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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보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전주 고백교회 이강실 목사는 "미국은 더블딥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이기 때문에 한미 FTA는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싼 승선료를 내고 올라타는 격"이라면서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은 한미FTA가 아니라 바로 남북경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1일 전주 고백교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목사는 북핵문제를 "미국의 핵에 맞서 자신의 나라를 방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본다며 "미국이 북을 공격하지 않고 경제적인 봉쇄도 풀어주고 북과 수교를 맺는다면 북은 핵을 폐기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통일의 이정표인 6.15와 10.4선언을 깡그리 무시한 적대적인 대북정책을 사용함으로써 경제적인 실익을 실종하고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고조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권 덕분에 우리 국민들은 남북화해와 통일이야말로 평화요 경제번영이요 민주주의실현인 것을 더욱 깊이 각인하게 되었다"고 현 정부를 비꼬았다.

내년 두 차례 있을 선거에 관해 이 목사는 "민주당과 '혁신통합'은 야권단일정당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진보정당에서 거의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단일 정당보다는 연대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낫다"고 야권의 연대를 주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에 시장직을 건 것에 대해 "'아이들 눈칫밥 먹이지 말자고 전면무상급식을 하자는 일에 시장직까지 걸고 반대하는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고 옹졸하게 보이지 않겠나"면서 "오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보이지만 설사 성공한다해도 그것은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한국 진보연대 이강실 목사와 일문 일답이다.

이강실 목사 인터뷰
▲ 한미 FTA는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싼 승선료를 내고 올라타는 격 이강실 목사 인터뷰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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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명박 정권은 통일의 이정표인 6.15와 10.4선언을 깡그리 무시한 적대적인 대북정책을 사용함으로써 경제적인 실익을 실종하고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고조시켰습니다. 현 정권 덕분에 우리 국민들은 남북화해와 통일이야말로 평화요 경제번영이요 민주주의실현인 것을 더욱 깊이 각인하게 되었습니다.

천안함 북풍이 오히려 역풍이 되어 한나라당의 선거참패를 가져왔듯이 우리 국민들에게 북풍, 국가보안법, 색깔론 등은 거의 약효가 떨어진 셈입니다. 특히 현 정권이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을 무조건 종북좌파라고 매도하면서 어버이연합 등 연로하신 어른들까지 앞세워 공안정국을 형성하는 것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 입니다. 분단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더욱 깊이 깨달았습니다. 

현 정권은 북을 고립시키고 북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 북이 멸망하든지 아니면 백기를 들고 항복하리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오히려 이명박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남에게는 사과처럼 보이지만 북에게는 사과처럼 보이지 않는 이상한 사과까지 요구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을 구걸하지 않았습니까? 북은 멸망하기는커녕, 경제적인 위기를 서서이 극복하면서 중국과의 활발한 경제협력을 통해 미국의 경제봉쇄와 제재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미국은 지금까지 '전략적인 인내정책'을 쓰면서 북의 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유엔안보이사회나 남한 등을 앞세워 북의 항복을 유도하는 정책을 썼습니다. 이것이 효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아요. 중국 때문에 경제적인 제재도 효력이 없고 시간을 끌수록 북의 핵기술은 더욱 위협적으로 발전하여 미국의 군사패권주의에 큰 타격을 주리라는 결론을 내린 것 같아요.

그래서 미국은 6자회담을 열어 북미관게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전제조건으로 삼으면서 북미관계를 발목잡고 있었던 현 정부도 여기에 대해 일정정도 양보했고 민간단체 대북 밀가루지원도 승인하고 북의 수해지원금도 보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남북대화의 수순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은 아니라는 현 정부의 말에서 드러나듯 지나친 낙관은 자제해야 합니다. 미국은 남한에서 자신의 경제적, 군사적인 이득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과 분단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며 이것은 우리의 통일의지와 상충하면서 갈등을 빚을 것입니다.

