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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봉암사 경내에 자리한 보믈 제169호인 봉암사 삼층석탑
▲ 봉암사 삼층석탑 문경 봉암사 경내에 자리한 보믈 제169호인 봉암사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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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490-2에 소재한 봉암사. 봉암사 경내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이 삼층석탑은 보물 제169호로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이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봉암사 경내에서도 또 안쪽, 선원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지난 7월 6일에 봉암사를 찾았을 때 삼층석탑을 찾아보았다.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으로 명명이 되어 있는 이 탑은, 건물의 댓돌에 해당하는 기단부와 탑의 중심이 되는 몸돌인 탑신부, 그리고 꼭대기의 머리장식인 상륜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통일신라의 석탑은 기단이 2단이나, 현재 땅 위로 드러나 있는 이 탑의 기단은 1단이다.

봉암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탑이면서도 상륜부가 보존이 되어있어 당시 탑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한 탑이다
▲ 상륜부 봉암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탑이면서도 상륜부가 보존이 되어있어 당시 탑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한 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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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돌은 삼층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양 편에 우주를 새겼다. 옥개석의 층급받침은 5단이다
▲ 몸돌 몸돌은 삼층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양 편에 우주를 새겼다. 옥개석의 층급받침은 5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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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장식이 그대로 남아있는 봉암사 삼층석탑

봉암사 삼층석탑은 상륜부의 머리장식이 훼손이 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완전히 남아있는 상륜부는 한국 석탑의 기준이 된다. 더욱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볼 때, 천 여 년이 지난 그 시대의 석탑 모습을 알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귀중한 유례로 본다. 이 탑의 머리장식은 인도 탑에서 유래하였으며, 인도 탑의 머리장식의 소형화가 우리나라 탑의 머리에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고 한다.

탑의 머리 부분인 상륜부에는 여러 형태의 구조물들이 차례로 놓이게 되는데, 우선 삼층석탑의 맨 위 덮개돌인 옥개석 위에 노반이 놓인다. 그리고 복발과 연꽃모양의 앙화가 놓이게 되며, 그 위에 보륜과 보개, 수연을 차례로 올리게 된다. 수연의 위에는 용차, 보주, 찰주가 놓이는데, 봉암사 삼층석탑은 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보존되어 있다.

기단은 1단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그 주변은 석재로 넓게 둘러 놓았다
▲ 기단 기단은 1단으로 구성이 되었으며, 그 주변은 석재로 넓게 둘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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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의 앞에는 예불을 드릴 때 사용하는 배례석이 놓여있다
▲ 배례석 석탑의 앞에는 예불을 드릴 때 사용하는 배례석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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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의 기단을 둔 봉암사 석탑

일반적으로 석탑의 경우 기단이 2단으로 되어 있으나, 봉암사 삼층석탑은 1단만 보인다. 일층 기단의 주변으로는 넓게 석재로 둘러놓았는데, 이것을 아랫기단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하다. 기단의 형태에 비해 그 면적이 넓게 조성이 되었기 때문이다. 기단에는 중앙에 탱주를 새기고, 양 끝에는 우주를 새겼다. 갑석은 두 장의 돌로 맞물려 조성을 했으며, 갑석 위에 몸돌의 고임인 옥신고임을 돌출시켜 새겼다.

몸돌은 양 우주를 새겨 넣었으며 지붕돌인 옥개석인 추녀가 살짝 위로 치켜 올라가 당당하다. 하지만 기품이 있어 보이는 것이 화려하지는 않다.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의 단아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으로 상륜부가 훼손되지 않았다
▲ 상륜부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으로 상륜부가 훼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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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층으로 구성된 기단에는 중앙에 탱주와 양편에 우주가 새겨져 있다
▲ 기단 일층으로 구성된 기단에는 중앙에 탱주와 양편에 우주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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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가 돋보이는 석탑

지붕돌인 옥개석의 층급받침은 5단이며, 이층과 삼층으로 올라가면서 몸돌이 적당한 비례로 줄어들었다. 어디 한 곳도 모자람이 없는 봉암사 삼층석탑. 9세기 통일신라 헌덕왕(재위 809∼826)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탑은, 기단 구조가 특이하고 탑신의 각 층 비례와 균형이 적절하여 아름답다.  

이 봉암사 삼층석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구중궁궐 깊은 곳에 자리한 품위 있는 여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형태가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가 보다. 아마도 아무 때나 접할 수 없는 탑이기에, 더 오래도록 그 앞을 서성이는 것인지. 아니면 단아한 여인의 자태를 닮은 그 모습에 빠져서인지도 모르겠다.

몸돌과 옥개석의 줄어드는 비율이 적당해,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 몸돌과 옥개석 몸돌과 옥개석의 줄어드는 비율이 적당해,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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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에 암반으로 덮인 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봉암사 삼층석탑. 아마도 이런 깊은 산중에서 많은 선방의 스님들에 방해라도 할까봐, 그 오랜 시간을 숨죽이며 서 있었을 것이다.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서 있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한 여인의 자태를 떠올린다. 세월이라는 흐름 속에서도 영원히 변치 않는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한.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삼층석탑, #봉암사, #문경, #보물, #통일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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