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민영,   시티헌터 출연.

배우 박민영은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를 묻는 질문에 "엄마에게 목돈을 가져다 드렸을 때"라고 답했다. 박민영의 대답은 꾸미기보다 늘 솔직하고 현실적이다. ⓒ 민원기


"제발 내 눈 앞에서 사라지라"는 남자에게 "나만 좋아하면 돼요"라고 들이대는 여자. <시티헌터>의 김나나는 무얼 믿고 그렇게 당당했는지 몰라도, 결국에는 불온하고 차가운 이윤성의 영혼을 구원하고 사랑을 얻어냈다. 하지만 박민영은 다르다. "으아, 나 싫다는 남자에게 어떻게 그래요. 난 절대 못해요"라고 몸서리치는 그는 호불호가 분명해서 입에 단 게 좋고, 쓴 건 보약인데도 싫다.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했던 일을 묻는 질문에도 "엄마에게 목돈 가져다 드렸을 때"라는 매우 현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성균관 스캔들> 끝나고 CF를 좀 찍었는데 목돈이 한 번에 들어왔어요. 가져다 드렸더니 엄마 표정이 정말 좋았어요. 언니가 유학을 가 있어서 외동딸처럼 자랐고 엄마랑 정말 돈독해서 친구처럼 지내는데 내가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어주셨어요. 근데 그 표정을 보고 나니까 '쉬면 안 되나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웃음)"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 이후 쉼표 없이 영화 <고양이>(2011)며 드라마 <시티헌터>(2011)에 출연해왔던 박민영에게도 슬럼프의 계절은 있었다. 기자들은 그때가 언제인지 싶었다. 성균관 유생으로 남장한 김윤희의 성공으로 박민영은 늘 빛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민영의 재발견'이라든지 '성공적인 연기'라는 화려한 수사에도 쉽게 들뜨기보다 반신반의 하는 표정이다. 박민영은 "나보다 훨씬 좋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고 있지만 아직 고개를 들지 못한 배우들이 많다"며 "운이 잘 맞아 좋은 작품을 만났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연기가 이런 건가 싶었을 때 <자명고>(2009)를 찍었고 얼핏 알아갈 즈음에 일이 끊겼어요. 오디션을 세 달 동안 봤지만 원하는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죠. 그때 간절했던 심정이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어요. 지난 1년 반 동안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고 투정 부리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때를 잠깐만 생각해도 눈이 확 떠져요."

좋아하는 책을 읽을 시간도 없고, 화보 촬영차 간 환상의 섬 하와이는 대본 읽느라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안 난다. 애완견 쩝이는 안 놀아줘서 삐져있지만 박민영은 바쁘게 사는 행복한 순간순간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박민영이 연기하는 캔디형 캐릭터가 이 악물고 버티는 악바리가 아닌 늘 밝은 사람으로 보이는 이유다. 

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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