의 연주와 노래가 참석한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 위원회에 따르면, 계양산에는 늦반딧불이ㆍ애반딧불이ㆍ파파리반딧불이(운문산반딧불이) 3종류의 곤충이 살고 있다. 파파리반딧불이는 우리나라에만 사는 고유종으로 1분에 60~80번 반짝이며 일몰 후 약 30분 뒤부터 밤새 불빛을 뿜어낸다.

 

애반딧불이는 애벌레 시절 논이나 농수로, 얕은 물웅덩이 등에서 물달팽이를 먹고 사는 수서곤충이다. 1분에 약 50~120번을 반짝이며 가슴 등판에 검은 세로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늦게 출현한다고 하여 이름이 명명된 늦반딧불이는 8월말부터 9월20일까지 계양산 능선 공동묘지 일대, 다남동, 목상동, 군부대 뒤 서구지역 등 계양산 북사면 전역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반딧불이는 주변에 하천 등 수계(水系)를 끼고 있으면서 밭, 논, 묘지 등 인간과 아주 가까운 환경에서 사는 곤충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집 마당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싸리담장에 앉아서 반짝거리기도 했다"며 "반딧불이 불빛을 모아 책을 읽었다고 해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한자어도 있다. 그러나 최근 20~30년 사이 반딧불이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장 처장은 "L그룹의 골프장 추진을 앞둔 2006년 5월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지만 자연은 스스로 복원할 능력을 갖고 있다. 계양산 목상동 고의 훼손지는 맹꽁이와 반딧불이가 살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라고 한 뒤 "무분별한 계양산 개발은 반딧불이 서식지를 파괴할 뿐 아니라 생태계 파괴를 불러 온다. 계양산을 살리는 것은 곧 인천시민을 살리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문화제는 9월 8일까지 계속되며 '시민과 함께하는 계양산 반딧불이 탐사'는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네코스로 진행된다. 각 코스당 참가자 20명, 안내자 1명, 도움 안내자 1명으로 구성되며, 안내자의 인솔에 따라 가벼운 산행을 한다.

 

한편 이번 반딧불이 참가단체로는 계양의제21, 민주당계양구위원회, 민주노동당계양구위원회, 국민참여당계양구당원협의회, 진보신당부평계양당원협의회, 인천녹색연합, 인천장애인부모연대계양지회, 인천지하철노동조합, 작전동성당, 효성중앙교회, 인천불교총연합회, 전교조인천지부초등중등서부지회, 전국공무원노조계양구지부, 인천연대계양지부, 아이쿱생협 등이 함께했다.

 


태그:#계양산, #반딧불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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