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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왜관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서 "고엽제 매몰사건이 33년전에 발생했지만 많은 자들이 아직 살아있다"며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미국과 한국인들이 고엽제에 어떻게 노출 됐었는지 해답을 들어야 할 권리가 있다"고 답변하며 눈물을 휴지로 닦고 있다.
 1978년 왜관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서 "고엽제 매몰사건이 33년전에 발생했지만 많은 자들이 아직 살아있다"며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미국과 한국인들이 고엽제에 어떻게 노출 됐었는지 해답을 들어야 할 권리가 있다"고 답변하며 눈물을 휴지로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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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왜관의 주한 미군기지 '캠프 캐럴' 고엽제 불법 매립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는 25일 "매립 의혹 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우스씨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 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캠프 캐럴을 방문하게 된다면 정확한 매립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며 매몰 당시 구덩이를 찍은 사진들을 관련 자료로 제시했다.

또 하우스씨는 매립 당시의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캠프 캐럴에서 미 8군 802 공병대대 D중대 소속 중장비 기사로 근무하던 "지난 1978년 늦봄 혹은 초여름경부터 6개월간 매주 2~3회 기지 내 헬기장 뒤 D 구역에 구덩이를 파고 외부에서 들여온 드럼통 수백 개를 매립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이 "드럼통에는 '화학물질, 형태 : 오렌지', '1967년', '베트남'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던 당시 캠프 캐럴를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정확한 위치는 도착해 방향을 잡으면 정확한 위치를 찾아 낼 수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던 당시 캠프 캐럴를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정확한 위치는 도착해 방향을 잡으면 정확한 위치를 찾아 낼 수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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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왜관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왼쪽에서 세번째)와 1968년에서 1969년 사이 임진강 등에서 고엽제를 무단 방류했다며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방한한 전 주한미군 필 스튜어트(왼쪽에서 두번째)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1978년 왜관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왼쪽에서 세번째)와 1968년에서 1969년 사이 임진강 등에서 고엽제를 무단 방류했다며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방한한 전 주한미군 필 스튜어트(왼쪽에서 두번째)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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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뒤 가보니 모든 식물이 말라 죽어 있었다"

하우스씨는 이어 " 당시 드럼통은 녹슬거나 용액이 새고 있었고, 매립 기간에 나를 비롯한 동료들은 피부 발진과 심한 기침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그는 "매립이 끝나고 6개월 뒤에 현장을 방문했을 때 주변 산등성이 식물들이 모두 말라 죽어 있었고 새와 토끼, 다른 동물들이 (죽어서)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의심되는 2형 당뇨병, 말초신경장애, 녹내장, 피부 발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앓고 있는 하우스씨는 증언 도중,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고엽제에 노출된 미국인과 한국인들은 진실을 들을 자격이 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지난 1968~69년 경기도 파주 지역의 캠프 피터슨과 캠프 이선앨런에서 복무 중에 '에이전트 오렌지(고엽제)'를 부대 안팎의 차도와 인도, 임진강 선착장 주변에 살포했다고 증언했던 전 미 육군 대위 필 스튜어트씨도 참석했다.

스튜어트씨는 "1968년 캠프 피터슨에서 복무 중 부대 수송부에 에이전트 오렌지가 든 55갤런(약 208리터) 용량의 드럼통 200~300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스튜어트씨는 "당시 본부 중대 소속 병사들이 자주 수동 펌프와 분사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를 이용해 캠프 피터슨 주변 폭 100m 정도의 지역과 부대 내 차도, 인도에 고엽제를 살포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후에 이 드럼통들이 각 중대와 전방의 작업현장으로 옮겨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부하들이 살포 작업을 마치고 마을 빨래터에서 분사장비를 세척했고 통상적으로 이런 빨래터는 마을의 개울이었으며 분사장비에 남아있는 화학물질들은 개울물에 씻겨 내려갔다"고 말했다.

스튜어트씨는 또 중대장이었던 자신조차도 상부로부터 고엽제의 위험성에 대해 전달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고엽제)를 마시거나, 이것으로 이를 닦고 목욕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해가 없을 것이다'란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며 "어떠한 예방 안전조치나 폐기 지침도 전달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알았더라면 살포 명령 거부했을 것"

이어 스튜어트씨는 겨울철에 난방유로 사용되던 디젤유를 고엽제가 담겨 있었던 빈 드럼통에 보관해 왔다며, "겨우내 모든 미군 캠프와 근처 마을에서 (디젤유가 연소되면서 나는)갈색 빛을 띠는 검은 연기를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고엽제가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았더라면 살포 명령을 거부하고 부하에게도 그러한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 국방부와 미 육군에 관련 사실을 명백하게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날 증언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민주당 고엽제 특별위원회 및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오는 27일 이들과 함께 캠프 캐럴 현장을 방문, '고엽제 살포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민·관·군 공동 조사단'과 면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당시 캠프 캐럴 현장에 고엽제를 매립하며 사용했던 중장비를 찍은 사진.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당시 캠프 캐럴 현장에 고엽제를 매립하며 사용했던 중장비를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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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당시 고엽제를 매립했던 캠프 캐럴 현장을 찍은 사진.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당시 고엽제를 매립했던 캠프 캐럴 현장을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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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엽제, #캠프 캐럴, #스티브 하우스, #필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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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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