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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험난하기도 했다. 흥분한 주민들이 본 회의장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고, 여야 의원 간 갈등 때문에 반쪽짜리 의회가 되기고 했다. 생각해보니 쉬운 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의장으로서 정당에 관계없이 의원 22명 목소리 잘 들으려고 노력했다. 의회는 시민을 위한 것이니 잘 해 보자고 양당 의원들에게 사정도 했다."   

 

권혁록(민주당, 4선) 안양시의회 의장이 밝힌 지난 1년간의 소회다. 7월12일 안양시의회 3층 의장실에서 권 의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최대호 안양시장과 마찬가지로 '안양 만안 뉴타운' 문제였고 그 다음이 여야 의원 간 갈등 문제였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기자와 인터뷰에서 '만안 뉴타운' 문제를 푸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대답한 바 있다. 안양시의회는 지난 2010년 7월 개원 하자마자 시의회 제6대 자리(부의장 , 상임위원장 등)싸움 때문에 시작부터 삐걱 거렸었다.

 

"잘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갖은 압력에도 불구하고…지금 생각해 봐도 본 회의장을 점거한 주민들을 고발하지 않은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이 날카로워지다보니 순간순간 괴롭기도 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잘 됐다. 많은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뉴타운 공약을 걸고 당선된 김문수 지사도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인정했다."

 

지난 12월20일, 뉴타운 반대 주민 약 200명이 '뉴타운 의견 청취'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며 안양시의회 본 회의장을 점거한 바 있다. 당시 권 의장은 뉴타운 반대 주민들 요구를 수용, 3시 30분께 "뉴타운 관련 안건 3건을 당일 처리 하지 않겠다" 고 밝혔고 실제로 안건을 처리하지 않았다.

 

이후, 이 문제로 권 의장은 본 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과 언성을 높이며 말싸움 까지 벌여야 했다.

 

1월22일 심재민(한) 의원은 "본 회의장에 난입한 주민들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 며 권 의장에게 고발 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권 의장은 각오라고 하고 있었다는 듯이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주민들이 저희 시의원들을 다 선출해 주고 투표해 주신 분들인데, 자식이 부모를 과연 잘못했다고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심재민 의원님!"이라고 맞섰다. 

 

찬.반 주민 간 뉴타운 문제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을 때, 권 의장이 순간순간 내린 결정에 반대 주민은 '박수'를 보냈고 찬성 주민은 '야유'를 보냈다.

 

심 의원 항의에도 불구하고 본 회의장을 점거한 주민들을 고발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뉴타운 반대 추진위원회 김헌 위원장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의장님 판단은 현명했다. 그 결단이 없었다면 우린 큰 혼란에 빠졌을 것" 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반대로 찬성 주민들은 권 의장을 '폭행'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찬성하시는 분들이 나를 많이 괴롭혔다. 아마 내가 반대 주민 편이라고 생각했나보다. 폭행사건으로 나를 걸고 넘어져서 곤란을 겪기도 했다.

 30여명이 시 의회로 몰려와서 길을 막았다. 옷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직원들이 말려도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돌아서서 다시 내 방으로 올라가려 했는데…자기들 끼리 넘어지고…그러더니 나중에 내가 쌍욕을 하며 폭행을 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무혐의 판정 났지만 '아이고~' 지금 생각해도 참 괴로운 기억이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성과도 있었던 1년 이라고 자평 했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실시한 경기도 의정대상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 된 것을 큰 성과로 꼽았다. 안양시의회는 의정활동, 의원 연구활동, 주민소통분야 등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고 특히, 주민 생활과 밀접한 입법활동과 지역봉사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년은 '성장통' 이었다고 말했다. 의원들 간 갈등, 대립이 의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성장통 이라는 것. 이어 시민의 대변자로소 오로지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의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안양은 권 의장에게 제 2의 고향이다.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안양으로 상경, 줄곧 안양에서 살아왔다. 지난 9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 의회에 입문했고 그 후 내리 3번을 당선, 4선 신화를 일구어 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죽음의 순번이라는 '민주당 2-나' 번을 받고 선거에 임했지만  민주당 가 번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까지 물리치고 당당히 1등으로 당선됐다. 당시 정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민주당 2-나 번은 낙선 할 것이라 예상 했었다.

 

당선 직후, "2-나 번으로 1등을 한 비결이 무엇이냐?"는 기자 질문에 권 의장은 "노력이다. 최선을 다했다. 선거운동도 최선을 다했고 그동안 의정 활동도 최선을 다했다. 주민들이 그것을 인정 해준 것" 이라고 답변했다. 당시, 권 의장은 15일간의 선거 운동이 끝난 직후 과로로 쓰러져 보름동안 병원에 입원했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태그:#권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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