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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5일 오후 10시 52분]
 

7일에는 야4당 결합, 10일 대학생 동맹휴업 때 시청광장서 문화제 개최

 

반값등록금 촛불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9시 40분경 행진을 시작했다. 인원은 어느새 1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사회자는 "깃발을 내리고 인도로만 평화행진을 하겠다"며 "경찰도 길을 막지 말고 행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의 집회와 마찬가지로 경찰은 행진이 약 50미터도 못 나간 지점에서 대열을 막아섰다. 현장의 경찰 관계자는 "깃발을 내리고 인도로만 가더라도, 구호를 외치거나 촛불, 피켓을 들고 가는 것은 불법집회"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사거리 인근 교보빌딩 주변에서 길이 막힌 집회 참가자 1000여 명은 "평화시위 보장하라", "경찰병력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자제했다. 10여 분 간의 실랑이 끝에 참가자들은 "명동 인근에서 다시 모여 시민들을 상태로 캠페인을 벌이자"며 자진 해산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교보문고 빌딩 주변을 둘러싼 경찰은 밖으로 나가려는 참가자들을 철저히 막아섰다. 뒤로 돌아 반대 방향으로 나가려 했지만 그 역시 무산됐다. 행진 대열이 이미 무너지고 참가자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져 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 상태로 참가자들은 20여 분 간 좁은 공간 안에 갇혀 있었고, 거센 항의를 받은 경찰은 한 사람씩 겨우 빠져 나갈 수 있을 만큼의 통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일렬로 줄줄이 나가면서 "왜 시민의 통행권을 막는냐", "자진해산을 막는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불법"이라며 항의했다.

 

오후 10시 40분 경찰의 포위를 빠져나간 참가자들은 명동 CGV 극장 앞에 모여 정리집회를 가졌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박자은 의장은 "경찰이 인도로만 가는 평화행진도 막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와 경찰 모두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를 막을 아무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7일 째를 마무리한 참가자들은 "대학생들 일주일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더 힘내서 투쟁합시다"라고 다같이 외친 후 해산했다.

 

한편, 경찰은 7일부터 열리는 반값등록금 촛불집회를 모두 불허했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는 오는 7~10일까지 광화문 KT건물 앞,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광장, 덕수궁 대한문 앞 등에 집회신고를 했으나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등록금넷에 따르면 경찰은 '도심 대로변이고 불법·폭력 시위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며 불허했다.

 

김동규 등록금넷 조직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반값등록금 집회도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고, 야간집회 금지 조항도 위헌으로 결정이 난 상황에서 경찰의 불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집회를 불허한다고 하더라도 7일부터 광화문광장이나 청계광장 등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10일 대학생 동맹휴업에 맞춰 열리는 문화제는 시청광장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부터 진행되는 촛불집회는 등록금넷과 야 4당이 결합해 보다 큰 규모로 진행될 계획이다. 배우 권해효, 가수 박혜경 등 유명 인사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등록금넷은 7일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 청우동사무소 앞에서 집회 불허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3신 : 5일 오후 8시 54분]
 

어제 병원 실려간 대학생, 다시 광장으로...

"오늘 한 명 잡혀가면, 내일 두 명 나오자"

 

반값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7번째 촛불집회(대학생 촛불 공동행동)가 오후 7시 40분경 시작됐다. 참여 인원은 대학생 700여 명(경찰추산 500명)과 시민 100여 명.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 대학 학생회 깃발을 들고 단체로 참가한 학생이 줄어든 반면,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나온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늘었다. 학생회 단위 참여가 줄어 든 것은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지난 4일 집회에서 연행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생연합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 동안 계속된 집회로 그동안 빠지지 않고 참가했던 학생회 소속 대학생들의 피로가 쌓였다"며 "숨고르기도 하고 태세도 정비해 내일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학생회에서 많이 나오지 못해 참가자가 많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며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집회를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 손에는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 '대학생 연행은 등록금 때문'이라는 손피켓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반값등록금 이행하라, 이명방 정권 심판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집회장 주변을 바리케이드를 둘러싼 경찰을 향해 "장소가 너무 비좁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지 못한다"며 "뒤로 가! 뒤로 가!"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는 대학생들의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전날 집회에서 학생 20명을 강제 연행한 경찰을 규탄하는 목소리고 높았다.
 
