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 DC Entertainment

광활한 우주에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행성을 지켜온 최고의 군단이 있었다. 그들은 3600개 섹터로 나눠진 우주를 지키는 '그린랜턴'.

반지를 낀 그들은 초록색 수트를 입고 있으며, 상상하는 무엇이든 눈 앞에 창조하여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주에 '패럴렉스'라는 새로운 강력한 악이 등장하고, 우주는 이 악의 화신으로 인하여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중 그린랜턴의 수장인 '아빈 수르'는 '패럴렉스'의 공격을 받고, 죽기 직전 지구에 불시착해 자신의 후계자를 찾고자 한다.

그린랜턴의 반지는 주인을 스스로 찾는다. 그리고 반지의 선택에는 실수가 없다. 그런 반지가 선택한 지구 최초의 그린랜턴은 '할 조던(라이언 레이놀즈)'. 그는 반지에 대한 명세를 통해 그린랜턴으로 다시 태어난다.

생소한 초록색 슈퍼히어로의 등장 

영화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슈퍼히어로 영화다. 사실 국내 관객들에게 '그린랜턴'은 생소한 영웅이지만, 미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도 많을 것이다.

'그린랜턴'은 DC 코믹스의 유명한 캐릭터. 마블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DC 코믹스의 유명한 슈퍼히어로들로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있다. 미국에서는 '슈퍼맨', '배트맨'과 비슷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린랜턴'이 상당한 기간을 거쳐 영화화된 것이다.

사실 슈퍼히어로 영화들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 재미가 있지만, 그 라인을 조금 이해하면 더 알차게 볼 수 있다. 여기서 DC 코믹스와 마블은 슈퍼히어로 만화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한 장면

영화 속 한 장면 ⓒ DC Entertainment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히어로들로는 현재 언급 중인 '그린랜턴'과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이 있고, 마블 코믹스의 대표적인 히어로들로는 최근 개봉해서 모습을 드러낸 '토르'를 비롯해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판타스틱 4' 등이 있다.

이 라인 정도만이라도 이해를 하고 있다면 영화는 원작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두 양대산맥이 모두 슈퍼히어로들이 대거 등장하는 영화를 준비 중에 있기 때문이다. DC 코믹스는 2013년에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를 통해 '그린랜턴', '슈퍼맨', '배트맨' 등이, 마블 코믹스는 <어벤저스>를 통해 '토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이 한 공간에 모여있는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준비 과정으로 DC 코믹스에서는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을 첫 영화로 선보이는 것이다. <저스티스 리그>를 위해 우선 '그린랜턴' 시리즈를 제작, 관객들에게 캐릭터를 소개하는 셈이다.

험난할 듯한 준비 과정의 시작

그런 의미에서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기나긴 준비 과정 중 첫 단추를 끼운 영화치고는 큰 임팩트가 없다고 하겠다. 2013년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에도 등장할 캐릭터이기에 기존에 이미 유명해진 '슈퍼맨'과 '배트맨'만 믿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 상태에서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그린랜턴'이라는 새로운 슈퍼히어로를 매력적으로 담아내지 못한다. 굳이 <저스티스 리그>를 생각하지 않고 이 영화 자체만 봐서도 '그린랜턴'의 매력을 충분히 찾아내지 못하겠다고 하겠다.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컴퓨터 그래픽이다. 조금만 거짓을 보태면 주인공 '할 조던'을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의 얼굴을 제외하고는 영화 대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로 현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활동을 펼치는 '슈퍼맨'이나 '배트맨'과는 달리 '그린랜턴'은 광활한 우주를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린랜턴'의 수트 또한 '슈퍼맨'이나 '배트맨'의 수트보다 더 화려하니 이 또한 컴퓨터 그래픽의 효과가 돋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과도한 컴퓨터 그래픽의 사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온통 초록색으로 가득 차 있는 스크린에 상상력이 돋보이는 세상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되었지만, 그 그래픽 자체가 무척 만화적이다.

보통 영화들이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면,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만화적인 그래픽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현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신비함으로 가득 채워놨다. 그러니 영화 자체가 만화같다.

<슈퍼맨>과 <마스크>를 섞은 듯한 '그린랜턴'

 영화 속 한 장면

영화 속 한 장면 ⓒ DC Entertainment


그런 의미에서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슈퍼맨> 시리즈와 <마스크> 시리즈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가끔 우주를 왔다갔다 하면서 지구를 지키는 '슈퍼맨'처럼 '그린랜턴'도 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활동을 펼친다.

게다가 반지의 힘을 통해 상상한 것들을 눈 앞에 만들어낼 수도 있는 힘도 있고, 이 모든 것이 초록색 천지니 이는 마치 영화 <마스크>의 장면들을 보는 것 같다. 실제 영화의 일부 장면 중 '할 조던'의 상상력은 <마스크>의 인상을 많이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아쉬움은 캐릭터의 단순함이다. 슈퍼히어로 영화들을 즐겨보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슈퍼히어로 영화에는 늘 무적의 힘을 자랑하는 영웅들의 모습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는 영웅들의 고뇌가 담겨있다.

