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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 이명박 대통령 대국민 사과 촉구' 촛불은 연휴 마지막 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켜졌다.

 

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KT 본사 앞에 약 300명의 대학생과 시민이 모여 '반값 등록금 실현' 촛불 시위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촛불을 서로 붙여주며 "촛불아 모여라! 반값 등록금 실현하고 이명박 정부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값 등록금 촛불 시위는 지난달 30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이날 촛불 시위에서는 대학생과 시민들이 계속, 그리고 더 많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대학가가 기말고사 기간으로 접어드는 것이 '반값 등록금 실현' 촛불 시위 확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야 '미친 등록금'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언대에 선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류이슬씨는 "반값 등록금 실현 촛불 시위의 확산 여부가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가 이번 주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70일 후 날아올 2학기 등록금 고지서가 달라진다"고 힘줘 말했다. 류씨는 "남은 70일을 꼬박 일해도 이화여대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씨는 "작년 말부터 곳곳에서 대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학생과 시민의 분노가 결집돼 여기까지 왔다"며 촛불 시위를 계속 이어갈 것을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특히 6.10 민주항쟁 24돌인 오는 10일 집중 행동에 함께할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6월 10일 얼마나 많은 대학생이 모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대학생은 "6월 10일, 1만 대학생이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자"고 외쳤다. 10일은 각 대학에서 동맹휴업 찬반 투표가 벌어지고,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는 대규모 촛불 시위도 예정돼 있다.

 

"장학금 받으려 사연과 영혼 팔아야 하는 사회가 공정한 건가"

 

한만중 전교조 부위원장은 "내게도 올해 대학에 입학한 아이가 있다, 여러분과 같은 처지"라고 운을 뗐다. 한 부위원장은 "'장학금을 받기 위해 내 사연을 팔아야 한다'는 어느 대학생의 수기를 봤다"며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으려 사연을 팔고 영혼을 팔아야 하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재산이 50억이 넘는다는(기자 : 58억) 오세훈 서울시장이 '나 같은 사람도 (두 딸의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휜다'고 했다"고 말한 후 "비정규직·중산층 부모는 허리가 휘는 것 이상"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숭실대·연세대 학생들과 만난 후 블로그에 "저도 딸이 둘이고 둘째가 올해 대학을 졸업했는데 두 녀석 모두 대학을 다닐 때는 정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장 회장은 "등록금 문제는 대학생만이 아니라 모든 학부모, 모든 시민의 문제"라며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반값 등록금에서 더 나아가 대학 무상교육까지 가야 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종현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부산에서도 촛불을 들고 있다"며 "등록금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부산에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촛불 시위에 처음 왔다"는 고려대 새내기 이고은씨는 KBS <개그콘서트> '두 분 토론' 코너의 '여당당' 개그맨을 흉내 내 "반값 등록금 해주신다 하더니, 아이고 내가 잘못 들었네~ 대통령님, 약속 꼭 지켜주세요"라고 재치 있게 말해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촛불 시위 현장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여럿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등이, 진보신당에서는 박용진 부대표가 현장을 찾았다. 이외에도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와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도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시위하러 혹은 선동하러 온 것은 아니고, 여러분이 길거리에 앉아 촛불 시위를 하게 한 것이 죄송스러워 나왔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당장 이 자리에서 듣기 좋은 말을 하러 나온 것은 아니"라며 "저소득층의 등록금 문제부터 우선 해결하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중산층 등으로 확산하자"고 단계적 해법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취업 후 상환' 제도의 이자율을 낮추고 등록금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할 것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촛불 시위는 오후 9시 무렵 참석자들이 "광화문 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라는 노랫말이 나오는 '다시 광화문에서'를 함께 부르며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내일(7일)부터는 오후 7시에 청계광장에서 촛불 시위가 열린다"고 밝혔다.

 


#등록금#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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