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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통 HTC 한국법인 대표(왼쪽)와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G 스마트폰 '이보4G+'와 4G 태블릿 '플라이어4G'를 소개하고 있다.
 잭 통 HTC 한국법인 대표(왼쪽)와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G 스마트폰 '이보4G+'와 4G 태블릿 '플라이어4G'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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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서비스? 모뎀만 갖고는 안 된다. 스마트폰 기기가 손에 쥐어져야 한다."

오는 7월 1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서울 지역에서 4G LTE(롱텀에벌루션) 서비스에 나서는 가운데 KT가 '기선 잡기'에 나섰다. HTC와 손잡고 4G(와이브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이다.

3배 빠른 4G 스마트폰-태블릿으로 LTE에 맞불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는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기자간담회에서 KT에 독점 공급하는 '이보4G+'와 '플라이어4G'를 선보였다. 7월 1일 출시 예정인 두 제품은 3G(WCDAM)와 와이파이(무선랜)뿐 아니라 3G보다 약 3배 빠른 와이브로(광대역 무선인터넷)로도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 '3W' 단말기다.

LTE는 아직 단말기가 없어 노트북에 '동글(휴대용 모뎀)'을 꽂아 쓰거나 모바일 라우터(휴대용 무선공유기)로 접속하는 상황에서 와이브로는 이미 바로 연결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나왔다는 과시인 셈이다.

표현명 사장은 "우리도 오는 11월 LTE 런칭을 준비하고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 LTE냐 와이브로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와이브로는 이미 전국 82개 시와 8개 고속도로에 깔렸고 4G 단말기까지 출시됐다"고 강조했다.

KT '3W 스마트폰' 재도전, '홍길동폰' 오명 벗을까

사실 한국 소비자들에게 3W폰은 낯설지 않다. KT는 이미 지난 2009년 12월 삼성을 통해 첫 3W 스마트폰인 '쇼옴니아'를 선보였다. 6개월 넘게 와이브로를 무료 제공했지만 이석채 KT 회장이 '홍길동폰'이라 부를 정도로 제조사 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MS 윈도모바일 OS(운영체제)의 한계 때문에 시장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쇼옴니아는 고객들에게 사랑받은 아이폰 iOS나 안드로이드 OS가 아니었다"면서 "안드로이드 OS는 처음 선 보인 것"이라며 쇼옴니아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또 올해 초 이미 와이브로 태블릿 '갤럭시탭 4G' 모델을 출시한 것과 관련해선 "2W 태블릿은 있지만 3G까지 되면 유용하겠다는 고객 요구가 있어 플라이어에 반영한 것"이라며 HTC 제품에 기대를 걸었다.

4G 스마트폰 '이보4G+'로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 서버를 거쳐 노트북에 생중계하는 모습
 4G 스마트폰 '이보4G+'로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 서버를 거쳐 노트북에 생중계하는 모습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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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요금제다. KT는 이미 현재 월 5만5천 원 이상 스마트폰 요금제 사용자들이 월 5천 원만 더 내면 와이브로 30GB를 쓸 수 있는 결합상품을 선보였지만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이에 KT도 이번 HTC 4G 제품에 맞춘 와이브로 요금 상품을 방통위에 신고한 상태다.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지만 3G 데이터 제공량을 줄이는 대신 와이브로를 제공하는 형태로 기존 정액 요금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표 사장은 "4G 단말기에서 무선데이터를 와이파이, 와이브로, 3G 순으로 잡게 해놨다"면서 "웬만한 건 앞에서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로 충분하기 때문에 3G 사용량은 많지 않아 더 저렴한 요금 상품에 가입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4G 단말기 자체가 에그처럼 와이브로 핫스팟 역할을 해 8대까지 무선인터넷을 공유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성능은 프리미엄급... 가격-배터리 소모 무시 못해

잭 통 HTC 북아시아 사장 겸 한국법인 대표는 "3G만으로 데이터 수요를 감당 못해 일찍부터 KT와 협력해 3W 제품을 개발해 왔다"면서 "올해 말 새로운 네트워크(LTE)가 출범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몇 개월 내에는 오늘 출시한 단말기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이보4G+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한 달만에 100만대가 팔리는 등 인기를 끈 '이보4G' 후속 모델로 퀄컴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4.3인치 액정화면,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를 사용했고 잠근 화면 상태에서 바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액티브 락스크린' 기능과 3차원 위젯 기능을 추가한 HTC 센스3.0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기본적인 속도감은 같은 1.2GHz 듀얼코어 스마트폰인 갤럭시S2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와이브로 접속시 3G보다 데이터 로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구글맵에서 위성사진을 검색해 보니 3G를 이용할 때와 달리 거의 실시간으로 사진이 전달됐다. 특히 '업로드' 속도에서 큰 강점을 보여 현장에서 이보4G+로 생중계한 동영상이 인터넷 서버를 통해 노트북에 큰 화질 변화 없이 전달됐다. 

4G 스마트폰 '이보4G+'(왼쪽)와 4G 태블릿 '플라이어4G'
 4G 스마트폰 '이보4G+'(왼쪽)와 4G 태블릿 '플라이어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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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첫 태블릿PC인 '플라이어4G'는 7인치 액정화면에 1.5GHz 싱글코어 프로세서와 32GB 내장 메모리, 500만 화소 카메라, 대기시간이 최대 990시간에 이르는 4000mAh 배터리를 갖췄다. 다만 안드로이드 태블릿 전용 버전인 허니콤(3.0) 대신 2.3버전(진저브레드)을 채택했고 두께도 13.2mm(무게 416g)로 아이패드2(8.8mm)보다 두껍다.

플라이어4G에서 눈에 띄는 건 손의 정전기로 신호를 인식하는 정전식 액정화면을 쓰면서도 감압식처럼 디지털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의를 들으며 직접 필기도 할 수 있고 웹서핑 도중 화면을 갈무리할 수도 있다.   

다만 3가지 네트워크에 모두 접속할 경우 배터리 소모도 무시할 수 없다. 바탕화면에 4G를 끄고 켤 수 있는 위젯을 설치한 것도 이를 감안한 것이다. 다만 잭 퉁 사장은 "제품을 만들 때부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면서 "여러 단말기들이 경쟁적으로 접속하는 3G와 달리 와이브로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는 현재 HTC 제품뿐이어서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제품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2나 아이패드2와 같은 경쟁 제품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태그:#HTC, #KT, #4G 스마트폰, #태블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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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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