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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단의 역사 속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역사가 일제 36년이었다면 그 다음 부끄러운 역사가 60년이 넘은 분단의 역사다. 이대로 가다간 앞으로 분단의 역사가 100년이 될지 모른다.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주지 않으려면 분단 극복을 위해 살아야한다. 후대에는 분단을 강 건너 불구경 한 사람은 욕을 먹고, 분단 극복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후 최초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2000년 6월 15일 발표된 6.15공동선언 11주년을 앞둔 지난 8일 이강일(68ㆍ사진)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인천본부(이하 6.15 인천본부)' 상임대표를 만나 6.15공동선언의 의의와 지금의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상임대표는 현재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나사렛의료재단'의 이사장이며, 한의사다. 그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아태(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에서 1995년부터 활동하면서 통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1998년부터 통일민주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통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 단체의 상임대표도 맡았다. 이 단체는 현재 매달 통일포럼을 열어 85회를 진행했다.

 

2009년에 6.15 인천본부에서 상임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그는 2000년 6월 텔레비전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장면을 보았던 것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과 감격이었던 것. 특히 6.15공동선언이 발표될 때는 드디어 통일이 눈앞에 다가오는 것을 느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으로 바뀐 지금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간 이후 6.15공동선언을 계속 계승만 했어도 지금처럼 전쟁 분위기가 아니라 평화 분위기로 통일의 길이 많이 앞당겨졌을 텐데 아쉽다. 지금에서는 6.15선언 발표 시절로 다시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할 것 같다. 한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 회복하는 데는 10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나. 다음 선거에선 어떤 당이든 평화와 통일을 추진하는 사람을 뽑아야할 것이다."

 

이 대표는 특히 인천이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쟁터로 인식돼 안타깝다고 했다. 인천은 국제공항이 있는 관문의 도시이기 때문에 전쟁의 도시로 인식되면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도 않을 것이고, 발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평화의 도시로 만들어야하며, 그래서 남과 북의 교류 협력과 통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통일과 분단은 사느냐 전쟁이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시민들도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남과 북의 정상이 합의한 6.15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의 내용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항상 기억했으면 한다.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돼야하지 않겠는가."

 

*6.15공동선언: 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 거기에서 채택된 공동선언으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10.4공동선언: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으로 합의 발표했다. 6.15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가기 위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6.15공동선언,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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