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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와 가덕도를 잇는 총연장 8.2km의 거가대교
 거제도와 가덕도를 잇는 총연장 8.2km의 거가대교
ⓒ 사진자료: GK해상도로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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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서 멍게 비빔밥을 한그릇 먹고 거제도로 출발했다. 쌉사래한 멍게의 향이 오래도록 입가에 남아 있었다. 우리는 멍게의 향을 되씹으며 거가대교를 향해 달려갔다. 여기까지 와서 거가대교를 안 가볼 수도 없고. 어차피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을 갈거니까 거가대교는 지나야 한다. 

거제도는 상당히 긴 섬이다. 거제시를 지나 좌회전을 하니 거가대교로 가는 새로운 도로가 뚫려 있다. 8.2km에 달하는 다리는 놓느라 몇 조 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곳, 그래서 유명해진 다리, 거가대교를 지나며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건 다리의 경제성이었다. 도대체 거제도에 사는 사람 말고는 누가 이렇게 비싼 통행료를 물고 이 다리를 건널까? 거제도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최저 수심 48M, 길이 180M의 해저도로(사진자료: GK해상도로주식회사)
 최저 수심 48M, 길이 180M의 해저도로(사진자료: GK해상도로주식회사)
ⓒ GK해상도로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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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해 동안은 사람들이 궁금해서 건너볼 거다. 그러나 한 번 건너본 사람들은 다시는 건너고 싶지 않을 것이다. 거가대교를 개통하고 나서 소형차량을 제외한 대형차들의 통행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자로 건설된 다리는 40년간 1만 원(소형차 기준)의 통행료를 받기로 되어 있는데, 적자가 나면 부산시와 경상남도가 연간 그 적자(최대 677억 원 - <거제타임스> 8월 1일자 기사)를 메워주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거가대교는 바다를 건너는 그냥 다리일 뿐이다. 더구나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중간에 쉼터 하나 없다. 중간 섬에 휴게소라도 건설을 해놓았더라면 관광 가치가 조금은 있을 것이다. 행담도휴게소에서 바라보는 평택대교처럼. 그러나 거가대교는 그냥 휭 지나가고 마는 싱거운 다리다.

거제에서 부산으로 가는 경제성을 제외한다면 관광가치가 거의 없다. 어떤 블로거가 거가대교 통행료에 대하여 자세하게 분석을 해놓은 재미있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분석의 결론을 말하지면 거제도에서 기존도로를 통해 가는 것보다 거가대교를 타면  금전상 이득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해 놓았다(5월 23일자 블로그 <라이너스의 구름위 장난감 마을>).

거가대교는 반드시 부산쪽에서 가덕도를 통해 진입을 하는 것이 조망, 홍보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거제도에서 진입을 하여 가덕휴게소를 가려면 다시 1만원(양쪽 통행료 2만원)의 통행료를 내고 돌아가야 한다.
 거가대교는 반드시 부산쪽에서 가덕도를 통해 진입을 하는 것이 조망, 홍보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거제도에서 진입을 하여 가덕휴게소를 가려면 다시 1만원(양쪽 통행료 2만원)의 통행료를 내고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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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라이너스의 분석은 이렇다.

- 기존 도로 이용, 거제시청-통영-고성-마산-부산 IC로 갈 경우
거리 127.23km
통행료 4100원
주유비 19833원(연비 12.4km/L, 유가 1933원/L 기준)
합계 23933원

- 거가대교 통과, 거제시청-거가대교-부산IC로 갈 경우
거리 58.27km
통행료 11100원
주유비 9083원(연비 12.4km/L, 유가 1933원/L 기준)
합계 20183원

- 결론
거가대교 통과시
비용 3750원 절감
시간 약 1시간 단축

이 계산에 의하면 거제도에 거주하는 주민은 그런 대로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그러나 통행료가 비싼 대형차의 경우는 다른 계산이 나올 것이다. 때문에 거가대교를 건너는 대형차는 관광버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또한 거제도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닌 경우에는 특별한 볼일이 없는 한 이 다리를 통과하지않을 것이다. 거제도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거제도로 가는 상시 교통인구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교통지형상 상시 교통이용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가대교를 통과하여 진영에 있는 봉하마을로 가기로 여정을 계획했으므로 나는 어차피 거가대교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한 번 지나본 경험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부러 거가대교를 다시는 지나고 싶지않다. 거가대교를 관광차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세상에 싱거운 다리가 거가대교라는 말을 수차례 들어왔다. 그만큼 거가대교는 관광의 가치가 없다는 증거다.

톨게이트에서 1만 원의 통행료를 내면서 사진을 찍을 만한 휴게소를 물어보았더니 이미 거제휴게소를 지나와 버려, 가덕도에 있는 가덕휴게소에 들러야 한다고 했다. 거제도에 있는 휴게소는 다리와 한참 먼 곳에 있다. 다리를 건너 가덕휴게소를 들르려고 했더니 반대편에 있어 진입을 하려면 빙 돌아서 다시 통행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여보, 눈으로 보았으니 그냥 가요."

아내의 말이다. 거가대교에 대한 홍보자료를 얻거나, 경치를 조망하고 사진을 찍으려면 부산 쪽에서 가덕도로 진입하여 가덕휴게소를 들른 다음 거제도로 건너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만 원의 통행료(왕복 2만원)를 물고 다시 가덕휴게소로 돌아가야 한다. 그걸 보자고 1만 원의 통행료를 다시 내고 돌아가기엔 맥이 빠지는 일이다.

거가대교는 특별한 관광명소가 아니다. 수조 원을 투자해서 건설한 다리는 터무니없이 비싼 통행료 때문에 이용이 저조하고, 그로 인한 적자는 시민의 혈세로 충당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Dau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거가대교, #거가대교통행료, #거제도, #가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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