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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정국이 달아오르자 찬물을 끼얹는 의도다,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교과위) 야당 소속 의원과 '등록금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 학생과 학부모가 뿔났다. 이들은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학 등록금에 대해 "서둘러서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귀가 의심스러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안민석, 김유정 의원등과 함께 공동회견을 열고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하고 있다.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안민석, 김유정 의원등과 함께 공동회견을 열고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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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방학을 앞둔 대학생들은 다음 학기 등록금 걱정에 아르바이트에 몸을 맡기고 학부모들은 시름에 잠겨 눈물을 삼켜야 하는데 이들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처럼 시급한 일이 어디에 있냐"며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 부실 건설사 살리기에는 반값 등록금 예산의 수십 년치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서민들의 눈물을 거두는 일에는 딴청을 피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박자은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5만여 명의 등록금 촛불이 절박함을 알렸음에도 대통령 입에서 '천천히'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믿기지 않았다"며 "국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대답을 내놓은 게 이 정도 수준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최헌국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모임' 공동대표도 "정부가 서두르지 않는 동안 고액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학부모가 죽음으로 내몰렸다"며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고액 등록금으로 죽음에 내몰려야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할런지 너무나도 분노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교과위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실질적으로 반값 등록금에 대한 반대 의사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민심과 대학생들의 목소리와 동떨어진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나라 대통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위 여야 의원 '공청회 개최 여부' 두고 설전..."시간 끌기" 비판

14일 국회 교과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가운데 한나라당 서상기 간사와 민주당 안민석 간사가 '반값등록금' 공청회 진행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국회 교과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가운데 한나라당 서상기 간사와 민주당 안민석 간사가 '반값등록금' 공청회 진행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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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천천히' 기조에 여당 의원들이 동조해 국회 교과위 내 논의 진행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오전 열린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반값 등록금'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 개최 여부를 두고 여야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자 야당 의원들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야협의체를 만들어 공청회 개최 여부 및 시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권영진 의원은 "민주당은 원래 장학제도 확충 방안을 내놨다가 촛불집회 한 번 갔다 오더니 정책을 바꿨다. 그러니 대통령도 차분하게 토론하는 하라는 것 아니냐"며 "공청회가 필요하다면 여야 협의체안을 받으라, 정치공방으로 끝내려고 하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간 끌기"라며 맞섰다. "하루 전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이미 공청회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은 "대통령이 반값 등록금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해 여당이 6월 국회에서 시간을 끌까봐 우려했는데 이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대통령은 반값 등록금에 부정적이고, 장관은 등록금 상한제 법안을 반대하고, 여당은 반값 등록금과 거리가 먼 대학 구조조정 이야기를 하며 본질에서 비켜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청회 개최 여부로 공방하는 건 위장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상희 의원 역시 "재정 법률의 경우 공청회를 거치게 돼있으니 절차에 맞게 공청회를 개최하고 협의체는 따로 계획하라"며 "소모적 공방을 하지 말고 국회가 빨리 움직이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논쟁이 이어지자 잠시 정회까지 해가며 여야 간사 간 논의가 진행됐고, 결국 오는 20일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태그:#교과위 , #이명박 , #반값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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