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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연봉 7000만원" 운운하며 파업 비난 … <경향><한겨레>만 비판

<경향> "노동운동에 대한 편견과 아집의 표출"

<한겨레> "근거없는 파업 흠집내기"

 

30일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에서 "연봉 7000만 원을 받는 근로자들이 불법 파업"을 벌였다며 왜곡된 정보에 근거해 유성기업 노조 파업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연봉 2000만 원도 못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많은데 그 3배 이상의 급여를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했다면서, "한 기업의 파업으로 전체 산업을 흔들려는 시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유성기업 노동자 연봉 7000만 원' 주장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현대차의 보도자료 내용을 기정사실인 양 발언하면서 퍼지게 됐다. 유성기업 노조는 '연봉 7000만원'이 매달 80시간 꼴로 이루어지는 잔업·특근과 심야근무를 하고 복리후생비까지 포함시키는 계산법이어야만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수구보수언론은 이런 주장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정부는 파업의 핵심 의제였던 '주간2교대제'가 공론화될 틈조차 없이 공권력으로 파업을 진압했다. (※우리단체 5월 24일 신문일일브리핑 참조)

 

재벌, 수구보수언론들은 노동자들의 파업이 벌어질 때마다 연봉을 최대한 부풀려 "이렇게 월급을 많이 받으면서 파업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하게 되었는지,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파업의 핵심을 물타기 하면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전형적인 수법이었다.

 

나아가 이런 식의 여론 호도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파업권을 '급여에 따라 자격이 주어지는 것'인 양 시민들의 판단력을 흐렸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까지 '연봉 7000천만 원'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나섰으니 이명박 정부의 노동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날 이 대통령은 '큰 갈등을 겪은 뒤 노사상생 프로그램이 실천된 사례'로 쌍용차를 꼽았다.

 

알려진 바와 같이 쌍용차 파업 과정에서 벌어진 살인적인 폭력진압과 구조조정 대상 노동자들에 대한 무대책으로 인해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두고 '노사 상생'이라고 말한 것은 이 정부의 기업 편향적이고 비뚤어진 시각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31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근거 없는 허위 정보로 '파업 흠집내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노동운동에 대한 편견과 아집의 표출"이라면서, 왜곡된 정보를 동원해 노조를 핍박하려 든다면 정녕 공정사회라 할 수 없고, 동반성장도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겨레신문은 유성기업 노동자의 연봉이 7000만 원이라는 것은 왜곡된 정보라고 지적했다.

 

조중동은 관련 기사를 싣지 않았다.

 

<이 대통령, 의도적인 '노조 파업권 무시'>(경향, 2면)

<대통령까지 허위 정보로 노조 매도하다니>(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2면 <이 대통령, 의도적인 '노조 파업권 무시'>을 통해 이 대통령의 유성기업 노조 비난은 "노조의 파업권을 무시한 것이자, 사실관계가 틀린 것이어서 의도적인 노조 때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 대통령의 언급은 아무런 관련 없는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유성기업의 파업을 '이런 가운데'라고 연결하면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연봉과 비교한 것도 파업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유도하고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한하려는 초헌법적 발상이라니 비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업 문제는 자율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유독 노사문제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노사 간 자율적 자정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사설 <대통령까지 허위 정보로 노조 매도하다니>에서는 이 대통령과 최 장관의 '유성기업 노동자 연봉 7000만 원' 발언은 "허위 정보"라고 비판하면서, "정부의 왜곡과 호도록 가려진 유성기업 사태의 본질은 중간 2교대제와 월급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5700만 원으로, 기본급은 170만 원에 철야근무와 휴일근무 수당을 모두 합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성기업 사태의 본질은 "주간2교대제와 월급제"이고, 이는 "노동강도가 센 밤샘 근부를 없애 근로복지를 실현하자는게 기본 취지"라며 "이런 상황에서 다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노동운동에 대한 편견과 아집의 표출"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기본권은 연봉의 다과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권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서, "대통령까지 나서 그것도 왜곡된 정보를 동원해 노조를 핍박하려 든다면 정녕 공정사회라 할 수 없고, 동반성장도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근거없이…파업 흠집내기>(한겨레, 2면)

 

한겨레신문은 2면 <또 근거없이…파업 흠집내기>에서 최 장관에 이어 이 대통령이 "유성기업 생산직 노동자들의 연봉이 7000만 원이란 것을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언급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유성기업이 지난 3월 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는 평균 급여가 "5710만9000원"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어 '유성기업 노동자 연봉 7000만 원설'은 "장시간 노동을 전제로 한 연봉에 임금이라고 할 수 없는 복리후생비를 뒤섞어 연봉을 부풀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유성기업, #이명박, #귀족노조, #파업, #반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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