정치적인 꼼수를 부리면서 한반도문제를 견강부회하려는 남한정부와 미국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갈 수 있도록 정세를 끌어가야 하는 것은 바로 통일세력들의 몫입니다. 더 이상 통일의 문이 닫혀서는 안됩니다. 통일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민생복지도, 평화도 경제번영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명박정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뼛속 깊이 각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때가 좋습니다. 한반도정세가 대화국면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명박정권이 레임덕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고,  내년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총선과 대선이 있고, 무엇보다 평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높다는 것은 남북관계를 화해와 통일의 국면으로 열어가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 한상렬 목사께서 구속되신지 1년이 됩니다. 현재 재판 진행 상황 설명 부탁드립니다.
"2심은 끝났고 지금 대법원에 상고중이에요. 2심에서 3년 선고 받았어요. 국가보안법상 회합, 잠입탈출, 이적동조, 찬양고무의 죄에 해당된다는 것이지요."

- 판결 예상은 어떻게 하십니까?
"대법원 상고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경우 2심 결과 그대로 될 거예요. 하지만 한 목사님 경우는 정치 재판이잖아요. 여러 가지 정치상황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의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 보수측에서는 한 목사를 친북인사로 놓고 왜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느냐고 하잖습니까? 한 목사께서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떤 입장이십니까?

"한 목사님은 친남친북(남과 북이 친해야 한다)을 주장해요. 더 나아가 연남연북(남과 북이 연애하듯 하자)하자고 호소해요. 서로 사귀거나 연애를 하려면 상대방의 잘못을 끄집어내서 비판하기보다 좋은 점을 이야기해주고 격려해야 하잖아요. 남북관계도 마찬가지예요.  오랫동안 쌓인 오해와 편견과 적대감을 씻기 위해서는 서로의 단점을 보려고 하는 것 보다도 장점을 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래야 화해를 하고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봐요.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한 목사님도 다 알지 못해요. 그러나 북이 평화를 원한다는 것은 확신하고 있어요. 북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김위원장을 전쟁광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미국의 핵에 맞서 자신의 나라를 방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봐요.

만일 미국이 북을 공격하지 않고 경제적인 봉쇄도 풀어주고 북과 수교를 맺는다면 북은 핵을 폐기할 수 있다고 말을 하거든요. 그러므로 평화협정을 맺어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의 불씨를 없앤다면 북은 핵을 폐기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러므로 북의 핵문제를 비난하기에 앞서 북과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도록 미국을 촉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 그럼 북의 권력 세습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세상에는 다양한 체제가 있어요. 영국같이 여왕이 존재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쿠바처럼 형제가 권력을 잇는 경우도 있잖아요.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 나라 상황에서 어떤 권력이양체제가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체제인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북한의 권력이양체제도 이런 관점에서 평가되어야지 부자권력이양을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김위원장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민주적인 절차없이 김정은 체제를 밀어붙였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겠지요.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김정은이 뒤를 잇는 것을 반대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김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지목한 것이 아니라 국가체제 의결 구조 속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인정을 받고 올라왔다고 한다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마도 미국과 남한의 관계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확고한 구심점이 필요했으리라고 봅니다." 

- 한 목사의 목회 철학의 상징은 한몸사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몸사상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목사님의 한몸사상도 결국 남북분단이라는 아픔 속에서 잉태되었습니다. 한목사님은 5.18때 상무대로 끌려가서 고문받고 군사재판을 받으면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때 그는 왜 같은 동족이 동족을 죽이는 이런 5.18이 일어났는가 절규하며 질문하는 가운데 분단이 원인임을 처절하게 깨달은 것이지요.

