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단식에서 통산 6번째 정상을 밟았다. 나달은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랭킹 3위)를 3-1로 제압하며 우승상금 120만 유로(약 19억 원)을 챙겼다.

 

 시상대에서 나달과 페더러(좌)

시상대에서 나달과 페더러(좌) ⓒ www.frenchopen.com

이로써 나달은 작년에 이어 대회 2연패는 물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연패를 합쳐 이 대회 단식에서 6차례나 우승하며 비욘 보그(스웨덴)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이뤘다. 프랑스오픈에 참가한 첫 해부터 우승을 하며 7년간 45승 1패, 승율 98%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나달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7번째로 그랜드슬램 대회 10승을 채운 선수가 되었다. 메이저 대회 10승 중 6번을 클레이코트인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것이지만 이미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기 때문에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데 손색이 없다.

 

 표효하는 나달

표효하는 나달 ⓒ www.frenchopen.com

나달이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오는 20일부터 이어지는 윔블던 승부도 흥미거리이다. 나달에게 올 시즌 3연승을 기록하며 개막 이후 41연승으로 승승장구했지만 페더러에 무릎을 꿇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랭킹 2위)와, 비록 결승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윔블던 통산 6승의 페더러의 재격돌을 통해 다시 한번 왕좌를 놓고 접전이 일어날 전망이다.

 

여자부에서는 남자부보다 더 큰 테니스의 새 역사가 탄생했다. 중국의 리나가 결승전에서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 세계랭킹 5위)를 2-0(6-4, 7-6)으로 제압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대회 단식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다.

 

 우승컵을 든 리나

우승컵을 든 리나 ⓒ www.frenchopen.com

클레이코트 경기답게 긴 랠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끈끈한 체력과 정신력에서 양 선수 모두 대단한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의 우승을 향한 리나의 강한 집중력과 팬들의 성원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리나는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호주오픈에서 결승에 올라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에게 맥없이 패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패배의 경험으로 이번 결승전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경기로 실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세운 동양인 최고 성적이었던 메이저대회 준우승의 기록을 넘어 새로운 테니스 역사를 만들어냈다.

 

 우승후 중국 관중에게 답례하는 리나

우승후 중국 관중에게 답례하는 리나 ⓒ www.frenchopen.com

리나는 금의환향을 미루고 영국으로 건너가 잔디 코트 적응을 하면서 20일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에 참가할 예정이다. 1982년생이지만 올 시즌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한 리나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샤라포바의 등장으로 러시아가 테니스 강국으로, 박세리로 한국 골프가 세계 정상급 선수층을 마련한 것처럼 리나의 우승으로 인해 중국의 테니스 열풍이 앞으로 세계 여자테니스 판도를 뒤흔들 날도 머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 여자테니스도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리나의 성공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란다.

2011.06.07 14:50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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