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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그곳은 서서히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아직 어두운 그림자는 남아있어, 외지인들의 발걸음을 반기면서도 태안의 흔적을 담는 모습에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얼마전 태풍이 왔을 때 언론사에서는 떠내려온 쓰레기만 보도했단다.

그래서 손님이 가득차야할 방이 텅 비어있다고 하소연을 했다.

 

"제발, 우리도 먹고 살게 해주소."

 

조금은 을씨년 스러워보이기도 했지만, 도심의 깔끔한 벽보다 시골스러움 가득한 투박한 벽이 훨씬 정감있게 보였다. 더군다나 그 곁에 기대어 피어나는 초록생명들이 있으니 더 아름다웠다.

 

어찌어찌 피어난 메꽃사진을 아는 형님에게 메일로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많이 울었어."

 

감수성이 풍부한 형님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많이 힘들구나. 그래도 끝까지 꽃을 피우고자 하는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구나.

 

"형, 꽃 필거야."

 

태안, 그곳도 완벽하게 피어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은 좀 더 화사하게 담을 수 있으리라.


태그:#태안, #사진노트, #희망,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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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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