그 후 30년이 넘는 세월을 통일을 위해 한길을 걸어오셨지요. 한목사님이 즐겨쓰는 수수께끼가 있어요. 탈무드에 나온 얘기예요. 어떤 엄마가 아이를 낳았는데, 머리가 둘이지만 몸이 하나래요. 그러면 이 아이가 하나인지 둘인지를 묻는 질문이예요. 탈무드 답은 이렇습니다. 한쪽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그 머리가 아파하는데 다른쪽 머리가 같이 아파하면 한 사람이고. 아파하지 않고 웃으면 두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한목사님은 그 수수께끼를 남북관계에 적용하면서 남북이 한몸이 되기를 호소했지요.  그런데 1995년, 기독교가 분단 50년인 이 해를 희년으로 정하면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고 했지만, 그 운동이 흐지부지되면서 그 날이 허무하게 지나버렸지요. 한목사님은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날 밤 잠을 못이루면서 기도하다가 문득 탈무드수수께끼의 다른 해답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같이 아파서 울지 않고 웃어도 이미 한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몸이라는 말을 쓰면 사람들은 획일성, 전체주의 등을 떠올리는데 이 한몸의 원리는 그 반대입니다. 이것은 몸의 원리에 근거하고 있는데 몸이 다양한 지체가 있어야 몸의 생명을 유지하듯 한몸의 첫째 원리는 다양성입니다. 그러나 이 다양성은 몸의 생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번째 원리, 공동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원리는 약자중심성입니다. 몸에 병이 나면 몸 전체는 병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그 아픈 곳이 치유되면서 몸 전체가 삽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병으로 인해 몸 전체가 죽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한몸사상은 다양성, 공동체성, 약자중심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달리 표현하면 자유, 사랑, 정의로 그리고 자주, 통일, 민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얼마 전 광복절을 보냈습니다. 현재 한국 분단의 원인에는 일제식민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친북', '빨갱이'만 부르짖을 뿐 현재도 독도를 먹으려는 일본에 대해선 한마디 말도 못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히 현 정부가 다른 정부에 비해 일본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잖아요. 이 정부 들어서서 뉴라이트의 친일적인 역사관이 득세하면서 역사자체를 왜곡하고 있지요. 일제식민지가 근대화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면서요. 광복절을 건국일로 둔갑시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려 했으며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이고 상업적인 매춘이라고 주장하는 등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지요.

저는 친미와 친일은 상통한다고 봅니다. 더욱 한미일삼각동맹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자들에게는 당연하지요. 미국은 2차세계대전 후 일본을 동북아지배의 파트너로 삼으면서 한국에 대한 식민지책임을 덜어주었고 친일파들이 다시 친미세력의 옷을 입고 지배층이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보수주의자들은 대부분, 친미, 친일주의자요 반북주의자들입니다."

-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통합 내지 연대를 많이 말을 합니다. 한국 진보연대 상임대표도 맡고 계신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년에 정권이 교체되길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어요.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다 하더라도 지난 10년으로 회귀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왜냐면 참여정부가 절차적 민주주의에선 나름대로 역할을 했지만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따르면서 많은 문제들을 야기했기 때문입니다.

한미FTA, 비정규직문제, 광우병쇠고기, 농업정책 등 지금도 논쟁이 되고 있는 이슈들의 상당부분은 참여정부에 씨가 뿌려진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노무현 대통령은 좌회전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는 것이고 이 대통령은 우회전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는 말이 나온 것이지요. 그러므로 진보적인 가치가 실현된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무엇보다도 진보정당의 약진과 강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진보정당의 진보정책이 차기 정권의 정책으로 관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야권연대가 이루어져야 하며 야권연대를 위해서는 진보정당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야권연대는 민주당과 비민주당이 서로의 도움이 없이는 선거에 승리할 수 없다는 이해관계가 맞아야 성립될 수 있어요. 

만일 민주당이 보기에 진보정당이 자신들의 선거승리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야권연대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민주당과 '혁신통합'은 야권단일정당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진보정당에서 거의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야권연대를 잘 이루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치권의 연대만 가지고는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대중들의 강력한 연대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하반기에 다양한 대중들의 요구가 분출할 것이며 이것은 정권교체를 위한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 오세훈 서울 시장이 이번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지 않더라도 선거에서 실패하게 되면 식물 시장이나 마찬가지가 된다고 봅니다. 도리어 사람들이 우습게 보지 않을까요? '아이들 눈칫밥 먹이지 말자고 전면무상급식을 하자는 일에 시장직까지 걸고 반대하는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고 옹졸하게 보이지 않겠어요? 오 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보이지만 설사 성공한다해도 그것은 상처뿐인 영광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뉴스앤조이와 필자 필자 블로그에 올렸습나다.



태그:#이강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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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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