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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후쿠시마 등 위험지역 취재조합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13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후쿠시마 등 위험지역 취재조합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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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위원장 이강택)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체르노빌 지역 취재에 파견된 언론사 10곳, 조합원 12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기간은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8일까지.

123명의 조합원 가운데 검진을 받은 조합원은 총 112명. 이 가운데 8명에게서 염색체 변형이 발견되었고, 그 중 3명은 4개 이상의 염색체 변형이 발견돼 최장 30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이들 8명은 모두 KBS 소속이다.

언론사 '특종' 경쟁으로 위험지역 취재 매뉴얼 있으나 마나 

13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엄경철 언론노조 KBS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13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엄경철 언론노조 KBS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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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론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강택 위원장은 "유전자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병원은 원자력 병원이 유일하고 검사기간도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아직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언론사가 많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조합원(55명)이 취재 현장에 다녀온 MBC는 아직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일보, YTN, 한겨레, 연합뉴스 등에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조합원들이 있다.

원전사고 현장을 취재한 10개 언론사 가운데 '위험지역 취재 매뉴얼'이 있는 곳은 KBS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엄경철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사측이나 취재진이나 안전보다는 특종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보니 이러한 제도나 시스템이 현실에서 적용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를 보도하는 양이 일본보다 한국이 더 많았다. 그만큼 깊이가 있었나, 그만큼 체계적이었나"라고 반문한 엄 본부장은 "뭘 취재하고 어떻게 알려야 하냐는 것보다는 얼마나 빨리 단독과 속보를 내는지에 대한 경쟁심이 한국 언론에 작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현재 KBS는 위험지역 취재 매뉴얼이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교육 및 안전장비 지급 전무...'조심하라'는 당부의 말 정도

KBS를 포함해 사전 교육 및 제대로 된 안전장비를 지급한 언론사는 전무했다.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 정도를(YTN) 하거나, 기자 개인의 조사나 판단에 따라 안전장비를 챙겼을(경향신문) 뿐이었다. KBS는 개인선량계를, 연합뉴스에서는 마스크를 지급했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후쿠시마 사고와 체르노빌 원전 취재를 통해 그동안 언론인의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지난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현장에 있던 외신기자들은 방탄복을 입고 있었으나 우리 기자들은 방탄복을 입지 못했던 사례에서 보듯, 취재 조합원들에 대한 언론사 경영진들의 안전 불감증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언론인의 생명과 바꿀 만큼 가치 있는 기사나 보도는 없다, 우리는 경험과 실력을 갖춘 언론인을 보호하는 일이 가치 있는 기사와 보도를 만들어내는 출밤점이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언론사뿐만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중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위험지역 취재 조합원에 대한 철저한 검진 실시 ▲피폭 조합원에 대한 추적검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충분한 치료와 보상 제공 ▲위험지역 취재 매뉴얼 작성 ▲위험지역 취재시 사전 안전교육 실시, 보호장구 지급 ▲위험지역 취재진에 대한 보험가입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태그:#염색체 이상, #후쿠시마 취재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위험지역 취재,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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