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증언 및 환경조사 촉구, 8.13 인천시민 걷기대회 선포 기자회견. 필 스튜어드씨가 한국에서의 고엽제 살포 실상을 밝히고 있다.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증언 및 환경조사 촉구, 8.13 인천시민 걷기대회 선포 기자회견. 필 스튜어드씨가 한국에서의 고엽제 살포 실상을 밝히고 있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미국 정부는 한국 내에서 에이전트 오렌지·블루, 모뉴론이라는 고엽제와 같은 맹독성 물질을 제초제로 8년간 사용했고, 관련 정보와 증언을 확보해 공개하겠다"

미국 육군 대위 출신의 필 스튜어트씨는 7월 28일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인천대책위)' 관계자,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국회의원 등과 함께 인천시청을 방문해 이 같이 밝혔다.

"고엽제가 이렇게 해로운지 몰랐다"

그는 1968~1969년 주한미군 공병대 중대장으로 복무했고, 미군기지 캠프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을 처음 제기한 퇴역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와 함께 24일 방한, 캠프캐럴 등을 방문해 고엽제 매립 장소를 지적하기도 했다.

스튜어트씨는 몇 년 전부터 심장질환과 당뇨병, 말초동맥질환, 피부암 등을 앓고 있는데, 가족력이 없었던 질병이라 고엽제에 의한 질환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의 고엽제 노출로 인해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그는 미국 정부가 2003년에서야 이 같은 질병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스튜어트씨와 하우스씨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증언대회' 등에 참석해 주한미군의 한국 내 고엽제 매립·방류·살포 사실을 증언했고, 이날 인천시청에서도 "DMZ(비무장지대)와 데리크라우 캠프, 한국 내 부대 등에서 제초제 등의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스튜어트씨는 "미국의 퇴역 군인들도 고엽제 물질이 어디서 공급돼, 어떻게 사용하고, 남은 물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한 뒤 "고엽제가 이렇게 해로운지 알았다면 당시 부하들이나 한국 군인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며, (당시) 명령에 따랐던 군인들도 모두 피해자"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당시 고엽제를 살포한 자신의 부하 3명도 고엽제로 인한 병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역 미군인 필 스튜어드씨. 그는 주한민군 고엽제 피해자다
 퇴역 미군인 필 스튜어드씨. 그는 주한민군 고엽제 피해자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캠프마켓에서도 고엽제 유출 있었을 것"

부평미군기지(이하 캠프마켓)에서의 고엽제 처리 의혹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애스컴(ASCOM: Army Service command. 캠프마켓 이전의 부평지역 미군기지) 중 한 곳에서 고엽제를 사용했다는 (퇴역 군인) 3명의 진술이 있었다"며 "차량 운행 중 실수로 유출돼 땅을 고압 호수로 청소했고, 그것이 배수구로 흘러 들어갔다는 진술이 있고, 그 진술서 내용을 공유하겠다. (한국) 진상조사팀에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스튜어트씨는 "퇴역 주한미군 300여 명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한국 각지에서 고엽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진술이 있는 만큼 캠프마켓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애스컴에 포괄됐던 청천동 211번지 일원의 군인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최근 유류로 추정되는 토양오염이 발견됐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미국에 돌아가 이 부분에 대한 군인들의 증언도 들어 한국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의원은 "그동안 국방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 캠프마켓에 기지 내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요구했지만, 미군에 의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한 뒤 "환경주권을 생각하게 하는 불합리한 처사로, 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대책위는 캠프마켓 주변지역과 내부에 대한 환경조사를 촉구하는 인천시민 걷기대회를 8월 13일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걷기대회는 2000년 초에 개최된 캠프마켓 이전과 반환을 위한 '인간 띠 잇기' 행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대책위는 캠프마켓 내 환경조사를 위한 한미 합동조사단 구성, 캠프마켓에 대한 정보 공개, 불평등한 SOFA(한미 주둔군 지위에 관한 협정) 개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8일부터 캠프마켓 정문 앞에서 24시간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요구를 관절하기 위해 인천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매주 촛불집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미군기지, #고엽제, #다이옥신, #필 스튜어트, #캠프마켓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