지난 4일 집회 때 연행 과정에서 실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5일 오전에 퇴원한 유지훈(고려대 4)씨는 "범법자가 되더라도, 실신하더라도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면 두렵지 않다"며 "오늘 한 명이 잡혀가면 내일 두 명이 그 다음에 네 명이 잡혀가면 된다,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때까지 대학생 모두가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차영 대변인이 참석했다. 이날 처음 시작된 '날라리 선배부대'의 도서 지원은 매일 오후 5시에 집회 장소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2신 : 오후 6시 15분]

 

7차 '반값 등록금 촛불 집회' 시작 전, 대학생들 '열공 모드'

 

5일 오후 7시 반값등록금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는 광화문광장 인근 KT건물 앞에는 행사 한두 시작 전부터 도서 좌판이 깔렸다. 방송인 김제동씨,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이 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위해 책을 기증하기로 한 바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키는 자리인 것.

 

가장 먼저 김씨의 책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100권이 도착했다. 인근에 있던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모여들었다. 이어 오 대표가 기증한 <진보집권플랜>과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가 각 50권씩 현장에 도착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도 저서 <쿨하게 사과하라> 100권을 기증했다.

 

책 배달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트위터에서 자발적으로 기증 의사를 밝혔던 시민들도 종이 가방에 한 가득, 양손에 몇 권씩 들고 현장을 찾았다. 괴테 전집과 같은 문학서적부터, 현대이상심리학 같은 대학교제, 토익기출문제1000, 주식투자서적 같은 책들도 차곡차곡 쌓였다.

 

책 20여 권을 들고 나온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걸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대학생들이 스스로의 문제임을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 옆에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정(27)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해서 솔직히 지금 대학생들의 문제가 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책 두 권을 놓고 돌아가는 그녀는 "친구나 동생들이 대학생인데 꿈이 없는 것 같다, 꿈을 가지고 보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모인 책이 500여 권. 100여 명의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책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하지만 이 책들은 대학생들의 몫. 4일 밤 집회 뒤풀이에서 김제동씨, 오연호 대표와 이런 이벤트를 벌이기로 한 사실을 알고 있는 대학생들이 나와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을 위한 책입니다. 직장인들은 바로 옆 교보문고로!"를 외치자, 몇몇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돌아섰다. 그래도 "학생들 보는 거라니 그냥 가야죠" 하며 웃었다.

 

오후 5시 30분 쯤 김제동씨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김씨는 "집회를 하러 온 게 아니라 책을 읽으러 나온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잡혀가는 것도 괴롭고, 그걸 잡아가는 경찰들도 괴롭다, 결국 돈 걱정 없이 공부하자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같이 책을 읽는 게 그 본질을 평화롭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모여서 반값등록금을 하자고 하면, 누군가는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거냐'고 물어 보는데, 그걸 왜 우리에게 묻냐"라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세금으로 월급주는 공무원이 있고 국회의원이 있는 거다, 그들이 이 문제를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책 10권을 집회장 주변 의경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책을 고른 대학생들은 인근 벤치에 앉아, 또는 바닥에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었다. 군대를 다녀와 막 복학을 했다는 박아무개(26)씨는 책을 받아 들고 "대학생 등록금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나라의 문제"라며 "여태 집회에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후 6시 15분 현재 현장에는 집회를 위한 음향 장치가 설치되고 있으며 100여 명의 대학생이 모여있다.

 

 

 

[1신 : 5일 오후 2시 7분]

 

김제동·오연호가 대학생들에게 책을 '쏘는' 이유

 

경찰의 연행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4일 열린 반값등록금 6번째 촛불집회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던 800여 명의 대학생 가운데 20명이 연행된 것.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대학생 73명이 연행된 이후 처음이다.

