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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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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야 좋아하든 싫어하든, 자기 사람을 옆에 앉혀놓고 임기 마지막까지 정권의 나팔수로 삼으려는 것이죠. 그 사람 예전에 해온 걸 보면 문화예술계에 또다른 악영향을 끼칠 게 뻔해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청와대 문화특보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혀를 찼다.

김 전 위원장은 "문화예술이라는 게 다른 분야와 달리 자율이 강조되는 분야인데, MB정부는 사적 욕심을 채우려 정권 마음대로 권력을 휘둘러 왔다"며 "(유 전 장관의 문화특보 임명은) 예술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계 전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 전 장관이) 장관을 그만 두고 마땅히 배우로 돌아가는 게 좋겠지만, 문화예술계에서 평가가 좋지 않아 그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과 유 전 장관은 세상이 다 아는 '악연'을 가지고 있다. 참여정부 임기가 끝나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유인촌 당시 문화부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단체장들에게 스스로 물러나오록 압력을 가했다. 유 전 장관은 이 말을 듣지 않은 김 전 위원장이 '기금을 예탁할 수 없게 돼 있는 C등급 금융기관에 투자해 100억여 원의 손실을 내는 등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08년 12월 해임해 버렸다.

2007년 9월 임기 3년의 위원장에 취임했으니 임기를 무려 1년 9개월이나 남겨놓고 쫓겨난 것이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해임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해임 무효가 확정됐지만 마음의 앙금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올 3월경 정병국 문화부 장관 측으로부터 제의가 와 정 장관을 만난 적은 있으나 유 전 장관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자료사진).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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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만나서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한다면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자기가 예전에 나한테 해놓은 게 있는데 (낯이 있다면) 어떻게 연락을 하겠나. 절대로 먼저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유 전 장관을 상대로 한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해임무효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든 금전적,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그는 작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이긴 뒤 '예술과 마을 네트워크'란 연구소를 만들어 마을 공동체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청와대 문화특보로 내정된 유인촌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임명돼 지난 1월까지 3년간 문화정책을 주관해왔다. 유인촌 전 장관은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에게 '찍지마, 에이 씨X'이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문화부 건물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학부모에게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 시켰지?"라고 하는 등 잦은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태그:#김정헌, #유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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