그 고뇌의 종류도 다양하다. 어떤 영웅은 단순히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어서 고뇌하고, 어떤 영웅은 사랑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고뇌하기도 한다. 혹은 악역 캐릭터의 혼란스러운 협상 앞에서 고뇌하기도 한다.

영화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에서 '할 조던'은 두려움 앞에서 고민한다. 두려움을 느끼면 무궁무진한 반지의 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할 조던'은 그래서 '두려움'과 '의지'에 대해 고민하며 악의 화신 '패럴렉스'와 싸운다.

그런데 이 과정이 상당히 평이하다. 고뇌하는 과정이 굴곡이 별로 없어서 관객들은 영웅의 고독하면서도 상당히 힘든 내적 고민을 공감하기 어렵다. 결국 고뇌하던 것을 해결하기는 하지만 해결하는 방법도 상당히 쉬운 편이라 과연 극 중 영웅이 고뇌라는 것을 하기는 했었는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두려움', '의지', '공포'라는 단어가 난무하면서 너무 만화 같기도, 영화 같기도 한 대사들에 소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지만, 거창한 단어 나열에도 비교적 주인공이 쉽게 이를 해결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니 싱거운 느낌이 드는 것이다.

천둥의 신과 비교가 불가피한 녹색 영웅

 영화 속 한 장면

영화 속 한 장면 ⓒ DC Entertainment


이런저런 이유로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최근 개봉했던 또다른 슈퍼히어로 영화 <토르 : 천둥의 신>과 비교가 불가피하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두 영화가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선 두 영화 모두 국내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슈퍼히어로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영화라는 점이 같다. 그리고 우주 저너머 새로운 공간을 소개하고, 그 공간을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그린랜턴'은 DC 코믹스 캐릭터이고, '토르'는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라는 점이 차이가 있다. 다른 라인에 있는 두 영웅은 비슷한 출발점을 보이며, 각자 <저스티스 리그>와 <어벤저스>로 뻗어나갈 예정이다.

같은 라인도 아니고, 내용도 다른 상태에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영화 자체만을 가지고 비교를 하자면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토르 : 천둥의 신>과 비교할 때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하겠다.

<토르 : 천둥의 신>은 우주의 새로운 공간을 관객들에게 비교적 인상적으로 인지를 시켰다면,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새로운 공간인 '오아' 행성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관객들에게 인지를 시키기에는 약하다. 녹색으로 가득찬 공간 외에는 기억에 남지를 않는다.

캐릭터가 자리를 잡는 과정도 차이가 있다. 영화 속 '그린랜턴'이 가지고 있는 사연은 소개되기는 하지만 관객들이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간략한 편이고, '토르'는 그 사연을 비교적 중요한 흐름으로 이끌고 가고 있어서 공감이 가능하다.

게다가 '토르'는 몇 가지의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하면서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한 고뇌와 시행착오들을 보여준다. 반면 '그린랜턴'은 생각보다 너무 쉽게 반지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능력을 비교적 쉽게 습득하고 사용해 시행착오가 적은 캐릭터가 등장하니 새로운 영웅치고는 노련하다고 하겠다.

시리즈를 통해 확실한 존재감 선보일 필요있어

 영화 속 한 장면

영화 속 한 장면 ⓒ DC Entertainment


DC 코믹스의 팬이라면 이번 영화가 꽤나 기대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뚜껑을 직접 열어본 이들 중에서는 실망한 관객도, 만족한 관객도 있을 것이다. 이를 모두 떠나 원작을 몰라도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작품이다.

새로운 슈퍼히어로라는 홍보문구에서 기존 슈퍼히어로들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아마 그동안 봐왔던 슈퍼히어로들 중에서 가장 강력할 것이며, 가장 무궁무진한 힘을 지니고 있는 '그린랜턴'은 너무 강해서 매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은 충분히 즐기고 나오기에는 무리가 없다. 화려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이 정도로만 기대하고 관람한다면 영화는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그 정도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다.

원작에서는 지구 출신 '그린랜턴'으로는 6명만이 존재하며, 그 중에서 '할 조던'이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등장하는 초록색과 노란색을 제외하고도 바이올렛, 오렌지, 레드, 블루, 블랙 등의 다양한 색깔을 가진 힘의 원천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린랜턴>은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며, 속편 제작이 진행 중이다. 이어서 2013년에는 <저스티스 리그>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린랜턴'은 다음 시리즈에서 좀 더 존재감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또 하나의 관람 팁! 엔딩 크레딧 도중에 보너스 영상이 나온다. 이 또한 충분히 예상가능한 영상이지만, 영화 관람의 또다른 재미이니 꼭 챙겨보고 나올 것!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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