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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시민들이 나쁜 시장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 든 야당은 입을 모아 '심판'과 '민심'을 강조했다. 무상급식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뜻을 확인했으니 이제 더 나아가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투표가 모두 끝난 오후 8시께,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 도착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수고했다"는 말을 전했다. 손 대표는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오늘은 대한민국이 복지사회로 가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무상급식은 민생이고 의무교육이다, 서울시민들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복지사회의 길을 가르쳐 주었다"고 평가했다.

 

최종 투표율이 25.7%로 발표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타깝다"는 짧은 표현으로 입장 발표를 마치는 모습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본 손 대표는 특별한 언급 없이 영등포 당사를 떠났다.

 

"민주당에 책임? 자기 집 애가 불내 옆집에도 피해줬는데...적반하장"

 

함께 자리했던 이인영 최고위원은 오 시장이 사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오 시장 스스로 도덕적·정치적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지 제일 잘 알 것"이라며 "(사퇴 시기를 늦추며) 오래가는 게 시민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오 시장 같이 불행한 시장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표율이 낮은 것에 대해 투표 거부 운동을 한 민주당에 책임을 묻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 그는 "자기 집 애가 불장난을 하다가 불이 나 옆집까지 불에 탈 뻔했는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거냐, 적반하장"이라며 "그런 논리에 어떤 시민이 동의하겠냐"고 힐난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최종 투표율이 25%를 넘었으니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처음에 한나라당에서 투표율이 33.3%를 넘을 것이라고 얘기해놓고 이제 와서 그 말을 뒤집으면 어떻게 하나,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국정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 역시 "홍준표 대표는 사실상 이긴 투표라고 얘기하는데 그러면 서울시민이 진 것이냐"며 "얼마나 더 큰 패배를 해야 홍준표 대표와 한나라당은 국민의 뜻을 헤아릴 것인가, 홍 대표는 오만방자한 언행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서울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민심 거스르는 정치세력 주민투표함처럼 버려질 것"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역시 '오 시장에 대한 심판'에 대한 강조와 '국정기조 전환'을 주문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아이들 밥그릇 빼앗고 친서민 복지정책에 반대하는 주민투표함은 서울시민의 뜻에 따라 영원히 열리지 못하게 됐다"며 "민심을 거스르고 시대적 대세 흐름을 가로막는 정치세력은 그 누구라도 오늘 주민투표함의 신세처럼 철저히 버려지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미달한 것은 서울시민이 오 시장을 심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며, 이를 적극 지원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보편복지를 향한 국민들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심판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그:#무상급식,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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