 

처음 대학생 73명이 연행된 이후 촛불이 거세졌다. 김제동, 김여진, 권해효, 박혜경 등 유명 연예인들이 일명 '날라리 선배부대'로 지원에 나섰고, 소울드레서와 쌍코 등 2008년 촛불집회에서 활약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도 대학생들을 응원했다. 집회 현장에는 선배부대들이 보내온 치킨을 비롯한 간식들이 숫자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쌓였고,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났다.

 

선배부대의 응원은 대학생들에게 힘이 됐다. 지난 3일 집회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시민분들이 많이 나오시고 기자들도 많아 경찰이 함부로 연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더 많이 알려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4일 집회에서 시위 대열이 분산되자, 끝까지 남은 대학생 시위대를 연행했다.

 

김제동, 오연호 책 기증... "광화문에서 공부하자"

 

5일 열리는 7번째 촛불 집회부터는 선배부대의 지원도 진화한다. '많이 먹고, 힘내라'는 차원에서 통닭, 피자, 햄버거 등의 간식을 지원했던 선배들은 이제 대학생이니만큼 '공부하면서 투쟁하라'는 뜻으로 책을 지원할 예정이다.

 

선배부대의 도서 지원은 지난 4일 집회가 끝난 직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벌어진 뒤풀이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날 집회를 지켜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참가자들의 뒤풀이를 쏘겠다"는 멘션을 날렸고, 이를 본 10여 명의 대학생이 호프집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간식 지원을 이끌었던 '날라리 선배부대'의 멤버인 방송인 김제동씨와 고재열 <시사인> 기자가 함께 했다.

 

선배부대는 5일 집회가 시작되기 2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대학생 후배들에게 책을 무료로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우선 김제동씨가 자신의 신간인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100부, 오연호 대표 역시 <진보집권플랜>와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각 50부씩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결정은 곧장 트위터를 통해 누리꾼들에게 알려졌고, 반응은 뜨거웠다. 누리꾼 '@jamilaswan'은 자신의 트위터에 "저녁 다섯 시 광화문광장에 모여서 책 읽어요, ^^ 우리 공부하고 싶잖아요! 돈 걱정 없이!"라며 "돗자리 깔고 책도 읽고 노트북 가져와서 과제도 할 겁니다"라고 올렸다. 누리꾼 '@_v7'도 "등록금도 비싼데 광화문으로 공부하러 갑시다"라고 올렸고 다수의 선배 누리꾼들이 "나도 책 기증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오연호 대표는 4일 집회 뒤풀이에 참석한 연세대 한 학생의 등록금 영수증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제학부에 다니는 이 학생의 한 학기 등록금은 816만6700원이었다. 오 대표는 "이런 미친 등록금"이라며 놀라워했고, 이를 본 누리꾼들도 "국제학부가 뭐하는 곳이기에 저런 등록금이 나오는 모르겠다", "1년도 아니고 한 학기 등록금이 저렇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탄식했다. 

 

시민사회단체 7일부터 결합... 10일은 전국 동시다발 촛불집회

 

한편, 지난 4일 집회에서 연행된 20명의 대학생은 5일 오전까지 관악경찰서에 9명, 서초경찰서에 10명이 수용돼 있다. 이들은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연행 과정에서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던 한 학생은 5일 오전 퇴원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규 등록금네트워크 조직국장은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연행과 강제해산을 다시 시작하면서 대학생과 시민들의 분노가 쌓여 전날보다 더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나 정치권이 대학생의 목소리를 듣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공권력을 동원해 집회를 막고 거리로 나서는 학생들을 연행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등록금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오는 7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학생들의 등록금집회에 본격적으로 결합할 예정이다. 이들은 10일로 예정돼 있는 전국대학생 동맹휴업에 맞춰 전국 동시다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시청광장이나 청계광장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태그:#등록금, #반긊등록금, #이명박, #김제동,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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